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건전지 섞인 폐기물도 '순환토사'?…의령군, 원상복구 적절성 논란

박유제 / 2022-12-05 16:02:06
환경단체 "육안으로도 식별 가능한 폐기물, '순환토사' 납득 못해"
원상복구 명령 대상 '폐기물' 여하에 따라 행정처분 크게 차이나
경남 의령군이 부림면 공원묘원에 불법 매립돼 있는 폐기물에 대해 지난달 14일 원상복구 명령을 내렸지만(UPI뉴스 11월 16일자 보도), 원상복구 대상 폐기물을 폐기물이 아닌 순환토사로 명시한 것으로 드러나 또다른 논란을 낳고 있다. 

▲ 의령의 한 공원묘원 임야에 불법 매립돼 있는 폐기물. 폐타일과 폐비닐 등이 다량 혼합돼 있어 순환토사가 아니라는 것은 육안으로도 쉽게 식별이 가능하다는 것이 환경단체 주장이다. [독자 제공]

의령군은 이 공원묘원에 불법 매립돼 있는 25톤 덤프트럭 2800대 분량의 폐기물을 순환토사로 판단, 지난달 14일 지역 폐기물처리업체인 A 환경산업에 내년 3월까지 전량을 원상복구하라는 행정명령서를 발송했다.

그런데 이 행정명령서에는 임야에 불법매립돼 있는 원상복구 대상 폐기물이 순환토사로 둔갑해 발송된 사실이 밝혀져 논란을 자초하고 있다.

의령군 관계자는 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서 "성분분석 결과 오염원이 많지 않은 상태여서 순환토사로 판단, 반입된 전량을 원상복구하라는 행정명령서를 발송했다"고 확인했다. 김해지역 중견 타일제조업체인 삼영산업에서 반출된 폐타일을 비롯해 폐타이어, 폐플라스틱, 폐스펀지, 폐건전지 등이 뒤섞여 있지만, 이를 군에서는 순환토사로 판단한 것이다.

하지만 순환토사로 폐기물을 뒤덮고 있는 현장 사진을 본 환경단체와 동종업계 관계자들의 주장은 완전히 다르다. 사업장에서 나온 폐기물과 생활쓰레기 등이 뒤섞여 있는 경우 이를 전량 폐기물로 판단하는 것이 적절하다는 것이다.

전량 원상복구 조치가 이뤄진다고 하더라도 이 부분이 논란이 되는 이유는 원상복구 대상을 폐기물로 판단할 것인지, 아니면 순환토사로 볼 것인지에 따라 법적 행정적 책임이 크게 달라진다. 

폐기물관리법이 적용될 경우 불법 매립업체는 영업정지 6개월 또는 영업취소 등의 강력한 행정처분이 뒤따르지만, 순환토사로 판단할 경우 건설폐기물촉진에 관한 법률 위반으로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그친다.

환경단체 관계자는 이에 대해 "의령 공원묘원에 매립된 폐기물의 경우 적법하게 처리할 경우 10억 원대의 비용이 발생하기 때문에, 최대 3000만 원의 벌금형에 처해진다고 하더라도 업체로서는 불법매립 유혹을 떨쳐내기 힘든 '솜방망이' 처벌"이라고 말했다.

특히 최초로 이 공원묘원 불법 매립 논란이 제기됐던 김해 삼영타일 반출 폐기물에 대해 김해시와 김해서부경찰서가 각종 공문을 통해 '폐기물'로 적시하고 있음에도, 의령군이 처음부터 순환토사로 단정한 것 자체도 특혜 의혹을 낳고 있다.

KPI뉴스 / 박유제 기자 pyj8582@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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