前용산서장 "밤11시에야 상황파악…참사 보고 한 건도 못 받아"

조채원 / 2022-11-16 17:50:45
행안위, 이임재 전 서장 증인으로 불러 행적 질타
李 "참담한 심정…고인·유족에 죄송" 거듭 고개숙여
행안위 전체회의 '경찰국 예산안'으로 한차례 파행
16일 국회 행안위 전체회의에서 '이태원 참사'의 현장 책임자였던 이임재 전 용산경찰서장이 늦은 대처·보고 경위 문제로 거센 추궁을 받았다.

이 전 서장은 "경찰서장으로서 모든 책임을 통감한다"며 "고인과 유족분들께 진심으로 죄송하다"고 거듭 고개를 숙였다.

▲ '이태원 참사' 당시 현장 총괄책임자인 이임재(왼쪽) 전 용산경찰서장이 16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뉴시스]

이날 행안위 현안질의에는 이 전 서장과 함께 류미진 전 서울경찰청 인사교육과장(총경)도 증인으로 출석했다. 류 총경은 사고 당시 서울청 상황관리관으로 근무했는데, 상황실이 아닌 자기 사무실에 있어 논란을 빚었다. 

국민의힘은 참사 당일 이 전 서장의 석연찮은 행적을 집중 추궁했다. 조은희 의원은 이 전 서장에게 "참사가 일어난 후 40분 동안 어떤 보고를 받았고 어떤 지휘를 하셨는지, 그리고 서울청이나 상부에는 어떤 보고를 했느냐"고 물었다. 참사 첫 신고가 들어온 시간은 오후 10시 15분경, 이 전 서장이 이태원 파출소에 도착한 시간은 밤 11시쯤이다. 

이 전 서장은 "그날 밤 이태원 참사와 관련해 단 한 건의 보고도 받지 못했다. 참사 상황을 알게된 시점은 밤 11시쯤"이라고 답했다. 이어 "오후 9시 57분쯤 녹사평역에 도착해 당시 현장 관리를 하고 있던 상황실장에게 상황을 물었고 사람들이 많고 차가 정체되고 있으나 특별한 사항은 없다는 답변을 들었다"고 해명했다. 

정우택 의원은 "이미 10시 55분에 다수의 심정지 환자가 발생한 상태인데 이때쯤 뒷짐을 진 채 이태원 파출소로 걸어가는 모습이 담겨진 영상이 나왔다"며 "상황의 심각성을 몰랐느냐"고 질책했다. 정 의원은 밤 11시쯤 파출소에 도착한 이 전 서장이 11시 36분에야 직속상관인 서울청장한테 보고를 한 점도 문제삼았다. 이 전 서장은 "11시 10분쯤 정확한 상황 파악이 됐고 옥상에서 현장 지휘를 했다"며 "우선적으로 필요한 응급조치를 하고 있었다"고 답했다.

정 의원은 "용산경찰서 상황보고서에는 이 전 서장이 10시20분쯤 현장에 도착해 지휘했다고 기재돼있는데 이것은 허위냐"고 캐물었다. 이 전 서장은 "그 부분은 죄송스럽지만 그 당시에 저는 정말 급박한 현장을 지휘하느라 그런 상황 보고를 챙기지도 보지도 어떤 지시한 적도 없다"며 "그렇게 된 경위도 죄송스럽지만 잘 모르고 있다"고 답했다. 정 의원이 "9시45분쯤 저녁식사 후 바로 현장에 가 교통통제만 했어도 골목길 안팎 인파의 압력을 덜어줄 수 있고 참사를 막을 수 있었다"고 지적했다. 이 전 서장은 "그렇게 하지 못한 데 대해 참담한 심정이고 정말 죄송스럽게 생각한다"고 고개를 숙였다.

행안위 전체회의는 여야의 '경찰국 예산안' 상정 관련 설전으로 한 차례 파행했다. 민주당이 지난 9일 행안위 예산소위에서 전액 삭감한 경찰국 예산안을 전체회의에 상정할 것을 요구하자 국민의힘 소속 이채익 행안위원장이 이를 거부하면서다.

앞서 민주당은 예결소위에서 경찰국 예산 총 6억300만원을 전액 삭감하고, 지역사랑상품권 발행 지원예산 7050억원을 전액 복구했다. 이는 국민의힘 의원들이 퇴장한 상황에서 민주당 단독으로 처리됐다. 또 '이태원 참사'의 책임을 묻는 차원에서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등에 대한 업무추진비를 대폭 삭감하기도 했다. 기관운영비 10억1800만원에 포함된 업무추진비 1억9200만원에서 1억원이 깎였다.

민주당은 "국회법에 따라 의결을 거친 예산안을 전체회의에 상정하지 않은 것에 대해 심히 유감"이라고 항의했고 국민의힘은 "합의·협치나 국회의 여러 소위의 기본적인 전통들이 깡그리 무시된, 다수의 힘으로 강행된 예산안"이라고 맞섰다. 여야 의원들의 반발이 가라앉지 않자 이 위원장은 회의 40여분만에 정회를 선포했고 회의는 약 1시간 50분 뒤 속개됐다.

KPI뉴스 / 조채원 기자 ccw@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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