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지도체제·전대룰 신경전…결국은 이재명 견제?

조채원 / 2022-06-09 15:14:23
우상호 "섣불리 룰 바꾸기 어렵다"며 원칙 강조
친명 김남국 "대의원·국민 반영비율 조정해야"
재선의원들 "권한 분산하는 집단지도체제 필요"
李 전대출마 굳어지는 흐름에 반발·제동 해석도
더불어민주당에서 오는 8월 전당대회 룰을 둘러싼 신경전이 뜨겁다. 민주당은 전대에서 당대표·최고위원을 선출할 때 예비경선은 중앙위원회 대의원 투표로 치른다.

본경선에서는 전국 대의원 45%, 권리당원 40%, 일반 국민 여론조사 10%, 일반당원 여론조사 5%를 합산한 결과를 반영해 지도부를 선출한다.

▲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의원이 지난 8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사무실에서 김동연 경기지사 당선인과 환담을 나누고 있다. [뉴시스]

당내 주류인 친문(친문재인)계는 대체로 현행 당규를 유지하자는 입장이다. 반면 친명(친이재명)계는 당의 변화에 맞춰 룰도 바꿔야 한다고 요구한다. 친명계 일각에선 대의원 비율을 축소(45%→20%)하고 일반국민 비율을 확대(10%→30%)하자는 목소리가 나온다.

전대를 준비할 새 비대위 위원장으로 선임된 우상호 의원은 9일 "권리당원 투표기준 변경은 어렵다"고 선을 그었다. 우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에게 "전대에 출마할 선수들이 합의하든가, 아니면 당내 구성원의 60~70% 이상이 동의하는 내용이 있을 때만 변경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당권 주자의 유불리가 달려 있는 만큼 섣불리 룰을 바꿀 수 없다는 원칙을 강조한 것이다.

그러나 친명계 김남국 의원은 KBS라디오에서 대의원·국민여론 비율 조정 필요성을 언급했다. 김 의원은 "현재 대의원 1명 대 권리당원 80명 비율"이라며 "대의원은 지역위원장, 즉 국회의원들이 임명하는 것이라 사실상 더 손쉬운 계파 정치를 할 수 있는 구조가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재명 의원도 지금 출마하면 컷오프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당심과 민심의 괴리는 선거 패인 중 하나라는 점에서 개선해야 한다는 논리다. 

김 의원은 또 "단일지도체제로 해서 신속한 의사 결정을 통해 단단한 야당이 견제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했다.

당내 다수 재선 의원들은 이날 간담회를 갖고 '집단지도체제'로 새 지도부를 꾸려야한다는데 의견을 모았다. 집단지도체제는 대표, 최고의원을 별도로 선출하지 않고 대표최고위원과 최고위원을 득표순으로 뽑는다. 그런 만큼 당대표 권한을 분산하는 효과가 있다. 

김 의원은 "당대표가 우호적인 지도부 과반을 확보하지 못한 상태면 식물 대표로 전락해 버린다"며 "소위 말해 '봉숭아학당'이라는 이야기가 많다"고 우려했다. 이 의원 출마에 대해선 "토론할 문제는 아닌 것 같다"고 즉답을 피했다.

그러나 룰 논란 자체가 이 의원 출마와 무관하지 않은 상황이다. 친명계는 타파 대상인 기득권을 친문계로 몰아가고 있다. 당대표에게 권한이 집중돼야 쇄신도 탄력받을 것이란 입장이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UPI뉴스와의 통화에서 "대의원 반영 비율을 현 상태로 유지한다고 이 의원이 컷오프 되겠느냐"며 "이 의원에게 유리한 판을 깔기 위한 주장"이라고 진단했다. 아직 이렇다할 경쟁자가 없어 일반국민 여론조사에서도 이 의원이 유리할 가능성이 높다.

재선들이 의기투합한 집단지도체제는 이 의원 견제용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현재 단일지도체제 하에서 이 의원이 대표가 되면 당 장악력이 강해지는 상황을 염두에 뒀다는 것이다.

재선 모임 대변인을 맡고 있는 강병원 의원은 국회에서 간담회 후 기자들에게 "당의 다양한 목소리가 분출돼야 하고 그 목소리를 수렴하는 데 적합한 것이 통합형집단체제라는 데 의견이 모아졌다"며 "이를 비대위에 전달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 당의 새로운 리더십을 세우자고 얘기했다"며 "새로운 리더십은 70·80년대 의원들이 당의 중심이 돼 당을 이끌어갈 수 있도록 새로운 리더십을 세우자는 것"이라고 전했다. 1964년생인 이 의원은 새로운 리더십에 포함되지 않는다.

이 의원 출마를 대놓고 반대하는 목소리도 있다. 원로인 유인태 전 국회 사무총장은 CBS라디오에서 이 의원에게 "본인을 위해서는 전대에 안 나오는 게 좋다"고 충고했다. 그는 "지방선거 진 게 이 의원과 송영길 전 서울시장 후보만의 책임이라는 데에는 동의하지 않는다"면서도 "두 사람의 동반 출마가 나쁜 영향을 줬다"고 평가했다. '당이 원해 출마했다'는 친명계 주장에 대해서는 "당이 원하기는 무슨 당이 원 하느냐. 세상이 다 아는 걸 가지고 자꾸 쓸데없는 소리 그만 하라고 그래라"고 일갈했다.

그러나 이 의원 당권 도전은 굳어지는 흐름이다. 당내 존재감과 입지 유지, 사법리스크 방어 등이 필요해서다. 엄 소장은 "어쨌든 국회의원에 당선됐고 경기지사 선거에서 김동연 당선인이 승리해 '선방'은 한 만큼 여론 등을 명분으로 출마하겠다고 나설 가능성이 높다"며 "이 의원이 '몸을 낮추고 가능한 많은 의견을 경청하겠다'는 식의 태도를 취하는 것도 이 때문"이라고 내다봤다.

청와대 최재성 전 정무수석은 전날 KBS라디오에서 "출마 가능성은 100%고 당선도 가장 유력하다"고 단언했다.

KPI뉴스 / 조채원 기자 ccw@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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