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불황에 은행 퇴직연금도 부진…원리금비보장 '-10%' 속출

안재성 기자 / 2022-09-21 16:43:57
5대 은행 DC·IRP 원리금비보장 모두 두 자릿수 손실…DB는 상대적 선전 증권시장이 가라앉으면서 은행권 퇴직연금 원리금비보장품도 부진의 늪을 헤매고 있다. 최근 1년 수익률이 –10% 이하로 손실이 난 경우가 여럿이다.

21일 전국은행연합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 5대 은행의 확정기여형(DC) 퇴직연금 원리금비보장상품은 모두 최근 1년 간 10% 이상 손실을 냈다. 

하나은행의 최근 1년 수익률이 –13.56%로 가장 낮았다. KB국민은행 –12.32%, 우리은행 –12.09%, 신한은행 –11.63%, NH농협은행 –11.44%를 나타냈다. 

개인형 퇴직연금계좌(IRP) 원리금비보장상품 역시 부진했다. 국민은행이 –13.26%로 제일 큰 손실을 기록했다. 농협은행 –12.57%, 하나은행 –12.53%, 우리은행 –11.85%, 신한은행 –10.81%였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원리금비보장상품은 주식 비중이 높기에 수익률이 증시의 흐름에 좌우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작년에는 수익률이 우수했는데, 올해는 대부분의 상품이 고전을 면치 못하는 모습"이라고 진단했다. 

▲ 5대 은행의 DC·IRP 퇴직연금이 모두 두 자릿수 손실을 냈다. 증시 부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UPI뉴스 자료사진]

확정급여형(DB) 퇴직연금 원리금비보장상품은 DC나 IRP에 비해 선전했다. 하나은행(1.45%)와 신한은행(0.19%)는 이익을 냈다. 농협은행(–4.97%), 국민은행(-5.20%), 우리은행(–5.26%)도 손실률이 한 자릿수에 머물렀다. 

금융권 관계자는 "DB는 회사에서 운용하는데 반해 DC와 IRP는 퇴직연금 가입자 개인이 직접 상품을 고른다는 점에서 차이가 난 듯하다"고 분석했다. 

그는 "개인이 직접 상품을 고를 때 좀 더 공격적인 선택을 하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회사는 자기 돈이 아니기에 원리금비보장상품에 가입할 때도 채권 비중을 꽤 높게 두는 등 신중한 편"이라며 "그런 점이 증시 침체기에 유리하게 작용했다"고 덧붙였다. 

소중한 노후자산인 퇴직연금 가입액이 줄어드는 건 가슴 아프다. 하지만 지금 수익률이 마이너스라고 가입 상품을 즉시 바꾸는 것도 유리하지 않을 수 있다. 

전문가들은 남은 근로 기간 등 자신의 상황에 맞춰 선택할 것을 권한다. 금융권 관계자는 "근로 기간이 오래 남지 않은 장년층은 은행이나 저축은행의 정기예금으로 갈아타는 걸 고려할 만 하다"며 "수익률이 높지 않더라도 손해를 더 확대하는 건 막을 수 있다"고 말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청년층은 현 상품을 그대로 유지하는 선택이 나을 수 있다"며 "장기적으로 현 가입 상품에 편입된 주식 가치가 올라 수익률이 플러스로 전환되는 걸 기대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KPI뉴스 / 안재성 기자 seilen78@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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