둔촌주공 대주단 관계자는 "설령 시공사업단(현대건설·HDC현대산업개발·대우건설·롯데건설)이 사업비대출 보증을 연장해도 대주단이 만기를 연장해 줄지 여부는 불투명하다"고 9일 밝혔다.
둔촌주공 재건축 조합은 지난 2017년 시공단 연대보증으로 NH농협은행 등 대주단으로부터 7000억 원의 사업비대출을 받았다. 올해 8월이 만기라 만기연장 여부가 초미의 관심사인데, 채권자인 대주단이 부정적인 의사를 표한 것이다.
대주단 관계자는 만기연장을 망설이는 이유에 대해 "조합과 시공단의 갈등이 좀처럼 풀리지 않아 재건축 사업이 제대로 진행될 수 있을지 의심스럽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공사 중단 장기화 우려와 법적 분쟁을 꼽았다.
조합은 2020년 6월 체결된, 공사비 5600억 증액 계약이 무효라고 주장하면서 지난 3월 무효확인소송을 제기했다. 그러자 시공단은 "공사를 계속할 법률적·계약적 근거가 없다"며 4월 15일 공사를 중단했다.
공사 중단 후 50여 일이 흘렀지만, 아직 재개 기미는커녕 협상 진전도 없는 상태다. 서울시가 중재안을 내놓았지만, 시공단은 일언지하에 거절했다. 조합 역시 "전부 다 수용할 수는 없다"며 부정적인 태도다. 서울시는 양 측의 의견을 받아 새로운 중재안을 준비 중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사업비대출은 조합이 재건축 사업에 쓸 용도로 빌려간 돈"이라며 "지금은 사업 자체가 무너질 위기이다 보니 만기연장을 꺼릴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그는 "특히 대주단은 여러 금융사의 모임이라 한 곳만 반대해도 만기연장을 해줄 수 없다"고 강조했다.
조합으로서는 '사면초가(四面楚歌)'다. 가뜩이나 시공단과의 갈등이 깊어지면서 사업비대출 보증 연장이 어려워진 상황이었다. 일단 시공단은 보증 연장 여부에 대해 "대주단의 뜻에 따를 것"이라는 입장이지만, 긍정적으로 읽히지는 않는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시공단이 보증을 연장해도 대주단이 대출만기 연장을 거절할 수 있으니 서둘러 결정하지 않겠다는 뜻"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아마 대주단 측에서 시공단 보증 연장 시 사업비대출 만기를 연장해주겠다는 의사를 표해야 시공단도 관련 검토를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8월까지 대주단이 태도를 바꿀 수 있을까. 이날 시공단이 타워크레인 해체를 7월 초로 미룬다고 발표했지만, 건설업계 관계자는 "임시조치에 불과할 뿐, 사업 정상화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조합이 소송을 취하하고, 시공단과 본격적인 협상에 돌입해야 대주단도 사업비대출 만기연장 여부를 전향적으로 검토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파국으로 치닫는 대치 국면에서 관심을 모으는 건 서울시가 준비 중인 새로운 중재안이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서울시의 새로운 중재안에 양 측이 모두 수용 의사를 밝힐 경우 출구가 열릴 수 있다"고 기대했다. 그는 "하지만 8월까지 협상에 진전이 없어 결국 사업비대출 만기연장이 거절될 경우 자칫 최악의 결말, 경매를 초래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KPI뉴스 / 안재성 기자 seilen78@kpinews.kr
[ⓒ KPI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