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핵무기는 美의 1/3…中군사력 과장해 자국 군사비 지출 확장"
바이든 '민주주의 정상회의'와 '글로벌 공급망 재편' 등 비판일색 중국은 미 국방부가 지난 29일(현지시간) 공개한 '2022 중국 군사력 보고서'에 대해 "복잡한 국제 정세와 중-미 관계 악화를 배경으로 예년보다 '더 강경한 어조'"라면서 미국은 중국 군사력을 과장해 자국의 군사비 확대를 꾀하고 있다고 깎아내렸다.
중국 관영 '글로벌 타임스(GT)'는 1일 군사전문가들을 동원해 "중국의 군사력을 과장하기 위한 고의적인 의도를 갖고 중국의 핵무기 위협을 거론하고 대만 섬과 인도-태평양 지역에 대한 중국의 군사적 행동 가능성을 부각시켰다"면서 이같이 평가절하했다.
GT는 "중국 군사 전문가들은 이 보고서가 중국 위협 이론을 과장하고 중국의 정당한 군사 발전을 악마화하며 지역 국가들을 편으로 끌어들여 중국을 견제하려는 미국의 목표에 기여하기 위한 것이라고 믿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러나 그들은 다른 지역에서 끊임없이 갈등을 불러일으키는 핵탄두 최대 보유국인 미국이 세계 평화에 가장 큰 위협이 된다고 지적한다"고 덧붙였다.
또한 "미국 의회를 위해 펜타곤이 편집한 연례 보고서는 베이징이 작년에 핵 확장을 '아마도 가속화'했으며 2035년까지 1500개의 핵무기를 비축하는 궤도에 올랐다고 밝혔다"면서 "설령 미국 주장대로 중국이 핵탄두 1500개를 보유하더라도 미국 비축량의 3분의 1에 불과하다"고 일축했다.
그러면서 "미국은 2022년 1월 현재 5428개의 핵탄두를 보유하고 있어 세계 최대의 핵 위협국"이라고 전했다.
이어 "최근 몇 년 동안 미국은 단순히 핵무기를 확장하고 영속화할 구실을 찾기 위해 다양한 버전의 '중국 위협' 내러티브를 과장하고 있다"면서 "군사적 우위, 이것이 미국의 전략임을 세계는 잘 알고 있다"는 자오리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의 발언을 전했다.
앞서 자오리젠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중국의 핵 정책은 일관되고 명확하다"면서 "우리는 핵무기의 선제 사용 금지 정책을 고수하고, 결코 어떤 형태의 군비 경쟁에도 참여하지 않는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이어 "미국과 달리 중국의 군사력 발전은 대만 해협에서 일어날 수 있는 모든 시나리오에 대비하는 등 핵심 이익을 수호하는 데만 기여한다"면서 미국을 비판했다.
중국 군사 전문가이자 TV 해설가인 쑹중핑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와 대만 문제에 대한 미국의 끊임없는 도발과 같은 더욱 복잡한 국제적 배경 속에서 올해 보고서가 중국의 '군사적 위협'을 과장하기 위해 더 강경한 어조를 사용했다"고 GT에 말했다.
쑹중핑은 "중국은 핵무기를 먼저 사용하지 않겠다고 약속했지만 국가의 이익을 수호하려면 핵무기를 보유하는 것이 필요하다"면서 중국의 핵무기 개발을 옹호했다.
그러면서 웨이펑허(魏鳳和) 중국 국방장관이 지난 6월 "중국 인민의 평화로운 노고를 보호하고 전쟁의 재앙, 특히 핵전쟁으로부터 우리나라를 보호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고 말한 것을 상기시켰다.
항공우주 전문가인 황지셍은 GT에 "중국이 세계에서 유일하게 핵무기를 선제적으로 사용하지 않겠다고 주장하는 국가이며 미국은 그렇게 하겠다고 말한 적이 없지만 보고서는 이 점을 간과하고 있다"고 말했다.
황은 이어 "중국의 핵무기는 질과 양 면에서 미국에 훨씬 뒤처져 있다"면서 "미국은 냉전 이후 끊임없이 핵 위협을 채택해 핵무기가 없는 많은 국가들을 불안하게 만든다"고 비판했다.
중국외교대학 국제관계연구소의 리하이동 교수는 "미 국방부가 더 많은 자금을 확보하기 위해 중국의 급속한 군사기술 발전을 과대 선전하고 있으며 서방과 동맹을 맺고 중국과 전략적으로 경쟁하려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미국은 중국이 세계 최고의 군사 강국으로 자신을 능가하는 것을 결코 용납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미국이 큰 차이로 앞서도록 투자를 늘리거나 의도적으로 중국과의 갈등 또는 위기를 조성해 중국의 꾸준한 군사 발전을 방해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글로벌 타임스는 군사전문가들은 미국 보고서가 대만 섬 주변의 중국의 군사 행동을 과장하는 데 많은 부분을 할애한 점에 주목했다고 전했다.
쑹중핑은 "우리는 평화적인 방법으로 대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지만, 만약 어떤 외부 세력이 문제를 일으키려고 하고 대만 분리주의자들이 위험을 무릅쓰려 한다면, 인민해방군(PLA)은 어떤 방법으로든 이 문제를 해결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GT는 익명을 요구한 베이징의 군사 전문가를 인용해 "대만 문제 해결은 PLA의 발전에 항상 중요한 목표였으며 지난 8월 '섬(대만) 포위' 훈련에서 입증된 바와 같이 PLA는 외부의 군사적 간섭으로부터 섬을 완전히 봉쇄할 수 있다"고 일전불사의 강경 목소리를 전하기도 했다.
웨이 국방장관은 지난주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장관과의 회담에서 "대만은 중국의 대만"이라며 대만 문제가 중국 이익의 핵심이며 중-미 관계에서 극복할 수 없는 첫번째 레드라인'임을 강조한 바 있다.
글로벌 타임스는 이날 장쩌민 전 국가주석의 부고 소식을 헤드라인으로 싣는 한편으로, 왼쪽 사이드에는 미 국방부의 '중국 군사력 보고서'에 대한 비판 기사를 싣고, 오른쪽 사이드에는 조 바이든 대통령의 '민주주의 정상회의'와 미국의 '글로벌 공급망 재편'을 비판하는 기사를 나란히 배치했다.
앞서 대통령실은 30일 "역대 선도적 민주주의 국가로서 가치 외교의 지평을 지속해서 확대할 것"이라며 미국과 함께 내년 3월 '민주주의 정상회의'(2회)를 공동 주최한다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국제사회에서 권위주의를 배격하고 민주주의를 도모하겠다는 구상을 밝히며 지난해 12월 110여개 국가를 초청해 화상으로 첫 '민주주의 정상회의'를 개최했다.
그런데 당시 권위주의 국가로 분류되는 중국·러시아는 초청 대상에서 제외됐다. 이 때문에 '민주주의'란 틀을 통해 대중(對中) 포위망을 구성했다는 평가가 나오기도 했다.
공교롭게도 바이든 대통령은 29일(현지시간) 미국 미시간주(州)에 위치한 SK실트론CSS 공장을 방문해 한국을 '지원 사격'하는 모양새가 됐다. 바이든 대통령이 미국 내 한국 공장을 방문한 것은 지난해 1월 취임 후 처음이다.
중국 국방외교 당국의 입장을 대변하는 '글로벌 타임스'의 비판 일변도 기사는 이런 맥락에서 나온 것으로 보인다.
KPI뉴스 / 김당 대기자 dangk@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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