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하는 사람들 최소한 양심 있어야지" 질타
朱·朴, 서로 "양보해"…연말까지 지연 가능성도
野, 이태원 참사 국조 내주 가동 계획…與 압박 여야의 새해 예산안 협상이 장기화할 조짐이다. 김진표 국회의장이 합의 처리를 주문하며 3차례 본회의를 미뤘지만 힘겨루기는 이어지고 있다.
김 의장은 16일 "늦어도 오는 19일까지 내년도 예산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김 의장은 이날 국민의힘 주호영, 더불어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와 만나 "오늘이라도 여야가 정부와 협의해 협의안을 내 주시고 오늘이라도 혹은 주말에 모든 준비를 거쳐 아무리 늦어도 19일에 예산안을 통과시켜야 한다"고 주문했다.
김 의장은 "정치하는 사람들이 최소한 양심이 있어야지, 취약계층을 살려내는 수레바퀴를 국회가 붙잡고 못 굴러가게 하는 것 아니냐"며 여야 원내사령탑을 강하게 질타했다.
그는 "전날 제가 마지막 중재안을 내놓고 이날 중 양당 원내대표들이 합의안을 만들었으면 좋겠다고 했는데 일괄 타결이 안 돼 참 걱정이고 또 서운하기도 하다"며 "(예산안 처리 법정 시한인) 12월 2일까지 해야 할 것을 여태 질질 끌어 16일인데도 합의를 안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예산안이) 경제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인데 집행이 언제 되겠나"라고 쏘아붙였다.
김 의장은 "지방자치법 제142조를 보니 광역단체는 오늘까지 예산 심의를 끝내야 하고 기초단체는 오는 22일까지 예산 심의를 끝내게 돼 있다"며 "그렇게 해야 겨우겨우 구정 전까지 이 복지 예산이 지출돼 '세모녀 사건' 같은 일이 일어나지 않게 취약계층을 지원할 수 있지 않나"라고 물었다. 그러면서 "정치하는 사람들이 최소한 양심이 있어야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의장은 "제가 내놓은 중재안에 연연하지 않는다. 여야 합의가 안 되니 내놓은 대안에 불과한 것"이라며 "(예산안) 쟁점을 받아 검토해보니 (여야 쟁점이) 큰 차이가 있는 것도 아니다"라고 꼬집었다. 그는 "오늘 중에는 큰 틀의 합의안을 해주고 세부사항 준비까지 마쳐 월요일(19일)에는 꼭 예산안을 할 수 있도록 특별한 결단을 해달라"고 거듭 당부했다.
김 의장 불호령에도 여야 원내대표는 서로에게 양보하라며 뜻을 굽히지 않았다.
주 원내대표는 "정권교체가 됐으니 민주당이 첫 해에는 정부가 소신대로 일할 수 있게 도와달라"며 "법인세 문제는 김 의장이 중재안(25%→24%)을 냈지만 대만은 20%, 싱가포르는 17%이기 때문에 (대한민국이) 경쟁력을 갖긴 어려워 저희가 선뜻 받지 못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앞서 김 의장은 전날 법인세 최고세율을 1%포인트(p) 인하하는 내용의 중재안을 제시했다. 대통령령으로 설립된 행정안전부 내 경찰국과 법무부 인사정보관리단 예산 등에 대해선 여야 합의를 거쳐 입법적으로 해결하거나 권한 있는 기관들의 적법성 여부 결정이 있을 때까지 예비비로 지출할 수 있도록 부대 의견을 담을 것을 제안했다.
박 원내대표는 "마지막 한 발자국은 여당인 국민의힘 몫"이라며 "최종 중재안에 추가로 조건을 내세운다면 예산안의 합의 처리를 의도적으로 막겠다는 뜻으로 볼 수밖에 없다"고 꼬집었다.
두 원내대표는 최대한 노력하겠다고 입을 모았지만 이견이 좁혀지지 않아 극적 합의를 기대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일각에서는 연말까지 예산안 협의가 지연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민주당은 '이태원 핼러윈 압사 참사' 국정조사 특위를 내주 가동하겠다고 여당에 최후 통첩을 날렸다. 현재 국민의힘 소속 특위 위원들은 사표를 제출한 상황이다. 민주당의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해임건의안 제출을 문제 삼으면서다.
박 원내대표는 "(특위 활동 기간인) 45일의 절반이 지났다"며 "오늘 이태원 참사 49제 아닌가. 국정조사도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는 상황에 이르렀다"고 압박했다.
그는 "중재안대로 합의가 되지 않는다면 유족과 국민 뜻 받들어 내주부터 국정조사에 착수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특위 활동 기간 연장도 염두에 두고 있다. 박 원내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예산안 처리 지연으로 시간이 줄어든 만큼 기간 연장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예산안 처리 후 특위 논의'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주 원내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기간 연장 가능성은 염두에 두지 않고 국정조사는 단기간에 빨리 마쳐야 한다는 생각"이라며 "예산안 통과가 예정보다 늦어진 데 대한 책임을 어느 당이 부담할지 문제가 남아 있다"고 주장했다.
KPI뉴스 / 장은현 기자 eh@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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