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재건축 단지'도 무너졌다…'반포 3주구' 7.5억 폭락

안재성 기자 / 2022-08-04 16:59:37
부동산 장기침체 우려 커져…미래 최신형 아파트 매력 ↓
"강남도 완연한 내리막길…향후 6~7년 간 침체 전망"
재건축 대상 아파트 단지는 대개 신축 아파트 단지 이상으로 인기가 높다. 재건축이 완료되기까지 몇 년 혹은 10년 이상 걸리기도 하지만, 미래 시점에서의 최신형 아파트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곧 재건축이 될 것"이란 소문만 돌아도 집값이 훌쩍 뛴다. 재건축이 확정된 곳의 조합원 입주권은 신축 아파트가 완공된 후의 예상 가격에 거의 근접한 가격으로 거래되곤 한다. 

재건축 단지 중 '최고봉'은 단연 서울 강남권 재건축 단지다. 그런데 최근 강남권 재건축 단지 중에서도 최고 인기 단지로 유명한, 서울 서초구 반포동의 '반포주공1단지 3주구' 조합원 입주권 가격이 폭락했다.

4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반포 3주구의 한 조합원 입주권이 지난달 28일 29억5000만 원에 매매됐다. 직전 거래가(37억 원) 대비 7억5000만 원 폭락한 가격이다. 

반포 3주구는 총 1490세대로, 전 세대 면적은 전용 72.5㎡로 동일하다. 지난해 7월 관리처분인가를 받아 재건축을 위한 모든 관문을 통과했다. 올해 5월까지 주민들이 이주를 완료했으며, 현재 건물 철거가 진행 중이다. 시공사는 삼성물산이고, 오는 2026년 상반기 입주 예정이다. 

반포 3주구는 입지가 우수할 뿐 아니라 강남에 마지막으로 남은 5층짜리 대단지 아파트란 점이 최대 강점으로 꼽힌다. 층수가 낮은 만큼 조합원들의 대지지분이 높게 나온다. 반포 3주구 조합원은 전용 84㎡(34평형) 신축 아파트를 분양받으면서 추가분담금을 내기는 커녕 3000만 원 가량의 환급금까지 받을 수 있다. 

▲ 최고 인기 재건축 단지로 꼽히는 '반포주공1단지 3주구'의 조합원 입주권 가격이 최근 폭락했다. 현장과 전문가 모두 충격적이라는 반응이다. 사진은 반포주공1단지 전경. [뉴시스] 

최고 인기 재건축 아파트 단지의 가격 폭락에 현장과 전문가 모두 충격적이라는 반응이다. 

서울 서초구 반포동의 한 공인중개사는 "소식을 듣고 귀를 의심했다"고 혀를 내둘렀다. 그는 "집값이 하락세로 돌아서고 매수 수요가 급감한 후에도 반포 3주구는 매수 문의가 끊이지 않을 만큼 높은 인기를 자랑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집값 하락세의 파도가 여기까지 밀려들어왔나 하는 생각에 심장이 떨린다"고 했다.

한문도 연세대 금융부동산학과 교수도 놀라움을 표하며 "강남권 재건축 단지도 완연한 하락세로 돌아서는 양상"이라고 판단했다. 

매매거래에서 각각의 조합원 입주권의 배정 평형은 공개되지 않았다. 하지만 조합원 입주권의 배정 평형 차이가 있다 해도 7억5000만 원의 가격 차이는 설명할 수 없다는 게 일반적인 관측이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배정 평형이 클수록 미래 가치도 올라가지만, 대신 해당 입주권 매수자는 더 많은 추가분담금과 재건축초과이익환수금을 부담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반포 3주구의 경우 34평형을 배정받은 조합원까지는 환급금을 받지만, 전용 100㎡(39평형)을 배정받은 조합원은 3억 원 가량의 추가분담금을 내야 한다. 배정 평형이 커질수록 추가분담금도 더 늘어난다. 또 반포 3주구의 평균 초과이익환수금은 약 4억200만 원인데, 역시 배정 평형이 클수록 더 많이 내야 한다. 

추가분담금과 초과이익환수금은 고스란히 입주권 매수자가 부담해야 한다. 따라서 그만큼 가격도 할인된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배정 평형에 따라 1~2억 원 정도의 차이는 날 수 있어도 7억 원이 넘는 격차는 발생할 수 없다"며 "단지의 매력이 급감한 것"이라고 진단했다. 

김기원 리치고 대표는 "강남권 재건축 단지도 내리막길을 걷기 시작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시장의 대세는 이미 결정됐다"며 "집값 하락 흐름이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최근 수도권 청약 단지에 미분양이 속출하는 등 미래 시점 최신형 아파트에 대한 기대감이 하락하는 추세"라면서 "그런 흐름이 강남권 최고 인기 재건축 단지로도 옮겨 붙은 듯 하다"고 분석했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올해 6월 기준 수도권 미분양 주택은 총 4456가구로 지난해 12월(1509가구) 대비 3배 가까이 급증했다. 

이는 부동산의 장기침체가 우려되기 때문으로 여겨진다. 완공된 아파트의 가격이 지금 예상하는 가격에 못 미칠 것이 염려돼 선뜻 사질 못하는 것이다. 

한 교수는 "앞으로 4~5년 간은 부동산시장 침체가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 대표는 "짧으면 3~4년, 길면 6~7년 간 침체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KPI뉴스 / 안재성·안혜완 기자 seilen78@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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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재성 / 경제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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