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현 "폭력적 팬덤 원조는 극렬 문파…이재명, 고초 겪어"

조채원 / 2022-06-24 15:47:30
"극렬 팬덤의 뺄셈정치, 대선 패배의 원인"
"민심 얻는 후보를 대표로"…당규개정 언급
전대 앞둔 朴, 李 지지층과 화해 시도 해석
이원욱, 朴 합성사진에 "괴물은 되지 말자"
더불어민주당 박지현 전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은 24일 "폭력적 팬덤의 원조는 이른바 '극렬 문파'"라며 "이들의 눈엣가시가 돼 온갖 고초를 겪은 대표적인 정치인이 이재명 의원"이라고 말했다.

'개딸(개혁의 딸)'로 불리는 이 의원 강성 지지층과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박 전 위원장이 '이 의원도 문파의 피해자'라고 주장하며 팬덤정치 타파를 촉구하는 모습이다. 개딸을 두들겼던 그가 8월 전당대회 불출마 압박에 시달리는 이 의원을 엄호하고 나서 배경이 주목된다. 

▲ 더불어민주당 윤호중, 박지현(오른쪽)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 2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시스]

박 전 위원장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폭력적 팬덤과 결별하고 당내 민주주의를 살려야 한다"며 "문재인 대통령을 비판하는 동료들을 모두 적으로 돌린 극렬 팬덤의 뺄셈정치는 대선 패배의 원인 중 하나"라고 진단했다. 그는 "폭력적 팬덤은 민주당을 잘못하고도 사과할 줄 모르는 염치없는 정당으로 만들었다"며 강경파 초선 모임 '처럼회' 소속 최강욱, 김남국 의원을 저격했다. "한동훈 인사청문회에서 민주당의 위신과 명예를 실추시키고 선거 패배의 원인을 제공했지만 최소한의 공식 사과도 없었고 어느 누구도 그들의 책임을 묻지 않았다"면서다.

박 전 위원장은 "민주당 의원들이 폭력적 팬덤을 두려워하지 않고 할 말을 해야 한다"며 "당내 민주주의를 살리면 폭력적 팬덤은 사라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좌표를 찍고 문자폭탄을 던지는 폭력적 행위를 중단해야 한다"고도 했다. 이어 "이번 당대표 선거를 팬덤 정치와 결별하고 민심 정치로 전환하는 계기로 만들어야 한다. 변화를 가져오는 데는 선거 규정이 매우 중요하다"며 "팬심 아닌 민심을 얻는 후보를 대표로 선출할 수 있게 당규를 바꿔야 한다"고 주문했다.

박 전 위원장이 이 의원을 두둔한데 대해선 전당대회와 연관한 해석이 나온다. 박 전 위원장 전대 출마설도 나오는 데다 이 의원은 가장 유력한 당권 주자다. 김두수 시대정신연구소 대표는 UPI뉴스와의 통화에서 "박 전 위원장은 이 의원 지지자의 일부, 개딸의 공격을 받고 있긴 하지만 이 의원 제안으로 정치권에 영입된 인사"라며 "결국은 '문파'보다는 이 의원과 정치적 노선이 같다는 메시지를 내고자 한 것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이 의원, 개딸 등과의 화해 시도라는 얘기다.

전대 룰을 언급한 부분도 눈길을 끈다. 민주당은 당 지도부 선거에 대의원 45%, 권리당원 40%, 일반 국민 여론조사 10%, 일반당원 여론조사 5%의 반영 비율을 합산한다. '민심을 얻는 후보로의 당규 변경'은 대의원 비율 축소와 일반 당원, 일반 국민 비율 확대를 뜻한다. 3·9 대선 후 대거 입당한 개딸은 권리당원이 아닌 일반당원에 속한다. 당내 주류가 아닌 이 의원과 대중적 인지도가 높은 박 전 위원장에게는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박 전 위원장의 정치적 셈법과 별개로 "배타적 팬덤정치는 문제"라는 게  당내 공감대다. 박 전 위원장을 옹호하는 글을 줄곧 써 왔던 이원욱 의원도 무차별적 비난에 대한 자제를 촉구했다. 국민의힘 점퍼를 입은 박 전 위원장 합성 사진을 두고 "우리 괴물이 되지는 말자"고 호소했다.

해당 사진이 게시된 이재명 의원 팬카페 '재명이네 마을' 등에는 "이것이 수박(겉은 민주당, 속은 국민의힘)의 전형이다", "국민의힘으로 22대 총선에 나서려 한다" 등 '박지현 저격' 댓글이 이어졌다.

▲ 국민의힘 점퍼를 입은 모습으로 합성한 박지현 전 공동비대위원장 사진(왼쪽). [재명이네 마을 캡처]

이 의원은 전날 페이스북을 통해 "청년 박지현에 대한 모독이 도를 넘었다"며 "조롱을 넘어 폭력"이라고 질타했다. 그는 "그 청년에게 지잡대 출신, 모 의원이 전략적으로 데리고 온 사람 등 마타도어를 일삼는 모습에서 어떻게 정치훌리건을 떠올리지 않을 수 있느냐"며 "민주주의의 원칙 중 하나는 소수의견에 대해 경청하고 반영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KPI뉴스 / 조채원 기자 ccw@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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