使 "인건비 감축"·勞 "5억 목돈 쥘 기회"…5대은행, 또 수천명 희망퇴직

안재성 기자 / 2022-12-20 16:14:42
"노사 이해관계 맞아떨어져 해마다 수천명 희망퇴직 실시"
"특별퇴직금 등 풍성한 보상에 희망퇴직 기다리는 행원도"
희망퇴직은 현재 경영 상태가 어렵거나 미래에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는 기업이 실시하는 게 일반적이다. 

은행권은 다르다. 매년 역대 최고 실적을 경신하는 중인데 매년 수천 명씩 짐을 싸고 있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5대 은행은 지난해 말부터 올해 초에 걸쳐 총 2244명을 희망퇴직으로 내보냈다. KB국민은행 674명, 하나은행 478명, 우리은행 415명, NH농협은행 427명, 신한은행 250명이다. 

올해 말에서 내년 초에 걸친 시기에도 역시 희망퇴직이 진행되고 있다. 우리은행과 농협은행은 이미 희망퇴직 신청을 받고 있으며, 다른 세 은행도 곧 뒤따를 예정이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빠르면 연말부터 희망퇴직 신청을 받을 것"이라고 밝혔다. 하나은행 관계자도 "연내 신청을 받기 시작할 듯하다"고 예측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내년 1월 초부터 희망퇴직 절차가 시작될 것"이라고 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규모는 지난번과 비슷한 수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에도 2000명 이상이 떠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매년 희망퇴직이 실시되는 건 노사 간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지기 때문이다. 

사측은 인건비 부담을 덜고 싶어 한다. 20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KB국민·신한·우리·하나 4대 시중은행의 올해 3분기까지 누적 일반관리비는 총 10조5511억 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5.0% 늘었다. 

일반관리비에는 점포 임대료, 용역비 등이 포함되는데, 인건비 비중이 가장 크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매년 증가 추세인 일반관리비를 억누르려면 결국 인건비를 줄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비대면 트렌드 확산도 희망퇴직을 부추긴다. 금융권 관계자는 "비대면 트렌드에 맞춰 점포를 줄이면서 잉여 인력도 늘어나고 있다. 이들을 순차적으로 정리해야 할 필요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 5대 은행은 매년 희망퇴직을 실시하고 있다. 사측은 인건비를 감축하고 싶어하며, 최대 5억 원이 넘는, 풍성한 보상을 제공하기에 은행원들도 희망퇴직에 부정적이지 않다. [UPI뉴스 자료사진]

은행원들도 희망퇴직에 부정적이지 않다. 오히려 어서 빨리 희망퇴직 신청을 받기를 기다리는 사람들도 있다. 

은행이 원활한 희망퇴직 진행을 위해 풍성한 보상을 제공하기 때문이다. 우리은행은 이번 희망퇴직 신청자에게 기존 퇴직금 외에 추가로 임금 36개월치에 해당하는 특별퇴직금을 주기로 했다. 그 밖에 재취업 지원금 최대 3300만 원, 자녀 1인당 학자금 최대 2800만 원, 300만 원짜리 여행상품권 등도 지급한다. 

농협은행은 특별퇴직금 20~39개월치를 지급할 예정이다. 국민·신한·우리은행은 아직 희망퇴직 보상이 결정되지 않았지만, 지난번보다 증가할 수는 있어도 감소하지는 않을 전망이다. 

지난번 실시한 희망퇴직에서 국민은행은 특별퇴직금 23~35개월치와 재취업 지원금 최대 3400만 원, 건강검진 등을 지원했다. 또 퇴직 1년 후 계약직으로 재고용하겠다고 약속했다.

하나은행은 특별퇴직금 27~36개월치를, 신한은행은 최대 36개월치를 지급했다. 두 은행 다 그 외에 재취업 지원금, 자녀 학자금 지원금 등도 제공했다. 

모두 합치면 보통 4억~5억 원, 최대 5억 원이 넘는다. 한 번에 목돈 수억 원을 손에 쥘 수 있으니 은행원들도 구미가 당기는 것이다. 

시중은행 직원 현 모(55·남) 씨는 "요새는 인사적체도 심해서 지점장 되기가 '하늘에 별 따기'다. 어차피 더 이상 올라갈 수 없다면 조금 빨리 목돈을 쥐고 나와서 새로운 인생을 시작하는 게 나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나처럼 생각하는 은행원이 여럿"이라고 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노사 간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지니 앞으로도 희망퇴직은 매년 진행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KPI뉴스 / 안재성 기자 seilen78@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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