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이재명 중심으로"…예방한 李와 "민주주의 후퇴 안돼" 공감

조채원 / 2023-01-02 16:25:12
민주 지도부, 부산 현장 최고위 후 평산마을 방문
文, '사법 리스크' 李에 "힘 실어줬다"는 해석 나와
이태원 참사에 "치유 필요"…남북긴장 고조에 우려
尹 신년회에는 불참...李, 불참 이유에 "처음 들어"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일 문재인 전 대통령을 다시 만났다. 취임 직후인 지난해 8월 29일 이후 약 4개월여만이다. 이날 예방에도 당 지도부가 함께했다.

문 전 대통령은 "민주당이 이 대표를 중심으로 민생경제 해결에 최선의 노력을 해줬으면 좋겠다"며 "어렵게 이룬 민주주의가 절대 후퇴해선 안 된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 문재인 전 대통령이 2일 경남 양산시 평산마을 사저를 찾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활짝 웃으며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뉴시스]

이 대표는 페이스북에 "무엇보다 '어렵게 이룬 민주주의가 절대 후퇴해선 안 된다'는 말씀에 깊이 공감하며 저 또한 같은 의견을 드렸다"고 썼다.

이 대표와 박홍근 원내대표 등 지도부는 부산에서 현장 최고위원회의를 가진 뒤 경남 양산 평산마을을 찾아 문 전 대통령을 예방했다. 낮 12시 3분쯤 사저에 들어가 비공개 오찬을 한 뒤 오후 1시43분쯤 나왔다. 오찬엔 김정숙 여사가 준비한 평양식 온반과 막걸리 등이 나왔다.

안호영 수석대변인은 기자들에게 "이 대표와 민주당 지도부가 문 전 대통령 내외를 찾아뵙고 신년 인사를 드린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문 전 대통령은 이 대표와 최고위원들에게 새해에 건강하고 복 많이 받으시라는 덕담을 했고 민주당이 잘해 국민에 희망을 주는 정당이 됐으면 좋겠다고 했다"고 말했다.

정국 현안에 대한 얘기도 오간 것으로 전해졌다. 안 수석대변인은 "(문 전 대통령이) 여러 외부 상황에 대해서도 말씀하셨는데 이태원 참사와 관련해 진정한 치유가 필요하다는 점에 대해서도 공감하는 취지의 말씀이 있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올해가 정전협정 70주년이 되는 해인데 남북 간 긴장이 고조되고 안보 불안이 우려되는 상황에 대해 걱정하며 평화 실현을 위해 함께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덧붙였다. 

당 지도부가 새해를 맞아 전임 대통령에게 신년 인사를 하는 것은 관례로 꼽힌다. 그러나 이 대표는 검찰 소환조사 출석을 앞둔 데다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과 월성 원전 등 문재인 정부를 겨냥한 검찰 수사가 전방위적으로 이뤄지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이 대표 '사법 리스크' 현실화에 대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수그러들지 않고 있어 두 사람이 어떤 메시지를 낼 지 주목됐다.

안 수석대변인은 '민주주의 후퇴 언급이 최근 검찰 수사를 염두에 둔 발언이냐'는 질문에는 "그 부분을 딱 집어 말한 것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그러나 이 대표가 당의 단일대오 형성을 위해 친문(친문재인)계와의 결속을 꾀하고 있는 만큼 문 전 대통령이 이 대표에게 힘을 실어 준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문재인 정부와 야권을 겨냥한 검찰 수사를 '야당 탄압'으로 규정한 민주당은 올해에도 같은 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지도부는 이날도 검찰의 정치 탄압, 표적 수사에 정면 대응하는 의지를 다졌다.

이 대표는 최고위원회의 모두발언에서 윤석열 정부를 향해 "국정 책임의 실종, 정치의 부재, 폭력적 지배가 활개를 치는 난세가 됐다"고 날을 세웠다. 그는 "위기로 국민이 고통 받을 때 이를 방치하거나 방관하는 정부의 무능은 죄악"이라며 "이제라도 국민의 어려운 삶을 직시하고 민생 위기 극복에 정부의 명운을 걸기 바란다"고 주문했다.

경남도당위원장 김두관 의원도 "민주당과 당대표를 아주 부패한 집단이라는 프레임을 씌우려는 것이 윤석열 정권의 내년 총선 전략"이라며 "당은 단일대오로 윤석열 정부의 폭주를 막아내고 민생을 지킬 것"이라고 했다.

이 대표는 이날 윤석열 대통령이 청와대 영빈관에서 주최한 신년인사회에 초청했지만 불참했다. 이 대표는 최고위원회의 후 '이 대표가 신년인사회에 참석하지 않고 문 전 대통령을 예방한 이유가 궁금하다'는 취재진 질문에 "처음 듣는 얘기"라고 답했다. 관련 보고를 받지 못했다는 반응이다.

이 대표 비서실장을 맡고 있는 천준호 의원은 "지난달 22일 신년인사회 관련해 행정안전부로부터 초청 이메일이 대표 이메일로 접수됐다"며 "(22일) 2시에 들어왔는데 6시까지 회신을 달라고 했다. 오늘 예정돼 있는 일정이 있어 참석이 불가하다고 회신했다"고 설명했다.

천 의원은 "굳이 피할 이유는 없었다"며 "안타까운 것은 야당 지도부 초청하면서 전화 한 통 없이 이메일 한 통 띡 보내는 초청 방식은 이해할 수 없다는 개인적 의견을 덧붙인다"고 했다.

KPI뉴스 / 조채원 기자 ccw@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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