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완화로 부동산 경착륙 막을 수 있을까…"둑 터지는데 두팔 벌리는 격"

안재성 기자 / 2022-12-21 17:17:40
취득세·양도세 인하, 다주택자 주담대 허용 등 규제 완화
추경호 경제부총리 "부동산 시장 경착륙 방지하려는 것"
"금리 높고 집값 하락세 가팔라…규제 풀어도 집 안 살 것"
정부가 21일 발표한 '2023년 경제정책방향'에서 부동산 규제를 대폭 완화한다고 밝혔다. 

우선 3주택자(규제지역 2주택자) 취득세율을 현행 8%에서 4%로 낮춘다. 4주택(규제지역 3주택) 이상 법인에 대해서도 12%의 취득세율을 절반(6%)으로 인하한다. 

단기 양도세율은 2020년 이전 수준으로 되돌린다. 1년 미만 보유한 분양권에 대한 양도세율은 현 70%에서 45%로 내린다. 1년 이상 보유한 분양권 양도세(현 세율 60%)는 폐지한다.  

내년 5월까지 한시 유예 중인 양도세 중과배제는 2024년 5월까지로 1년 더 연장한다. 나아가 내년 7월 세제개편안을 발표할 때 근본적인 완화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대출규제도 전면 완화한다. 현재 금지된 규제지역 다주택자 주택담보대출을 허용하고, 주택담보인정비율(LTV) 한도는 30%로 정했다.
또 생활안정자금 목적 주택담보대출 한도(현 2억 원)와 시가 15억 원 초과 아파트의 임차보증금 반환목적 주택담보대출 한도(현 2억 원)도 폐지한다. 해당 대출에는 주택 구입 시와 동일한 LTV를 적용한다. 

임대차 시장 안정을 위해 부동산 임대사업자에게 각종 혜택을 제공한다. 85㎡(25평)이 하의 소형 아파트를 매입해 임대하는 사업자에게 취득세를 최대 80~100% 감면해준다. 수도권 6억 원 이하 주택을 매입하는 임대사업자에 대한 세제 인센티브도 복원한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시장 연착륙을 유도하기 위해 PF 보증을 5조 원까지 확대하기로 했다. 미분양 PF 보증(5조 원 한도)은 내년 초 조기 시행한다. 추 부총리는 "향후 후요에 따라 보증 여력을 추가 확충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1일 정부서울청사 브리핑실에서 '2023년 경제정책방향'을 발표하고 있다. [뉴시스]

규제완화 배경에 대해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부동산 경착륙을 방지하기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현 시장 상황에서 규제 완화로 부동산 경착륙을 막을 수 있을까? 전문가들은 회의적이다. 

독립 증권리서치사 더프레미어 강관우 대표는 "최근 부동산시장을 움직이는 핵심 요인은 금리다. 금리가 하락세로 돌아서기 전에는 집값 내림세에 브레이크를 걸기 힘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기원 리치고 대표도 "금리가 너무 높고, 집값 하락세는 가파르다. 규제를 푼다고 집을 살 사람은 없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종우 이코노미스트는 "현 시점에서 규제 완화는 둑이 터져나가는데 두 팔을 벌려 막으려는 시도"라고 지적했다. 그는 "경착륙 방지에 소용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부동산 관계자는 "정부도 효과를 자신하진 못할 것"이라며 "그러나 가만히 있을 수도 없기에 규제라도 푸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부동산 경착륙 방지'를 내세워 현 정부 주요 지지층 중 하나인 다주택자들의 세금을 깎아주려는 의도다. 일종의 '부자 감세'"라고 지적했다. 

KPI뉴스 / 안재성·박지은 기자 seilen78@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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