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 하락세에 1년 후 되팔기 쉽지 않을 듯"…'주방뷰'도 악재 지난 3일 정부가 부동산 규제를 대대적으로 풀었다. 서울 강동구 둔촌주공 재건축 아파트(올림픽파크포레온) 계약일(1월 9~11)일 6일 앞둔 시점이었다.
이에 따라 둔촌주공 전매 제한 기간은 8년에서 1년으로 줄고, 모든 평형에 대해 중도금대출이 가능해졌다. 또 정부안대로 주택법이 개정될 경우 실거주 의무도 사라질 전망이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모든 규제완화를 소급 적용함으로써 둔촌주공도 혜택을 입게 됐다. 사실상 둔촌주공을 타겟팅한 규제완화로 여겨진다"고 진단했다.
둔촌주공은 총 1만2032가구(일반분양 4776가구)를 분양해 역대 최대 규모다. 이미 전국 곳곳에서 미분양과 미계약이 발생하는 상황에서 둔촌주공에서까지 미계약이 발생할 경우 부동산시장 전체에 악영향을 끼칠 걸 우려했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규제를 완화한다고 청약 당첨자들이 모두 계약할까. 전문가들은 회의적이다.
김기원 리치고 대표는 "미계약이 나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문도 연세대대학원 금융부동산학과 교수는 "1년 후 되팔 생각으로 계약하는 당첨자도 있을 수 있지만, 전부 계약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예상했다.
전문가들이 공통적으로 지적하는 건 높은 금리다. 규제완화로 둔촌주공도 모든 평형 계약자가 중도금대출을 받을 수 있게 됐다. 둔촌주공은 분양대금 중 계약금이 20%, 중도금은 60%, 잔금은 20%다. 정부가 서울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구)와 용산구를 제외한 지역의 주택담보대출인정비율(LTV)을 70%까지 완화했으므로 중도금 전액 대출이 가능하다.
문제는 최근 은행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8%를 넘는 등 고공비행이 지속되고 있다는 점이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한 번 더 인상할 가능성이 남아 있어 금리는 더 뛸 수 있다.
둔촌주공 일반분양 중 1237가구로 가장 많은, '국민평형' 30평대(전용 84㎡) 분양대금은 약 13억 원. 60%인 7억8000만 원을 빌릴 경우 내야 하는 이자가 연간 약 6240만 원, 매월 약 520만 원이다. 중도금대출은 보통 원금을 입주일에 일시상환하므로 이자만 내면 된다. 또 실거주 의무도 없으므로 전세보증금으로 원금을 상환할 수도 있다. 그러나 입주일까지 매달 내야 하는 이자만으로도 부담이 이만저만 아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9월 말 기준 서울 가구당 월 평균 소득은 571만 원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부부가 모두 대기업에 다녀도 쉽지 않다. 의사 등 고소득 전문직 외에는 감당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관측했다.
김 대표도 "고금리 탓에 10억 넘는 아파트를 구매할 여력이 되는 사람은 소수"라고 강조했다. 이어 "요새 은행 정기예금 금리가 4~5%"라면서 부동산 구매보다 더 쏠쏠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집값 하락세 역시 꺼림칙하다. 이미 지난해 집값이 30~50% 가량 빠졌는데, 올해 더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둔촌주공보다 입지가 좋은 것으로 평가받는 서울 가락동 헬리오시티 전용 84㎡는 지난해 11월 16억6000만 원에 팔렸다. 최근 15억7000만 원에 매물이 나왔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헬리오시티 전용 84㎡를 16억 원에 살 수 있는데, 둔촌주공 같은 평형에 14~15억 원을 지불할 사람이 있을까 싶다"고 지적했다. 이어 "1년 후 헬리오시티 가격이 15억 원을 밑돈다면 둔촌주공은 13억 원 아래로 하락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둔촌주공 아파트를 계약한 뒤 1년 후에 되팔려 해도 그 사이 가격이 분양가 아래로 떨어진다면 손실을 입게 된다.
'주방뷰' 등 설계 문제도 악재다. 둔촌주공 전용 84㎡ E타입(일반분양 563가구)은 주방 창문을 통해 옆집 주방이 훤히 들여다보인다.
한 교수는 "당첨주택 동호수가 마음에 들지 않을 경우 계약을 포기하는 사람이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KPI뉴스 / 안재성·박지은 기자 seilen78@kpinews.kr
[ⓒ KPI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