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지인 동행' 논란…尹대통령, 제2부속실 설치 고심

장은현 / 2022-06-15 15:40:27
尹 "대통령 처음 해봐 공식·비공식 어떻게 나눠야"
2부속실 부활 여론에 "글쎄"…공약 파기 비판 의식
金여사 지인 봉하행…코바나컨텐츠 직원 출신들도
대통령실, 사적채용에 "편한분과 일하는 경우 많아"
전문가 "사과하고 부속실 만들어라…영부인은 공인"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의 봉하마을 방문을 둘러싼 논란이 번지고 있다. 김 여사가 지인 등을 동행한 것으로 알려지면서다. 동행자 중에는 김 여사가 대표로 있던 '코바나컨텐츠' 직원 출신들도 포함됐다.

윤 대통령이 제2부속실(영부인 관련 업무 담당 부서)을 폐지하겠다고 공언했지만 사실상 전담 수행 인력이 비공식적으로 구성돼 있다는 점이 드러난 셈이다.

윤 대통령은 15일 김 여사의 지인 동행 논란과 관련해 "언론에 나온 그 분은 저도 잘 아는 제 처의 오래된 부산 친구"라며 "봉하마을엔 누구나 갈 수 있는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제2부속실 부활 의견이 나오는 데 대해선 "글쎄"라며 명확한 입장 표명을 꺼렸다. '공약 파기' 비판을 의식한 반응이다. 여론과 공약을 놓고 윤 대통령 고심이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가 지난 13일 경남 김해 진영읍 봉하마을을 방문해 고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에 헌화하고 있다. [뉴시스]

윤 대통령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 출근길에 '제2부속실을 만들자는 의견이 나온다'는 취재진 질문을 받고 "엊그제 봉하마을도 비공개 일정인데 보도된 걸로 알고 있고. 대통령을 처음 해보는 것이기 때문에 이걸 뭐 공식 비공식 어떻게 나눠야 될지"라고 반문했다.

이어 "저도 시작한 지 얼마 안 돼 국민여론을 들어가며 차차 이 부분은 생각해보겠다"라고 전했다.

앞서 김 여사는 지난 13일 봉하마을을 찾아 고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했다. 코바나컨텐츠 전무 출신이자 충남대 무용과 교수 김량영 씨 등이 동행해 "공식 일정에 지인을 데려갔다"는 비판이 뒤따랐다.

김씨는 김 여사가 겸임교수로 있던 국민대에서 평생대학원 지도교수를 지냈다. 동행한 여성 4명 중 김 씨를 빼고 코바나컨텐츠 직원 출신들이 같이 갔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대통령실은 "대통령실 직원"이라고 전했다.

윤 대통령은 김 여사와 함께 의전을 받으며 참배한 김씨에 대해 "(처가 권양숙) 여사님 만나러 갈 때 좋아하는 빵이라든지 이런 걸 많이 들고 간 모양인데 부산에서 잘하는 집을 안내해준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김 여사 회사 직원들이 일정에 동행하고 대통령실에 채용됐다는 논란이 있다'는 물음에는 "(처가) 공식적인 수행이나 비서팀이 전혀 없고 혼자 다닐 수도 없다. 어떻게, 방법을 알려주시라"라고 답했다.

김 여사와 동행한 대통령실 직원 중 '김 여사 7시간 녹취록'에 등장하는 정모 씨는 총무비서관실 한남동 공관팀 소속으로 근무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 씨는 코바나컨텐츠 직원 출신이다. 또 다른 코바나컨텐츠 직원 출신 유모 씨는 근무 부서가 명확하지 않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날 오후 기자들과 만나 "네 분 중 한 분이 김량영 교수고 나머지 세 분은 대통령실 직원"이라고 정리했다. 

이 관계자는 "한 분은 다른 일을 예전에 했고 두 분 중 한 분은 코바나컨텐츠에 잠깐 근무했고 다른 한 분 역시 그쪽(코바나)에서 일을 도왔던 적이 있다"며 "다만 이분들 모두 전직 직원으로서 현재 코바나와 관련 없다"고 강조했다. 또 "최근 퇴직했다"고 했다.

채용 과정과 관련해서는 "일단 현직이 아니라는 것을 정리해 드린다"며 "윤 대통령뿐 아니라 다른 대통령들도 가까이 두고 일하는 분들은 원래 오래 일했던, 잘 아는, 편한 분들과 하는 경우가 많다. 그런 차원에서 같이 일하게 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과거에 어떤 영부인이 그렇게 사적으로 채용했느냐'는 질문에는 "사적으로 채용했다는 말은 조금 어폐가 있다"고 했다.

더불어민주당은 김 여사의 지인 동행을 문제 삼으며 제2부속실 설치를 주문했다.

박홍근 원내내표는 비대위회의에서 "(김 여사를) 조용한 내조에 집중하게 할 것인지 윤 대통령이 공약을 파기하고 공식 사과한 뒤 제2부속실을 만들어 제대로 된 보좌 시스템을 구축하든지 양자택일해야 한다"라고 압박했다. 

박 원내대표는 "대통령 부부 공식 일정과 참석 대상은 행사 취지에 맞는 인사로 엄선하는 게 기본"이라며 "수행원 역시 지인이나 친구 자격으로 가서는 안 된다"라고 주문했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UPI뉴스와의 통화에서 "윤 대통령이 공약 파기에 대해 사과하고 부속실을 만들어야 한다"고 단언했다. 

박 평론가는 "대통령 배우자는 공무원과 다름 없다"며 "개인 자격이 아니라 국민 대표로서, 영부인으로서 일정을 수행하는 것인데 공식적인 수행원이 있어야 하지 않느냐"고 힘줘 말했다.

그는 "윤 대통령이 여론을 보겠다고 말하는 건 아마 공약 파기에 대해 비판이 나올까봐 걱정하는 것 같은데 양해를 구하면 이해 못할 국민이 있겠느냐"고 되물었다.

김두수 시대정신연구소 대표도 통화에서 "제2부속실이 생기면 그 조직에는 김 여사와 함께 일했던, 김 여사를 잘 아는 사람들을 채용해도 문제가 되지 않는다"며 "그런데 지금은 전담팀을 두지 않는 것처럼 하면서 사실은 대통령실에 채용하고 있다고 하니 얘기가 나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대표는 "윤 대통령이 국민에게 사과하고 부속실을 만들어 공적으로 관리하는 게 맞다"고 조언했다.

KPI뉴스 / 장은현 기자 eh@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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