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료삭제 지시 의혹에 "전혀 사실 아니다"
'월북몰이' 두고는 "이유도 실익도 없어" 문재인 정부 시절 청와대 노영민 전 비서실장과 서훈 전 국가안보실장,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이 27일 '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과 관련해 기자회견을 갖고 여권이 제기한 '월북몰이'와 '자료삭제'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이들은 윤석열 정부를 겨냥해 "(북한군에 피살된) 고(故) 이대준 씨가 월북이 아니라고 판단한다면 다른 실종 원인에 대한 명확한 근거와 판단을 제시해야 한다"며 "어떠한 근거도 제시하지 못하면서 월북몰이를 했다고 주장하는 것은 논리도, 근거도 없는 마구잡이식 보복"이라고 비판했다.
세 사람은 이날 더불어민주당 주최로 국회에서 열린 '서해공무원 피격 사건 및 흉악범죄자 추방 관련 기자회견'에서 감사원 등이 제기한 의혹을 반박했다.
감사원은 지난 14일 '서해공무원 피격 다음 날인 2020년 9월 23일 서욱 전 국방부 장관 지시에 따라 밈스(MIMS, 군사정보체계)에 탑재된 군 첩보 관련 보고서 60건이 삭제됐다'며 검찰에 수사를 요청했다. 서 전 장관과 김홍희 전 해양경찰청장은 22일 직권남용·공용전자기록 손상 등 혐의로 구속됐다. 두 사람은 최근 검찰에 서해 공무원의 자진 월북 판단과 이 판단과 배치되는 첩보 자료 삭제가 서 전 실장의 방침에 따른 것이라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전 원장도 비서실장에게 첩보 보고서 46건의 무단 삭제를 지시했다는 의혹으로 고발돼 검찰 수사 대상에 올라 있다.
서 전 실장은 "근거 없이 월북으로 몰아간 적도, 그럴 이유도 실익도 없다. 자료삭제 지시도 없었다"며 "국민의 생명과 명예를 놓고 근거 없는 조작은 상상할 수도 없다"고 선을 그었다. '서 실장의 삭제 지시가 있었다'는 서 전 장관과 김 전 청장의 검찰 진술과 관련해서는 "그런 지시나 협의가 없었고 그분들이 그런 진술을 했을 이유가 없다고 보고 있다. 안보실장과 국무위원과의 관계가 지시를 주고받을 관계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박 전 원장은 "대통령, 청와대, 안보실에서 자료 삭제하란 어떤 지시를 받은 적도, 국정원 직원들에게 삭제를 지시한 적도 없다"며 "지시를 했어도 국정원 직원들은 이런 지시를 따를 만큼 바보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삭제의 대상과 경우, 시점 등에 대해 감사원과 국정원이 주장하는 내용이 제각각이라는 점을 지적했다. "처음에는 저에게 군첩보를 삭제했다고 했다가 나중에는 국정원 보고서를 삭제했다고 하고 삭제 경위도 처음엔 제가 지시했다고 했다가 나중엔 제가 국정원장 비서실장을 통해 지시했다고 한다"는 것이다.
이어 "감사원은 2020년 9월 23일 청와대 심야 회의 후 국정원도 삭제했다고 하고 그러다 국정원 고발장에는 9월 23일 아침 제가 삭제 지시를 했다고 한다"며 "대한민국 최고 헌법기관, 최고 정보기관이 없는 사실을 만들어내고 있기 때문에 앞뒤가 맞지 않는다고 생각한다"고 꼬집었다.
노 전 실장은 "청와대는 첩보 생산 기관이 아니고 생산 정보와 첩보를 보고받는 곳"이라며 "정보나 첩보 생산 기관에 정보를 삭제하거나 수정하란 지시를 했다는 일부 언론 보도는 제가 아는 한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들은 사전 회견문에서도 "월북으로 몰아갈 이유도 실익도 전혀 없었다"고 했다. 회견문에는 이인영 전 통일부, 정의용 전 외교부 장관도 이름을 올렸다.
이들은 "여러 관련 정황과 더불어 '월북'이 가장 유력한 실종원인으로 추정됐다"며 "월북한 민간인까지 사살한 행위는 북한의 잔혹성과 비합리성만 부각할 뿐인데 이것은 북한의 입지나 남북관계에 과연 어떠한 이익이 된다는 것이냐"고 반문했다. 이어 "당시 특별취급정보(SI)에 '월북 의사'를 표명한 내용이 포함돼 있었다"며 "SI상 '월북의사'를 표명했다는 사실 자체를 감추거나 배제한다면 이것이 오히려 조작"이라고 했다.
KPI뉴스 / 조채원 기자 ccw@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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