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영진의 부동산경제] 건설 도급 공사 보고(寶庫) '8·16 주거안정화 대책'

최영진 / 2022-08-18 18:16:25
대책 발표 이후 주요 건설사 주가 하락 추세
재건축 규제 완화 건설업계 기대에 못 미쳐
그러나 연간 아파트 42만가구, 공사비 62조
GTX 등 대형 토목사업…수주물량 풍성할 듯
주택 270만 가구 공급을 골자로 한 '8·16 주거 안정화 대책'이 발표된 날 건설업종 주가는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아파트 부문 3대 메이저 GS·대우·현대 3사 주가 모두 예상과 달리 주르륵 흘러내렸다.

22년도 시공능력평가 아파트 실적 1위 업체인 GS건설은 3.31%, 2위 대우건설은 2.64%, 3위 현대건설은 2.6% 하락했다. 대책 발표 전까지만 해도 건설업계 분위기는 고무되어 있었다. 주요 건설사 주가도 며칠간 상승세를 이어갔다.

그랬던 시장 흐름은 막상 대책 내용이 드러나자 싹 가라앉는 기류로 바뀌었다. 주요 방안들이 건설업계의 욕구를 충족시키지 못했다는 평가다.

관련업체들이 가장 바랐던 것은 재건축 사업의 획기적인 규제 완화였다. 특히 사업성과 직결되는 재건축 초과 이익 환수제도에 대해 대폭적인 손질을 기대했던 모양이다.

그러나 대책에는 구체적인 언급 없이 9월에 장기 보유 1주택자와 노령자에 대한 부담금 감면 등을 포함한 세부적인 부담금 완화방안을 마련하겠다는 것으로 마무리했다.

물론 안전진단 기준 완화, 사업기간 단축 방안 등의 내용은 들어있지만 업계는 이것만으로 만족을 못하는 눈치다.

▲ 정부가 '국민 주거안정 실현방안'을 발표한 지난 16일 오후 서울 롯데월드타워 전망대 서울스카이에서 내려다본 잠실 아파트 단지. [뉴시스] 

아파트 공사 상위 20개 맡으면 공사비 업체당 3조 원 규모

공급물량을 전 정부보다 13만 가구나 늘렸는데도 불만이라면 욕심이 너무 과한 것 아닐까.

직접 아파트를 분양해서 얻는 이득은 차치하고라도 순수 건설 공사의 수주 금액만 봐도 결코 적은 액수가 아니다.

계산을 해보자. 총 계획물량 270만 가구 중 아파트 물량은 대충 210만 가구 정도 된다. 지난해 전국의 주택 인허가 물량 가운데 아파트가 차지하는 비율이 77.6%인 점을 감안해 계산된 수치다.

이를 연간 공급 물량으로 환산하면 평균 42만 가구다. 그러니까 아파트 건설 물량만 쳐도 매년 42만 가구 정도 된다는 소리다.

여기에다 아파트 한 채의 평균 면적을 곱하면 전체 건축 연면적이 계산된다. 신규 분양 아파트 평균 면적에 대한 공식 자료가 없어 지난해 통계청이 일반 가구를 대상으로 조사한 전국 아파트 평균 면적 69.7㎡(21평)을 기준으로 삼아보자.

총 건설 연면적은 2927만㎡(882만 평)이고 여기에 국토교통부가 고시한 공동주택 기본형 건축비 평당 700만 원을 적용할 경우 연간 총 아파트 건축비는 61조7000억 원 가량 된다.

엄청난 숫자다. 상위 20개 건설사가 대부분의 아파트 공사를 담당한다고 가정할 때 업체 당 3조 원 가량의 공사 일감을 따게 된다는 말이다.

정부가 정하는 표준 건축비는 도급 공사비와 성격이 좀 달라 업체들의 실제 수주 금액은 좀 줄어들지 모른다.

그래도 옵션을 비롯해 이것저것 따지면 큰 차이는 없을 듯하다. 조합이나 시행사와 같은 사업주체가 자기 이득을 너무 챙기지 않는다면 말이다. 

여기에 일반 건축물이나 토목공사를 포함하면 대형 건설사 일감은 넘쳐난다고 말해도 큰 무리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대폭적인 재건축 규제 완화 요구는 과하다는 지적 많아

그런데도 건설사들은 왜 불만일까. 재건축을 확 풀어야 개발 이익이 많아지는데 이를 충족시키지 못해서다.

재건축이나 재개발 같은 사업은 대형 건설사가 사업주체인 조합을 어떻게 요리하느냐에 따라 도급 공사비가 크게 달라진다.

과거와 비교할 때 지금은 많이 맑아졌다 해도 여전히 흑막 뒤에서의 거래는 존재하기 때문이다.

정부가 정비사업의 투명성을 높이겠다고 강조하는 이유도 이런 연유 때문이지 싶다.

재건축은 그렇다 치고 정부가 제시한 새로운 개발 모델 도심복합단지 사업도 고부가가치 프로젝트로 꼽힌다.

부동산 신탁사 등이 참여하는 구조여서 건설사의 자금 부담이 줄어드는 이점도 있다.

사업 기간이 오래 걸린다는 게 단점이지만 도심복합타운이라는 것은 속성상 장기적으로 추진하는 상품이다. 일본 도쿄 등에서 시행된 도심 복합단지들은 보통 20년 이상 소요됐다.

사업 기간이 길면 투자비 회수가 늦어지고 사업 도중 예기치 못한 변수가 생길 수도 있으나 자금을 신탁사가 책임지는 구조라면 건설사 입장에서는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단순 도급 공사 형태는 리스크가 별로 없다.

'8·16 대책' 목마른 건설사에게 단비 역할 기대

이런 점들을 감안할 때 8·16 대책은 가뭄의 단비 역할을 할지 모른다.

주택뿐만 아니라 GTX와 같은 대형 토목 프로젝트도 함께 추진됨으로써 많은 일감이 제공되기 때문이다.

전 정부 시절엔 호반건설과 같이 아파트 분양 수익까지 챙기는 몇몇 개발업체가 큰돈을 번데 반해 일반 도급 업체는 재미를 별로 보지 못한 것으로 알려진다.

정부가 고시하는 건축비가 빠듯해 공사 도급 업체의 이문이 박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윤 정부 부동산 정책의 무게 추는 공급 확대 쪽에 쏠려있어 아무래도 건설사들의 이득은 커질 것이라는 분석이 강하다.

물론 정부가 내놓은 대책이 계획대로 잘 추진됐을 때 그렇다는 얘기다.
 
KPI뉴스 / 최영진 대기자 choibak14@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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