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의회 개원 이래 '최장 파행' 불명예...정상화 불투명

정재수 / 2022-07-22 21:03:11
2010년 8대 의회의 12일 파행 기록 갈아 치워
김동연 지사까지 파행 빌미 제공...정상화 불투명
17개 광역의회 중 유일하게 원 구성 못해 비난 빗발
'78대 78'이라는 사상 초유의 여야 동수 11대 경기도의회가 개원이래 '최장 파행'이라는 불명예를 안게 됐다. 또 22일 현재 전국 17개 광역의회 가운데 유일하게 원 구성을 못한 광역의회라는 오명을 갖게 됐다.

▲ 경기도의회 전경 [경기도의회 제공]

이런 상황에서 김동연 경기지사가 경기도의회 야당의 거센 반발에도 불구하고 '경제부지사' 임명을 강행, 도의회 파행이 한 치 앞도 가늠하기 어려운 격랑 속으로 빠져들었다.

결국 시민단체들이 나서 민생을 볼모로 한 경기도의회의 파행을 거세게 비난하며 정상화를 촉구하고 나섰지만 여야간 협상이 이뤄질 지는 불투명하다.

이전투구 경기도의회 파행...김동연 지사도 한 몫

경기도의회의 파행에는 의장 선출 방식과 '경제부지사' 관련, 지난 10대 의회의 조례안 강행 통과가 자리잡고 있다.

의장 선출 방식을 놓고 국민의힘은 '경기도의회 회의 규칙'에 따라 전·후반기 모두 선거를 통해 선출해야 한다는 입장인 반면, 민주당은 전·후반기 한 번씩 양당이 돌아가면서 맡되, 전반기는 자신들이 맡겠다며 버텨 좀처럼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김 지사가 당선인 시절 준비한 조직개편 개정 조례안이 의회 파행에 기름을 부은 격이 됐다.

개정안은 정무직인 기존의 평화부지사를 경제부지사로 이름을 바꾼 뒤 경기도 3명의 부지사 가운데 최대 권한을 부여하는 게 골자인 데, 김 지사는 이 조례안을 지난달 28일 임기 2일을 남긴 당시 절대 다수당이었던 제10대 민주당을 통해 의결을 강행했다.

경제부지사는 경기도의 핵심 조직인 3실 가운데 기획조정실을 제외한 경제실과 도시주택실 2실 외에도 행정1부지사 소관의 공정국, 농정해양국을 관장하는 권한을 부여받아 정무직이면서도 제1행정부지사를 능가하는 자리가 됐다.

이에 국민의힘은 김 지사가 도정 운영의 키워드로 강조한 '협치'를 지키라며 경제부지사와 산하 기관장 추천권까지 요구, 말 그대로 진퇴양난의 형국이 됐다.

8대 의회 12일…11대 현재 22일째 파행 '진행중'

경기도의회가 의장 선출과 원 구성을 하지 못한 채 파행으로 치달은 것은 1956년 8월 처음 문을 연 이래 지난 8대에 이어 2번 째다.

2010년 7월 1일 개원한 8대 의회는 출범 닷새만인 6일 본회의를 열고 의장과 부의장을 선출할 계획이었지만, 당시 교섭단체 간 갈등을 빚으며 12일간 파행을 겪었다.

8대 경기도의회는 새정치민주연합이 81석, 한나라당 50석을 차지했다. 당시 다수당인 새정치민주연합이 의원 숫자로 의정을 밀어 붙이면서 한나라당의 반발이 야기됐다.

당시 한나라당 금종례 의원은 첫 본회의에서 의사진행 발언을 통해 "원 구성을 추진하면서 34%의 의석 비율을 차지하고 있는 한나라당과 일체 협의나 논의를 거절하고 있다"면서 "교섭단체 간 충분한 대화와 교섭이 이뤄진 후 의장, 부의장 투표를 할 수 있도록 정회를 요구한다"고 밝혔다.

이에 김경호 새정치민주연합 의원 등이 반대 의사진행을 신청, "의장 직무대행이 의장을 뽑는 의무를 해야 한다"며 바로 의장 선출에 나서 줄 것을 요구했다. 하지만 당시 의장 대행을 맡았던 한나라당 김진춘 의원이 "교섭단체 간 협의을 진행하라"며 정회를 선언해 파행이 시작됐다.

이후 8대 도의회는 여야간 협의를 거쳐 일주일 후인 13일 전반기 의장에 새정치민주연합 허재안 의원, 부의장에는 새정치민주연합 김경호·새누리당 강석오 의원을 각각 선출했다. 이어 11개의 상임위원회와 2개의 특별위원회도 구성했다.

▲ 경기도상인연합회와 경기도소상공인연합회 회원들이 22일 경기도의회 앞에서 도의회 정상화 촉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시스]


광역의회 중 유일하게 개원 못해…시민단체, 정상화 촉구

경기도의회를 제외한 전국 16개 광역 시도의회 가운데 세종특별자치시의회와 제주특별자치도의회, 인천광역시의회는 지난 1일 개원과 함께 전반기 의장을 선출하면서 의정활동에 들어갔다.


강원도의회와 충북도의회, 전북도의회도 같은 날 의장을 선출했다. 4일에는 서울특별시의회와 대구광역시의회, 충남도의회, 경북도의회가 의장을 선출하고 원 구성을 마쳤다.

부산광역시의회와 경남도의회는 5일에, 전남도의회는 6일, 울산광역시의회는 7일에 본회의를 개최하고 의장을 선출, 활동에 들어갔다. 광주광역시의회는 조금 늦은 지난 11일에 전반기 의장을 선출했다.

경기도의회만 사상 '최장 파행'이 이어지자 시민사회단체들이 나서 의회 정상화를 촉구하고 나섰다.

경기도상인연합회와 소상공인연합회 회원 50여 명은 이날 경기도의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아직까지 개원조차 못하는 초유의 상황에 도민들은 개탄을 금할 수 없다, 본분을 망각하고 자당의 이익에 매몰돼 도민의 힘든 삶은 안중에도 없다"며 조속한 정상화를 요구했다.

앞서 지난 20일 경실련 경기도협의회도 성명을 통해 "상생과 협력이 사라진 경기도의회의 피해는 결국 도민들에게 돌아간다"면서 "양당은 더 이상의 극단의 대립을 멈추고 의장 선출과 원 구성을 위한 협상에 성실히 임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KPI뉴스 / 정재수 기자 jjs3885@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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