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둔촌주공 시공단, 회계법인에 조합 자산 감평 의뢰"…경매 절차 착수?

안재성 기자 / 2022-07-13 17:21:48
시공단, 사업비대출 대위변제 후 구상권 행사 방침…"감평은 경매 위한 사전 절차"
정상위, 시공단과 협의체 구성 추진…공사 재개 위해 구상권 행사 유예 요청할 듯
"집행부 해임 발의에 조합원 2000명 넘게 참여…해임 후 사업 정상화 가능"
둔촌주공 시공사업단(현대건설·HDC현대산업개발·대우건설·롯데건설)이 회계법인에 둔촌주공 사업부지에 대한 감정평가를 의뢰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업부지 경매를 위한 사전 절차라는 해석이 나온다. 

회계업계 관계자는 "시공단이 최근 한 대형 회계법인에 둔촌주공 재건축 조합의 자산, 즉 사업부지에 대한 감정평가를 의뢰했다"고 13일 밝혔다. 이어 "의뢰를 받은 회계법인은 감정평가 작업에 착수했다"고 덧붙였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사업부지 경매를 위한 사전 절차인 듯 하다"고 지적했다. 이미 NH농협은행 등 둔촌주공 대주단은 다음 달 만기인 사업비대출 7000억 원에 대해 채무자인 조합 측에 만기연장 거절을 통보했다. 

조합에는 남은 돈이 거의 없어 빚을 갚을 수 없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대주단은 연대보증인인 시공단에 채무 상환을 요구할 계획이다. 시공단은 일단 빚을 대신 갚은 뒤 조합에 구상권을 행사할 방침이다. 

구상권을 통해 시공단은 사업부지를 경매에 붙일 수 있는 권한을 획득할 수 있다. 그 전에 사업부지의 가치가 어느 정도인지 정확히 측정하는 절차를 진행 중인 것으로 여겨진다. 

만약 경매가 실행될 경우 조합원들은 강제 현금청산의 운명에 처하게 된다. 사업부지를 손에 넣은 시공단은 임대주택을 제외한 나머지 물량 전부를 일반분양할 전망이다. 

▲ 둔촌주공 시공단이 회계법인에 사업부지 감정평가를 의뢰한 것으로 알려져 경매를 위한 사전 절차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사진은 공사가 멈춘 둔촌주공 재건축 사업 현장. [뉴시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경매를 피할 방법이 없는 건 아니다"며 둔촌주공 조합 정상화 위원회가 추진 중인 현 조합 집행부 해임에 주목했다. 그는 "시공단은 현 집행부에 신뢰를 잃어 강경 일변도로 나가고 있다"며 "집행부가 바뀌면, 시공단의 태도도 변화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최근 공사 재개를 위한 서울시 중재마저 사실상 실패로 돌아가면서 해임에 찬성하는 조합원들이 빠른 증가 추세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상위 관계자는 "이미 2000명이 넘는 조합원들이 해임 발의에 참여했다"고 강조했다. 

집행부 해임은 조합원 과반수 이상이 참석한 조합원 총회에서 참석자 과반수 이상의 찬성으로 의결된다. 둔촌주공 조합원 수가 총 6200명이므로 최소 1551명으로도 해임이 가능하며, 확실하게 하려면 3100명 이상을 모아야 한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2000명이 넘는 조합원들이 찬성한다면, 해임 가능성이 꽤 높다"고 진단했다. 

정상위는 이날 시공단과 만나 공사 재개를 위한 협의체 구성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정상위 관계자는 "협의체 구성과 함께 사업비대출을 대신 갚더라도 구상권 행사는 유예해달라고 요청할 것"이라고 말했다. 시공단이 협의체 구성까지 의제에 올리는 것 자체가 집행부 해임 가능성을 염두에 둔 것으로 풀이된다. 

정상위 관계자는 "해임 후 빠른 공사 재개를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가장 민감한 이슈인 '상가 분쟁'도 단숨에 해결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현 집행부가 상가재건축사업관리사(PM)인 리츠인홀딩스와의 계약을 일방적으로 해지해 분쟁이 생겨났으니 과거 계약을 되살리는 걸로 해결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시공단 입장에서도 경매는 최후의 수단"이라며 "가능한 한 우호적으로 공사를 재개하고 싶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설령 경매를 통해 사업부지를 손에 넣더라도 사업의 형태가 바뀌었으므로 강동구청에서 사업시행인가부터 새로 받아야 한다. 새로운 인가를 받기까지 보통 여러 해 걸리므로 빠른 공사 재개보다 나을 게 없다는 분석이다. 

KPI뉴스 / 안재성 기자 seilen78@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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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재성 / 경제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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