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 40% 내린 곳도 더 떨어진다…하락기 5년 이상 갈 수도" 집값 상승기에는 집값과 전셋값 사이에 '상승 시너지'가 일어나곤 한다. 집값이 뛰면서 전셋값이 따라 오르고, 전셋값이 상승하니 갭투자(전세를 낀 주택 구매)가 쉬워져 다시 집값 상승을 유도하는 식이다.
올해 들어 집값이 하락세로 돌아서면서 정반대 현상이 가속화하고 있다. 집값과 전셋값의 '상승 시너지'는 서로 끌어내리는 '죽음의 나선형'으로 바뀐 상황이다. 집값이 하락하면서 전셋값을 끌어내리고, 떨어진 전셋값이 다시 집값 하락을 부추기는 식이다.
9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12월 첫째 주(5일 기준) 서울 아파트값은 전주 대비 0.59% 떨어졌다. 같은 기간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0.96% 내렸다. 서울 아파트값과 아파트 전셋값 모두 28주 연속 내림세다. 둘 다 5주 연속 역대 최대 낙폭을 경신중이다.
'집값 고점론'·금리상승으로 주택 매매 수요가 증발한 것이 근본 원인으로 지목된다. 한국부동산원 관계자는 "일부 매도 포기 물량이 전세시장으로 넘어오며 전세매물 적체가 더 심화됐다. 이로 인해 전셋값 하락폭이 더 확대되는 양상"이라고 진단했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집이 좀체 안 팔려서 할 수 없이 전세로 다시 내놓은 집주인들이 여럿"이라며 "하지만 그마저도 시장의 외면을 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전세자금대출 금리가 고공비행하면서 세입자들이 월세만 찾는다. 매매 수요는 물론 전세 수요도 거의 없다"고 말했다.
한국지방세연구원는 최근 "집주인이 세입자를 구하지 못하는 '역전세난'이 지속되면서 집값 하방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는 "집값 상승기에는 전셋값 상승세가 집값 오름세를 부추겼다. 집값 하락기에는 반대로 전셋값 하락세가 집값 하방 압력을 더 강화하는 흐름"이라고 분석했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갭투자를 하기 어려운 환경이 가뜩이나 적은 주택 매매 수요를 더 감소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집값과 전셋값의 동반 하락은 한동안 지속될 전망이다. 이현철 아파트사이클 연구소장은 "집값이 본격적인 하락장에 접어들었다. 이미 30~40% 떨어진 곳도 더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아직 '하우스푸어 이야기가 나오지 않고 있다. 하우스푸어 우려가 커질 때가 진짜 바닥"이라고 강조했다.
한문도 연세대대학원 금융부동산학과 교수는 "집값은 내년에 더 떨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김기원 리치고 대표도 같은 전망을 내놓았다.
한 교수는 "부동산 하락장은 최소 2~3년 더 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기준금리를 5.5%까지 올리면 4~5년 지속될 수도 있다"고 했다. 이 소장은 조선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집값은 5년 간 하락세를 그린 후 다시 2년 더 정체기를 겪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KPI뉴스 / 안재성 기자 seilen78@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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