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 위협하는 금리상승…수신은 줄고 부실은 확대 위험

안재성 기자 / 2022-11-14 16:40:17
가계·기업 건전성 악화…"취약차주 끌어안은 저축은행 부실화"
"시중은행으로 고객 이탈하면서 소형 저축은행은 파산할 수도"
일반적으로 금리 상승은 은행에 반가운 일이다. 올해 금리가 급격하게 뛰면서 KB·신한·하나·우리·농협 5대 금융지주는 모두 3분기까지 역대 최대 실적을 올렸다. 

하지만 최근 저축은행에는 금리 오름세가 거꾸로 위협적이다. 우선 높은 이자부담으로 가계·기업 건전성이 약해지면서 저축은행 대출 부실 위험도 커졌다. 

올해 6월말 기준 저축은행 가계대출 평균 연체율은 4.0%로, 지난해말(3.7%) 대비 0.3%포인트 상승했다. 같은 기간 기업대출 평균 연체율도 1.8%에서 1.9%로 0.1%포인트 올랐다. 연체율 상승으로 대손충당금이 늘면서 올해 상반기 저축은행 총 당기순이익(8991억 원)도 전년동기보다 15.1% 감소했다. 

곽수연 한국신용평가 연구원은 "저축은행 가계대출 차주의 약 50%가 저신용자(신용평점 기준 하위 20% 이하)로, 채무상환능력이 낮다"며 지금과 같은 고물가·고금리 상황에 취약함을 지적했다. 그는 "향후 저축은행 가계대출 연체율은 더 오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더 큰 위협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이다. 집값 하락, 미분양 속출 등으로 부동산 PF 부실은 전 금융권에서 동시다발적으로 터지고 있는데, 저축은행도 예외는 아니다. 

6월말 기준 저축은행 부동산 PF 잔액은 10조8000억 원으로 타 업권에 비해 적은 편이긴 하다. 그러나 자기자본 대비 부동산금융 비중이 196%(한신평 집계)로 중소형 증권사(62~65%)보다 훨씬 높다. 브리지론 비중(50%)도 중소형 증권사(30%)도 높다. 평균 연체율(1.8%) 역시 보험사(0.3%) 등보다 높아 부실 위험이 대두된다.    

▲ 고금리가 저축은행에는 위험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취약차주 부실 위험이 커지고, 수신 고객은 시중은행으로 빠져나가고 있다. 사진은 서울 시내 한 저축은행 창구. [뉴시스]

또 저축은행은 금리 상승이 초래한 '역(逆) 머니무브(시중 자금이 위험자산에서 은행 예적금 등 안전자산으로 이동하는 현상)'에서도 소외됐다. 

14일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8월말 기준 국내 저축은행 수신잔액은 117조4604억 원으로 전월말(117조1964억 원) 대비 0.2%(2640억 원) 늘어나는 데 그쳤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5대 은행(2.3%) 및 상호금융(0.6%)과 차이가 크다. 

6월 3.2%였던 저축은행 수신잔액 증가율은 7월 0.6%로 줄더니 8월에 더 줄어든 것이다. 저축은행업계 관계자는 "저축은행은 시중은행 대비 높은 금리로 고객들을 유인했다. 하지만 올해 들어 시중은행 금리가 고공비행하면서 고객들이 다 시중은행으로 옮겨가고 있다"며 한숨을 쉬었다. 

14일 기준 국내 79개 저축은행 정기예금(12개월) 평균 금리는 연 5.48%다. 시중은행에서도 연 5%가 넘는 정기예금 상품이 여럿 등장해 사실상 금리 경쟁력을 잃은 상태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최근 고객 수가 더 줄고 있다. 이러다 수신잔액이 감소세로 돌아설까 염려된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예금금리를 더 올리고 싶어도 쉽지 않다. 금리가 가파른 상승세임에도 대출 최고금리 제한은 여전히 20%인 탓"이라고 지적했다. 저축은행도 예대금리차를 통해 이익을 낸다. 예금금리가 상승한 만큼 대출금리를 함께 올리지 못할 경우 수익에 마이너스다. 

부실은 확대되고 수신은 축소되니 저축은행 경영은 어려움에 처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6월말 기준 저축은행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은 평균 15.3%로, 2017년말(15.0%)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BIS 비율은 자기자본을 위험가중자산으로 나눈 값으로, 은행 건전성을 재는 지표다. 금융당국은 저축은행이 BIS 비율 8% 이상을 유지하도록 규정하고 있으며, 10% 이상을 권장한다. 

엠에스상호저축은행은 BIS비율 9.6%로 10%에 못 미쳤다. 그 외 머스트삼일·대신 저축은행(10.1%), 한국투자저축은행(10.2%), 라온저축은행(10.3%) 등 14곳이 10%대에 머물렀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대외 여건이 점점 더 악화되는 게 문제"라면서 "대출 부실이 터지기 시작하면 저축은행 몇 곳은 파산 위기로 몰릴 수도 있다"고 했다. 

이수진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저축은행의 전반적인 수익성이 둔화하고 있다"며 "일부 소형 저축은행들은 건전성이 상당이 악화될 위험이 있다"고 예상했다. 

KPI뉴스 / 안재성 기자 seilen78@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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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재성 / 경제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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