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백 년 만의 가뭄 속에 '스페인 스톤헨지' 다시 등장

김당 / 2022-08-19 16:39:36
기원 전 5000년 거석…프랑코 독재 시절 저수지에 잠겨
가뭄으로 저수지 수위 28%까지 떨어져 고인돌 드러나
이베리아, 1200년만에 가장 건조…스페인 산불 28만ha 전소
기후변화로 유럽이 수백 년 만의 극심한 가뭄과 폭염으로 인한 산불로 최악의 여름을 나고 있지만 고고학자들은 뜻하지 않는 기쁨을 누리고 있다.

▲ AP 통신은 19일 유럽 및 아프리카의 가뭄 소식을 전하면서 지난 13일 한 주민이 발데카나스 저수지에서 가뭄으로 등장한 '과달페랄의 고인돌' 옆에 서 있는 장면을 '이번주 사진'으로 꼽았다. [AP 뉴시스] 

로이터 통신은 18일(현지시간) 스페인 중부 카세레스 지방의 발데카나스(Valdecanas) 저수지 수위가 28%로 떨어진 가운데 갈라진 호수 바닥에서 거대한 선사시대 기념물이 나타났다고 보도했다.

'과달페랄의 고인돌(Dolmen of Guadalperal)' 또는 '스페인 스톤헨지(Spanish Stonehenge)'라고 부르는 수십 개의 거석 단지의 역사는 기원전 5000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1926년 독일 고고학자 위고 오버마이어(Hugo Obermaier)가 발견한 이 기념물은 프랑코 독재 시절 농촌개발 프로젝트로 물에 잠겼고, 그 이후로 4번만 물 밖으로 완전한 모습을 드러냈다.

마드리드 콤플루텐세 대학의 고고학자 엔리케 세딜로(Enrique Cedillo)는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놀라운 일"이라며 "접근할 수 있는 드문 기회"라고 말했다.

'스페인 스톤헨지'에 대해서는 묘지나 물물 교역소, 의식 장소 또는 다가올 기근을 예언하는 심각한 수위 경고 같은 다양한 속설이 혼재하지만, 이 구조물을 건립한 문명과 그 용도에 대해서는 알려진 바가 거의 없다.

로이터는 "고인돌이 등장하면서 고인돌 관광이 시작됐다"는 보트 투어 사업을 하는 주민을 인용해 가뭄이 이 지역 관광업에도 희소식이라고 전했다.

▲ 18일(현지시간) 포르투갈 세하 다 이스트렐라산맥 인근 고베이아에서 한 소방관이 산불을 진압하고 있다. 포르투갈 소방당국은 세하 다 이스트렐라 국립공원의 소나무 숲 산불을 2주 동안 진압하고 있었으나 이날 오후 새로운 화재가 발생해 고베이아를 위협하고 있다고 밝혔다. [AP 뉴시스] 

하지만 지역 농민들은 스톤헨지가 모습을 드러낸 것이 다가올 기근을 예언하는 것 같아 불안하기만 하다.

한 지역 농민은 "봄부터 비가 내리지 않아 가축을 위한 물이 없어 물을 운반하고 있다"고 말했으며, 또 다른 농민은 자신이 키운 달콤한 고추 작물이 황폐화되었다고 말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AP 통신은 19일(현지시간) 유럽 및 아프리카의 가뭄 소식을 전하면서 지난 13일 한 주민이 발데카나스 저수지에서 가뭄으로 등장한 '과달페랄의 고인돌' 옆에 서 있는 장면을 '이번주 사진'으로 꼽았다.

전통적으로 더 건조한 남부 지역뿐만 아니라 스페인 전역의 저수지가 마르고 있는 가운데 스페인 정부는 스페인이 60년 만에 두 번째로 건조한 겨울을 보낸 이후 올해 초부터 가뭄이 시작됐다고 밝혔다고 AP 통신은 전했다.

또한 스페인과 포르투갈에는 가뭄으로 대형 산불이 발생해 지난 달에 이어 또 다시 화마와 싸우고 있다.

▲ 유럽산불정보시스템(EFFIS)에 따르면 스페인은 19일 현재 올해 발생한 386건의 산불로 인해 28만3747ha의 산림이 피해를 입었다. [EFFIS 캡처]

유럽산불정보시스템(EFFIS)에 따르면 특히 스페인은 19일 현재 올해 발생한 386건의 산불로 인해 28만3747ha의 산림이 전소되었다. 산불 건수와 피해 면적 모두 수십 년 만에 최대로 피해 면적은 2006년 이후 연평균 6만7000㏊의 4배가 넘는 규모다.

네이처 지오사이언스(Nature Geoscience) 저널에 실린 한 연구에 따르면, 기후 변화로 인해 이베리아 반도가 1200년 만에 가장 건조한 상태가 되었으며 겨울 강우량이 더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KPI뉴스 / 김당 대기자 dangk@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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