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정금리 너무 비싸요"…금리상승에도 변동금리 선호하는 차주들

안재성 기자 / 2022-09-29 16:34:49
고정금리 상승폭, 변동금리 웃돌아…금리차 1.2%p 이상
"고정금리 전환 이점 없어…변동금리 유지할 생각"
최 모(43·남) 씨는 지난 8월 급전이 필요해 은행에 주택담보대출 신청을 했다. 신용대출보다 주택담보대출의 금리가 낮은 편이고, 아직 주택담보대출비율(LTV) 한도도 충분히 남은 터였다. 

처음에는 금리가 상승세라 고정금리 대출을 받으려 했지만, 금리를 비교해보니 그럴 생각이 싹 사라졌다.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는 연 4%대 중반인데, 고정금리는 연 5%대 후반이었다. 금리차가 너무 커 결국 최 씨는 변동금리를 택했다. 

박 모(38·남) 씨는 2년 전 집을 사면서 2억 원의 변동금리 주택담보대출을 받았다. 요새 금리가 계속 상승 추세라 고정금리로 바꾸는 걸 검토했다. 

은행에 가 상담을 받아보니 고정금리로 전환하면, 지금보다 금리가 1.2%포인트 가까이 뛰는 것으로 나타났다. 박 씨는 전환의 이점이 없다고 판단, 변동금리로 유지했다.  

▲ 금리가 지속 상승세지만, 여전히 차주들은 변동금리 대출을 선호하고 있다. 고정금리가 변동금리가 1.00%포인트 이상 높아 전환의 이점이 없다고 느낀다. [게티이미지뱅크]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고강도 긴축 영향으로 금리는 가파르게 오르는 중이다. 한국은행은 올해 기준금리를 1.25%포인트 올렸으며, 은행 주택담보대출과 신용대출 금리는 2%포인트 가량씩 뛰어올랐다. 

금리 상승이 멈출 기미도 없다. 연준이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3회 연속 '자이언트스텝(기준금리 0.75%포인트 인상)'을 밟으면서 한은도 10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금리를 최소 0.50%포인트 이상 올릴 것이 확실시된다. 

그럼에도 대출을 받는 차주들은 여전히 변동금리를 선호하고 있다. 29일 한은에 따르면, 올해 7월 중 은행이 신규 취급한 가계대출 중 변동금리 비중은 82.3%로 최근 5년(2017~21년) 평균(66.2%)을 크게 웃돌았다. 잔액 기준으로도 변동금리 비중(78.4%)이 최근 5년 평균(68.5%)을 대폭 상회했다. 

차주들이 아직도 변동금리를 선호하는 주된 이유로는 금리차가 크다는 점이 꼽힌다. 올해 들어 고정금리대출과 변동금리대출의 금리차는 점점 더 커지고 있다. 

한은에 따르면, 올해 6월말 기준 가계대출 평균 고정금리는 5.39%로 지난해말(4.44%) 대비 0.95%포인트 올랐다. 같은 기간 가계대출 평균 변동금리는 3.63%에서 4.18%로 0.55%포인트 상승했다. 지난해말 0.80%포인트였던 고정금리대출과 변동금리대출의 금리차는 올해 6월말 1.21%포인트로 벌어졌다. 

김인구 한은 금융시장국장은 "장단기금리차 확대 탓"이라고 설명했다. 김 국장은 "고정금리대출의 준거금리인 장기금리가 변동금리대출의 준거금리인 단기금리보다 빠르게 오르면서 두 대출의 금리차도 벌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은행 주택담보대출 고정금리는 주로 금융채 5년물 금리에, 변동금리는 코픽스에 연동된다. 이처럼 은행 대출금리의 기준 역할을 하는 시장금리를 준거금리라고 한다. 

3분기에도 같은 흐름이 지속되고 있다.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 4대 시중은행의 이날 기준 주택담보대출 고정금리는 연 4.38~6.83%로 집계됐다. 약 2개월 전(7월 16일)의 연 4.21~6.12%보다 하단은 0.17%포인트, 상단은 0.71%포인트씩 상승했다. 

같은 기간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는 연 4.10~6.22%에서 연 4.20~6.61%로 하단은 0.10%포인트, 상단은 0.39%포인트씩 올랐다. 고정금리 상승폭이 변동금리 상승폭보다 컸다. 

최 씨는 "금리차가 이리 큰데 고정금리를 택할 차주가 있을지 의문"이라며 "지금보다 금리가 1.00%포인트 더 오른다 해도 고정금리가 더 손해 아니냐"고 지적했다. 

금리가 언젠가는 내려갈 거란 기대감도 차주들을 망설이게 한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일단 고정금리로 전환했다가 금리가 하락한 뒤 다시 변동금리로 돌아가는 방법도 있지만, 3년 내 전환 시에는 중도상환수수료가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 점을 알려주면 차주들이 망설이다가 고정금리 전환을 포기하는 경우가 많다"고 덧붙였다.

박 씨는 "내년이나 늦어도 후년엔 금리가 하락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3년 간 고정금리로 묶이는 게 내키지 않는다"고 했다. 

KPI뉴스 / 안재성 기자 seilen78@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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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재성 / 경제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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