"장기간 큰 폭 한미 금리역전은 위험" 금융·실물 악영향 우려 한미 금리역전이 심상치 않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13일 기준금리를 3.50%로, 0.25%포인트 인상했음에도 연준 기준금리(4.25~4.50%)와 격차는 1%포인트에 달한다.
한미 금리 역전폭은 더 커질 전망이다. 연준이 지난해 12월 제시한 점도표(연준 위원들이 각자 금리 전망을 점으로 나타낸 표)대로 움직일 경우 연준 기준금리를 5.00~5.25%까지 상승한다. 한은 기준금리와 1.5%포인트 이상 차이나는 셈이다. 또 금리역전은 1~2년 지속될 전망이다.
차현진 예금보험공사 상임이사(전 한은 금융결제국장)는 "이렇게 큰 폭의 금리역전이 오랫동안 지속된 적은 없었다"고 지적했다. 지난 2018년 한미 금리역전이 일어났지만, 당시 역전폭은 0.5%포인트 수준에 그쳤다.
한미 금리역전은 외환시장 등 금융시장에 불안을 일으키기 쉽다. 불안은 실물경제로도 전이될 수 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한미 금리역전은 원·달러 환율 상승, 해외자본 유출 등 금융시장 불안을 야기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부 교수도 "달러화 강세는 외환시장을 불안하게 만든다"고 했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한미 금리역전으로 자본시장과 실물경제가 모두 무너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일단 최근 환율 흐름은 안정적이고, 해외자본 유출 움직임도 잡히지 않는다. 이종우 이코노미스트는 "과거 금리역전 시기에도 해외자본 이탈이 그리 크진 않았다"고 말했다.
하지만 현재 금리 역전폭은 사상 최대다. 이 총재는 일단 금리 역전폭 크기가 중요하지는 않다는 입장이다. 그는 "한미 금리 역전폭이 0.75%포인트까지는 괜찮고, 1.00%포인트는 위험하다는 이론적 근거는 없다. 그보다 통화정책 방향성이 중요하다"고 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의 의견은 다르다. 안동현 서울대 경제학과 교수는 "한미 금리 역전폭이 0.50%포인트를 넘으면 위험하다"고 지적했다. 성 교수는 "단기간의 금리 역전은 수용할 수 있지만, 장기화는 위험하다"고 분석했다.
이 총재가 한미 금리역전폭 크기가 중요하지는 않다고 했지만, 실제 한은 금융통화위원들 의견은 연준의 강경한 긴축 기조에 영향을 받는 듯하다. 최종 기준금리를 높여 잡는 금통위원이 점점 늘고 있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이날 금통위 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최종 기준금리에 대해 3.75%가 바람직하다고 본 금통위원이 3명, 3.50%를 지지한 금통위원이 3명"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10월 금통위 당시에는 다수 금통위원이 최종 기준금리 3.50%를 지지했다. 11월 금통위 때에는 3.50% 지지 3명, 3.75% 지지 2명, 3.25% 지지 1명이었다. 시간이 흐를수록 최종 기준금리 3.75%가 바람직하다고 보는 금통위원이 점점 증가하고 있는 것이다.
이 총재도 한은이 연준으로부터 자유롭지 않다는 점은 인정했다. 그는 "연준보다 먼저 움직이기는 쉽지 않다"며 "올해 금리인하 논의는 시기상조"라고 못박았다.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에서 2023년 금리인하가 바람직하다고 본 연준 위원이 한 명도 없다는 사실을 의식한 발언이다.
따라서 연준이 강경한 긴축 기조를 계속 이어갈 경우 한은도 결국 추가 인상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독립 증권리서치사 더프레미어 강관우 대표는 "현재로서는 추가 인상 가능성이 50% 정도"라면서 "미국 물가 흐름이 중요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미국 물가상승률이 중요한 이유는 연준 결정이 미국 물가를 중심으로 내려지기 때문이다.
차 상임이사는 "연준 기준금리가 5%를 넘을 경우 한은도 기준금리를 1~2회 정도 추가 인상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나은행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주요국 고강도 긴축, 물가·환율 안정 필요성 등을 감안할 때 최종 기준금리는 3.75%에 이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국금융연구원은 "올해 상반기 내 한은 기준금리가 3.75%까지 상승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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