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사당화' 주장 비명계 집단반발, 영향 준 듯
비대위, '권리당원 전원투표' 뺀 당헌 재추진 결정
李 방탄용 '기소돼도 당직 유지'…계파갈등 예고 더불어민주당 중앙위원회는 24일 '이재명 방탄용 꼼수'라는 비판이 나온 '당헌 80조 개정안'과 당헌에 '권리당원 전원투표 우선' 조항(14조 2항)을 신설하는 내용이 담긴 개정안을 표결에 부쳐 모두 부결했다.
두 당헌 개정안에 대해 비명(비이재명)계가 '이재명 사당화'를 주장하며 집단반발한 것이 중앙위 투표에 영향을 줬다는 분석이 나온다.
그러나 표결 직후 비상대책위가 "'권리당원 전원투표 우선' 조항 신설을 제외한 당헌 개정안을 다시 추진하겠다"고 밝혀 계파갈등 등 후폭풍이 예상된다.
당 안팎에선 "이재명 사당화 논란을 우려하는 당내 여론을 비대위가 외면하는 게 아닌가"라는 의구심이 나온다.
신현영 대변인은 당헌개정의건 관련 비대위 회의 후 기자들에게 "중앙위에서 당헌 개정안이 통과되지 못한 이유에 대해 분석하고 후속조치를 논의했다"며 "권리당원 전원투표에 대한 최근 공방과 일부 의원의 이의제기를 감안해 이를 제외한 나머지 당헌 개정안을 다시 당무위원회에 올리는 것으로 결론을 냈다"고 밝혔다.
'이재명 방탄' 논란이 있는 당헌 80조 개정안이 다시 당무위에 올라가는 것이다. 앞서 민주당은 당헌 80조 1항의 '당직자가 부정부패 혐의로 기소됐을 때 직무를 정지한다'는 내용은 손대지 않았으나 '정치탄압' 여부를 판단해 직무정지 조치를 취소할 수 있는 '구제' 결정 주체(3항)를 바꾼 개정안을 내놨다. 당 윤리심판원이 아닌 당무위가 구제를 결정하도록 했다.
윤리심판원은 외부 인사가 원장인 독립 기구다. 반면 당무위는 당대표가 의장이다. 이재명 의원이 당대표에 선출된 뒤 기소되더라도 당직 정지 여부를 '셀프'로 결정하게 되는 것이다. 당무위는 오는 25일, 중앙위는 26일 다시 열릴 예정이다.
민주당은 이날 제6차 중앙위원회를 소집해 △전국대의원 의장 및 부의장 선출의 건 △강령 개정안 채택 건 △당헌 개정안 채택 건을 상정하고 중앙위원 온라인 투표를 실시했다. 당헌 개정안 채택 건은 재적 중앙위원 566명 중 찬성 268명(47.35%)으로 50%에 미달해 부결됐다. 당헌 80조 개정안과 '전당대회 의결보다 권리당원 전원투표를 우선한다'는 조항 신설안이 중앙위 투표 결과 무산된 것이다.
비대위는 부결 이유를 '권리당원 전원투표' 조항 신설 탓으로 보고 있다. 신 대변인은 "최근 이틀동안 여러 의원이 의견을 줬는데 신설조항에 대한 의견이었다"고 전했다. 당내에서 충분한 토론과 숙의 과정을 거치지 못했다는 점을 고려했다는 것이다. 그는 "재적 중앙위원 566명 중 투표에 참여한 430명 중 찬성이 268명, 반대 162명로 찬성이 반대에 비해 압도적으로 많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두 개정안은 추진 과정에서 공통적으로 '사당화 논란'을 불렀다. 검·경 수사를 받고 있는 이 의원의 당대표 당선이 확실시된 상황에서 정치탄압 판단 주체를 당무위로 변경하는 것은 정무적 판단으로 신속하게 구제가 가능하도록 한 '꼼수'라는 비판이 일었다. 권리당원 전원투표 신설과 관련해선 이 의원 강성 지지층인 '개딸' 목소리가 '과대대표' 돼 당의 주요 의사결정을 좌우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당헌 80조 절충안'도 논란의 여지가 많다. 그런데도 비대위가 서둘러 재추진 결정을 내린 것은 무리수라는 지적이 나온다. 임기가 고작 며칠 남은 우상호 비대위가 새 지도부 눈치를 보며 정치적 부담을 떠안는 모양새이기 때문이다.
만약 이번에도 당헌 개정안이 부결될 경우 '당헌 80조 개정'이 중앙위 부결의 원인이라는 점이 명확해진다. '이재명 방탄용 꼼수'에 대한 당내 거부감이 확인되는 것이다. 비대위도 꼼수 지적을 받는 개정안을 지나치게 밀어붙였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게 된다.
비명계는 대체로 '이재명 방탄용·사당화'에 대한 우려가 중앙위 부결이라는 결과를 낳았다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박용진 의원은 개정안 부결 후 기자들에게 "이번 당헌 개정이 어떤 의미로 우리 중앙위원들에게 다가섰는지도 분명해졌다"고 평가했다. 박 의원은 "두 개정안에 대한 논란을 통해 당 안에 국민의 눈높이와 상식에서 정치를 하고자 하는 건강함이 훨씬 더 많이 자리잡고 있다는 점이 확인됐다고 자신있게 말씀드린다"고 환영의 뜻을 표했다.
KPI뉴스 / 조채원 기자 ccw@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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