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총리 후보로 존슨 전 총리, 수낙 전 재무장관 등 유력 거론
바이든 "우크라 전쟁 협력 감사"…러 외무부 "끔찍히 무지한 인물" 리즈 트러스 영국 총리가 20일(현지시간) 런던 다우닝가의 총리 관저 앞에서 총리직을 사임한다고 전격 발표했다.
다만 그는 후임 총리가 될 새 보수당 대표가 공식적으로 취임하고, 찰스 3세 국왕이 새 대표를 총리로 임명할 때까지 총리직을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취임한 지 이제 겨우 6주에 불과한 트러스 총리가 예정대로 물러나면 영국 역사상 최단기로 재임한 불명예 총리로 기록된다. 기존 기록은 지난 1827년 8월 당시 조지 캐닝 총리가 사망하면서 세운 119일이었다.
그는 취임할 때만 해도 마거릿 대처, 테레사 메이에 이어 세 번째 여성 총리이자, 2010년 취임한 데이비드 캐머런 이후 첫 40대 총리로서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그는 총리실 앞 기자회견에서 "찰스3세 국왕에게 사임한다고 밝혔다"면서, "선거 공약을 지킬 수 없는 상황이어서 물러난다"고 사임 이유를 밝혔다.
결국 트러스 총리는 자신의 감세 정책을 둘러싼 혼란으로 인해 사임을 결심하게 된 것으로 보인다.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그는 "보수당이 세금 감면과 경제 성장 진흥이라는 임무를 주면서 나를 총리로 뽑았다"면서, "하지만 현 상황에서 이 임무를 수행할 수 없음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우크라이나 전쟁과 생활비 폭등 등 경제적, 국제적으로 매우 불안정한 시기에 총리가 됐다"며 "정부가 에너지법안에 대해 지지를 확보하고 국가보험료, 그리고 노동자와 기업에 대한 세금 인상을 되돌렸다"고 자평했다.
앞서 트러스 총리는 지난달 23일 침체로 향해가는 영국 경제를 살리기 위해 450억 파운드 규모의 감세안을 발표함으로써 금융시장을 충격에 빠뜨렸다.
이 방안이 시행되면 물가가 오르고 국가 부채가 폭증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자, 영국 파운드화 가치가 사상 최저치로 하락하고 국채 금리가 급등하는 등 순식간에 영국 금융시장이 혼란에 빠진 것이다.
그는 안팎으로 비난이 거세지자 곧 자신의 실수였다고 인정하고 논란이 된 감세안 대부분을 철회했다. 하지만 감세 등 중요한 정책을 두고 우왕좌왕하는 모습을 보이자, 야당인 노동당뿐만 아니라 소속당인 보수당 안에서도 총리를 교체해야 한다는 말이 나오며 궁지에 몰렸다.
트러스 총리는 19일까지만 해도 의회에서 자신은 싸우는 사람이지 물러나는 사람이 아니라며 총리직을 계속 유지할 뜻을 밝혔다. 하지만 같은 날 수엘라 브레이버먼 내무장관까지 전격적으로 사임함으로써 다시 어려운 상황에 몰렸다.
결국 성급한 감세정책으로 시장을 혼란에 빠뜨렸고, 그 이후로도 시장과 국민의 신뢰를 얻지 못했다고 판단해 사임 결정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차기 보수당 대표와 총리는 다음 주에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차기 총리 후보로는 전임 총리였던 보리스 존슨을 비롯해 리시 수낙 전 재무장관, 페니 모돈트 전 국방장관, 그리고 벤 월러스 현 국방장관 등이 거론된다.
로이터 통신은 이번 주 초에 나온 보수당원들 여론조사에서는 지난 7월에 물러난 존슨 전 총리가 1위로 나타났는데, 당선 확률은 수낙 전 재무장관이 모돈트 전 장관과 존슨 전 총리를 앞선다고 전했다.
트러스 총리의 사임에 대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성명을 내고 "미국과 영국은 강력한 동맹이자 오래 지속되는 친구"라며 "우크라이나 전쟁에 러시아의 책임을 묻는 등 다양한 현안에 있어 트러스 총리가 보여준 협력에 감사한다"고 밝혔다.
러시아 외무부는 트러스 총리의 사임을 환영한다면서 "영국에 지금까지 그렇게 불명예스러운 총리가 없었고 그가 '끔찍하게 무지'한 인물로 기억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KPI뉴스 / 김당 대기자 dangk@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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