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최초 월세 비중 50% 돌파…"전세의 월세화 현상 가속화될 듯" 주택 전세대출 금리가 고공비행하면서 월세가 더 싸지는 현상이 보편화하고 있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 5대 은행의 올해 7월 말 기준 전세자금대출 금리는 연 3.87~6.22%로 집계됐다. 3월 말의 연 3.38~4.82%보다 하단은 0.49%포인트, 상단은 1.40%포인트씩 오른 수치다.
KB국민은행의 월간 주택가격통계 자료에 따르면, 7월 서울 아파트 평균 전월세 전환율은 3.20%, 6월은 3.19%를 기록했다.
전월세 전환율은 전세를 월세로 전환할 때 적용되는 비율이다. 보증금을 1억 원 깎는 대신 1년 간 내야 하는 월세 총합 300만 원이 되도록 전환계약할 경우 전월세 전환율은 3%가 된다.
최근 금리에 맞춰 1억 원의 전세대출을 받은 차주는 은행에 최소 연간 300만 원대 후반, 최대 600만 원이 넘는 이자를 내야 한다. 그러나 최근 시세로 전세를 월세로 전환해 보증금 1억 원을 낮췄을 때 내야 하는 연간 월세는 평균 300만 원대 초반 수준이다. 세입자에게 전세보다 월세가 더 싼 셈이다.
월세는 계약 체결 후 2년 간 고정되는 점, 2년 후에도 계약갱신청구권과 임대료 상한제를 활용해 월세 상한폭을 5% 이내로 조절할 수 있다는 점도 강점으로 꼽힌다.
전세대출은 변동금리로 받을 경우 보통 6개월이나 1년에 한 번씩 금리가 변한다. 금리 인상폭에도 상한이 없다. 최근 전세대출 이자부담이 작년 같은 달보다 2~3배 불어나 이자부담에 신음하는 세입자들이 늘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당장 가입시점의 대출금리는 변동금리가 낮기에 변동금리를 택하는 차주의 비중이 오히려 더 높다"며 "향후 금리가 더 오를 전망이라 우려가 큰 차주들이 여럿"이라고 말했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월세가 전세보다 더 싸지면서 최근 집주인보다 세입자들이 오히려 더 월세를 선호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요새 전세는 매물이 잘 소화되지 않고, 가격도 자꾸 내려가는 흐름"이라며 "전세와 달리 월세는 매물이 빠르게 소진된다"고 덧붙였다.
국토부에 따르면, 올해 6월 전월세 거래 중 월세 비중은 50.2%로 절반을 넘었다. 관련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2011년 이후 처음으로 지난 4월 월세 비중이 50%를 넘은 뒤 3개월 연속 50% 초과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앞으로도 '전세의 월세화' 현상이 가속화할 것으로 예상한다. 김인만 김인만부동산연구소장은 "금리가 문제"라면서 "전세의 월세화 추세는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제경 투미부동산컨설팅 소장은 "전세대출 금리가 오르다보니 임차인들도 월세를 선호하는 경향"이라며 "전세의 월세화가 가속화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김인만 소장은 "사실 우리나라 외에는 전세 제도가 존재하지 않는다"며 "'깡통 전세'의 위험을 우려하는 임차인들도 많아 서서히 '월세 시대'로 가는 듯하다"고 진단했다. 전셋값이 매맷값보다 임차인이 전세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할 위험이 높은 경우를 깡통 전세라고 한다.
세입자들의 월세 선호로 전세의 인기가 떨어지면서 전셋값은 하락세다. 국민은행에 따르면, 7월 서울 아파트 평균 전셋값은 6억7788만 원으로 전달(6억7792만 원)보다 내려갔다. 전월 대비로 서울 아파트 평균 전셋값이 떨어진 건 지난 2019년 4월(4억6210만원) 이후 39개월 만에 처음이다.
전셋값 하락은 곧 집값 하락으로 연결될 전망이다. 한문도 연세대 금융부동산학과 교수는 "전세로 인해 정상적인 수요 이상의, '갭투자 가수요'가 생겼다"며 "집값 상승의 주요 원인 중 하나"라고 지적했다. 전세보증금이 무이자 레버리지 역할을 해 자금이 부족한 사람도 고가의 집을 매수할 수 있도록 도왔다는 분석이다.
KPI뉴스 / 안재성·안혜완 기자 seilen78@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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