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순열 칼럼] 국민의힘 지상과제는 오직 '이준석 쫓아내기'인가

류순열 기자 / 2022-08-28 10:39:05
국민의힘은 대통령을 낸 정당이다. 국정을 책임진 집권여당이다. 그런 정당이 요즘 몰두하는 건 국정이 아니다. 오직 '이준석 쫓아내기'에 혈안이다. 그것 만이 지상과제인 듯하다.

이준석은 자기들이 민주적 절차에 따라 뽑은 당 대표다. 성비위 혐의로 징계를 하든, 탄핵을 하든 법에 따라, 민주적 절차에 따라 하면 된다.

윤석열 대통령과 가까운 국민의힘 주류는 그러지 않았다. 수단과 방법 가리지 않고 '이준석 제거'를 향해 폭주했다. 목적을 위해 꼼수와 우격다짐을 서슴지 않는 모습이었다. 

'내부총질이나 하는 당 대표~' 실수인지,의도인지 권성동 대표 직무대행이 공개해버린 윤 대통령의 문자 메시지가 폭주의 서막이었다. 국민의힘 주류는 이를 "돌격 앞으로" 명령으로 받아들인 듯했다.

폭주에 제동을 건 것은 법원이었다. 비대위 출범으로 '전 대표'가 되어버린 이준석의 비대위 효력정지 가처분신청을 받아들였다. 법원은 "비대위를 둘 만큼 비상상황이 아니"라고 판결했다.

"상임전국위와 전국위 의결로 수십만 당원과 일반 국민에 의해 선출되고 전당대회에서 지명된 당대표와 최고위원의 지위와 권한을 상실시키는 것은 정당의 민주적 내부 질서에 반한다"고도 했다.

그럼에도 폭주를 멈추지 않는다. 27일 의총 결과 당헌·당규를 개정해 새로운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하기로 했단다. 개가 짖어도 기차는 간다는 것인가. 법원은 비상상황이 아니라는데, 정당 민주주의에 반한다는데, 비대위를 두고야 말겠다고 오기 부리는 꼴이다. 이준석을 쫓아내고 말겠다는, 광기에 찬 집념이 느껴진다. 

법원 결정에 대한 첫 반응부터 삐딱했다. 그 못돼먹은 색깔론으로 법원 결정을 깎아내렸다. 주호영 비대위원장이 "재판장이 특정 연구모임 출신으로 편향성이 있고 이상한 결과가 있을 거라는 우려가 있었는데 그 우려가 현실화된 것 같다"고 한 건데, 사실조차 확인하지 않았던 모양이다.
 
재판장인 서울남부지법 민사51부 황정수 수석부장판사가 진보성향의 우리법연구회 출신이라는 얘기였는데, 남부지법은 당일 밤 이례적으로 공지문을 통해 "황 부장판사는 우리법연구회, 국제인권법연구회 소속 회원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이준석은 "다들 제정신이 아니"라고 했는데, 다 그런 것은 아닌 모양이다. 정신차린 목소리도 들린다.

"2020년 당시, 지금 윤석열 대통령의 정치적 터닝포인트였던 추미애 장관의 직무정지 결정에 대한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인용한 조미연 판사는 우리법연구회 후신인 인권법연구회 출신이고 광주출신이었다. 한명숙, 김경수, 정경심 유죄판결에 대해 판사의 성향을 비난하며 불복했던 민주당의 가증스러운 내로남불을 우리 국민의힘이 그대로 따라하는 부끄러운 짓이다." 

국민의힘 비전전략실장을 지낸 김근식 경남대 교수는 주 비대위원장의 행태를 두고 "내로남불을 그대로 답습하는 정치적 자폭행위"라고 비판했다. 

더 절절한 자성과 탄식도 나온다. 3선 하태경 의원은 "우리당이 법원과 싸우려하고 이제 국민과 싸우려 한다. 민주주의도 버리고 법치주의도 버리고 국민도 버렸다. 다섯시간 동안 의총을 열어 토론했는데 결론이 너무 허망하다"고 했다.

하 의원은 의총에서 법원 판결을 존중해서 비대위를 즉각 해산하고, 새 원내대표를 선출하자는 의견을 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한다. 의총 직후 그는 기자들에게 "우리당 망했다"고 했다.

김웅 의원은 초간단 설명으로 상황을 정리했다. 지도부가 비대위 체제 유지를 추진하는 것에 대해 "설렁탕을 시켜서 설렁탕 주문을 취소했다. 그런데 설렁탕 주문을 취소한 것이지 공깃밥과 깍두기까지 취소한 것은 아니지 않느냐고 주장하는 것과 똑같은 것"이라고 했다. 

민생은 위기다. 물가는 치솟고, 경기는 내리막이다. 바깥 경제환경도 적대적이다. 한국 최대수출국 중국은 냉랭하고 최대 우방 미국은 이기적이다. 5월 방한해 우리 기업이 안긴 선물보따리를 바리바리 챙겨간 바이든 대통령은 인플레 감축법으로 우리 기업의 뒤통수를 쳤다.

이런 위기 상황에서 집권여당은 대체 뭘 하고 있는 건가. 국민 고통을 덜어주기는커녕 국민 걱정만 키우고 있다.

당 혁신위원장인 최재형 의원은 페이스북에 "가처분을 둘러싼 문제가 불거진 것은 양두구육이 아니라 징계 이후 조용히 지내던 당 대표를 무리하게 비대위를 구성하여 사실상 해임했기 때문"이라고 했다.

최 의원은 "그래도 모든 것은 빈대 때문이니 초가삼간 다 태우더라도 빈대만 잡으면 된다는 당"이라며 "나라와 당에 대한 걱정으로 잠 못이루는 밤"이라고 탄식했다. 

▲ 류순열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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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순열 / 편집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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