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檢 소환통보에 "내가 그리 무섭나…가장 몰상식한 정권"

조채원 / 2022-12-22 13:52:08
李 "무혐의 성남FC로 소환…없는 먼지 만들어 내"
고향 안동 찾아 결백 호소…지지층 결속 메시지
박홍근 "민생 아닌 정적 제거만"…당내 강경 분위기
'사법 리스크' 우려도 커져…李 檢 대응 수위 주목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22일 "내가 그리 무섭냐"며 검찰의 소환 통보에 강력 반발했다. "가장 몰상식한 정권"이라며 "지금 야당을 파괴하고 정적 제거하는 데 힘을 쓸 때냐"고 현 정부를 맹공했다.

경북 안동 중앙신시장에서 진행한 '국민속으로, 경청투어' 즉석 연설을 통해서다. 안동은 이 대표 고향이다. 

▲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2일 경북 안동 중앙신시장에서 즉석연설을 하고 있다. [뉴시스]

민주당에 따르면 '성남FC 후원금 의혹' 사건을 수사 중인 수원지검 성남지청 형사3부(부장 유민종)는 전날 이 대표에게 오는 28일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해 조사받으라고 통보했다. 이 대표는 성남시장이자 성남FC 구단주였던 2016∼2018년 두산건설 등 기업들로부터 160억 상당의 후원금을 받고 건축 인허가 등 대가성 편의를 제공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이 대표는 "검찰이 저를 소환하겠다고 전날 갑자기 연락이 왔다. 대장동을 가지고 몇 년을 탈탈 털더니 무혐의 결정된 성남FC를 가지고 소환하겠다고 한다"고 전했다. 이어 "없는 먼지를 만들어내려고 십수 년 노력했지만 아직도 못 만든 모양"이라며 "나 이재명이 그렇게 무섭냐고 묻고 싶다"고 꼬집었다.

이 대표는 "공직을 하는 동안, 아니 그 이전 시민 운동을 하는 동안에도 수없이 검·경으로부터 괴롭힘을 당했다"며 "시장, 도지사 십년 남짓 동안 나흘의 사흘을 압수수색 조사와 감사를 당했지만 아직까지 살아 남아있다"고 결백을 호소했다. 또 "국민의힘 당이 아닌 국민의 힘을 믿는다. 역사를 믿는다"며 "이재명을 죽인다고 그 무능함과 불공정함이 감춰지지 않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대표는 "잠시 감출 순 있어도 결코 민주주의의 흐름을 바꿀 수는 없다"며 "압수수색· 세무조사 등으로 겁주고 고통을 줘도 할 말은 하고 할 일은 하고 국민이 존중받는 제대로 된 나라를 이어가겠다"고 다짐했다. 지지층을 향해 결속을 당부하는 메시지로 읽힌다.

민주당 지도부도 보조를 맞췄다. "해볼테면 해봐라"며 항전 의지를 다지는 강경 분위기가 엿보였다. 박홍근 원내대표도 이날 원내대책회의 후 기자들에게 "제1야당 당대표를, 더구나 대선의 경쟁자였던 사람에 대해 소환 통보를 한 것은 민생이나 국정의 정상적 운영에는 관심이 없고 정적 제거에만 나서는 모습"이라며 "심히 유감스럽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지난 9월 '백현동 의혹'과 '대장동 개발' 관련 허위사실 공표 혐의로 소환조사 통보를 받았다. 당시 이 대표는 '야당 탄압'이라며 소환에 불응하고 답변서만 보내는 것으로 대신했다.

그러나 압도적 득표율로 당대표에 당선됐던 직후인 석달전과 지금은 상황이 사뭇 다르다. 최측근으로 꼽히는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과 정진상 전 대표실 정무조정실장이 구속되는 등 이 대표의 '사법 리스크'가 현실화하며 당내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정부여당이 내년도 예산안, 이태원 국회 국정조사 등 현안 마다 '이재명 방탄'이라며 대야 공세를 펴는 것도 이 대표와 민주당에겐 부담이다. 당내에선 검찰 수사에 단일대오를 유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지배적이었던 이전과 달리 '분리 대응해야한다'는 공개 주장이 잇따르고 있다. 

조응천 의원은 MBC라디오에서 분리 대응론을 거듭 제기했다. 조 의원은 "혐의가 입증된 게 없기 때문에 이 대표가 당당하게 싸워나가시길 원한다"며 "당이 당당하게 싸울 일은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당 차원에서 이 대표를 보호해야 한다는 목소리는 일부 친명계와 지도부에서 나오는 것이라고 조 의원은 강조했다.

당내에서는 '이 대표가 직접 출석해 당당하게 맞서야 한다'와 '망신주기 식 소환에 굳이 응할 필요가 있느냐'는 의견이 엇갈리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대표가 검찰 소환에 어떻게 대응할 지는 당 지도부 차원에서 논의될 전망이다. 박 원내대표는 "23일 오후 예산안 처리를 위한 본회의에 앞서 의원총회가 있으니 당 차원에서 논의가 있지 않을까 싶다"며 "향후 이 대표가 어떻게 할지에 대해선 본인도 아마 고민할 것이고 당 지도부에서 관련 논의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안호영 수석대변인도 국회 브리핑 후 기자들에게 "28일 오전 10시로 소환조사를 통보했다고 한다"며 "이미 우리는 (당) 일정이 다 정해져 있어 일방적으로 그냥 나오라고 통보하는 건 제1야당 대표에 대한 (올바른) 태도가 아니다. 조율해야 한다는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KPI뉴스 / 조채원 기자 ccw@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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