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대출만 오른다?…소상공인·中企대출금리 하락세

안재성 기자 / 2022-06-07 16:45:55
"돈 굴릴 곳 없다"…수신은 늘어나는데 집값 하락 등으로 가계대출 감소세
은행, 소상공인·中企대출 마케팅 강화…가산금리 깎아주고 우대금리 높여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거듭 인상하면서 은행 대출금리도 오름세다. 그런데 모든 대출상품이 오르는 게 아니다. 가계대출 금리만 뛰고, 소상공인과 중소기업 대출금리는 거꾸로 내림세다.

7일 전국은행연합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5대 은행의 4월 가계 신용대출 평균 금리는 모두 3월보다 상승했다. 

KB국민은행의 가계 신용대출 금리는 3월 4.10%에서 4월 4.29%로 0.19%포인트 올랐다. 신한은행은 0.06%포인트, 하나은행은 0.23%포인트, 우리은행은 0.06%포인트, NH농협은행은 0.17%포인트씩 상승했다.  

같은 기간 5대 은행의 소상공인·중소기업 신용대출 평균금리는 대부분 하락세를 나타냈다. 

국민은행의 4월 소상공인 신용대출 평균금리는 3.90%로 4월(4.08%) 대비 0.18%포인트 떨어졌다. 신한은행은 0.05%포인트, 우리은행은 0.74%포인트, 농협은행은 0.20%포인트씩 하락했다. 하나은행만 3월 2.88%에서 4월 2.95%로 0.07%포인트 올랐다. 

중소기업 신용대출 평균금리 역시 하나은행 외에는 모두 내림세였다. 국민은행은 3월 4.67%에서 4월 4.56%로 0.11%포인트 낮아졌다. 신한은행은 0.12%포인트, 우리은행은 0.26%포인트, 농협은행은 0.13%포인트씩 떨어졌다. 하나은행만 0.05%포인트 상승했다. 

▲ 5대 은행의 4월 소상공인·중소기업대출 금리가 가계대출과 달리 내림세를 보였다. 소상공인·중소기업대출 마케팅을 강화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UPI뉴스 자료사진]

4월 들어 은행들이 소상공인·중소기업대출의 가산금리는 낮추고, 우대금리는 높인 영향이다. 

은행의 대출금리는 일반적으로 '기준금리+가산금리-우대금리'로 구성된다. 기준금리는 시중금리에 따라 움직인다. 가산금리는 인건비, 점포 임대료 등 은행의 비용에 이익을 더한 값으로 각 은행이 자율적으로 책정한다. 우대금리는 고소득·고신용자 등에게 제공하는 혜택이다.

은행의 4월 가계 신용대출 가산금리와 우대금리는 3월에 비해 거의 변화가 없었다. 시중금리 상승으로 인한 기준금리 인상이 전체 대출금리에 고스란히 반영됐다. 

소상공인·중소기업 신용대출은 달랐다. 가산금리가 떨어지고, 우대금리가 오르면서 기준금리 인상분을 상쇄하고도 남았다. 

국민은행의 경우 4월 소상공인 신용대출 기준금리는 3월보다 0.18%포인트 올랐다. 가산금리는 그보다 더 크게, 0.26%포인트 내렸다. 우대금리도 0.09%포인트 상승해 전체 대출금리를 끌어내렸다. 신한은행은 가산금리를 0.11%포인트 인하하고, 우대금리는 0.04%포인트 인상했다. 

우리은행은 소상공인 신용대출 우대금리가 3월 1.44%에서 4월 2.34%로 0.90%포인트나 급등했다. 기준금리가 0.24%포인트 상승했음에도 전체 대출금리는 0.74%포인트 하락했다. 농협은행은 가산금리를 0.42%포인트 낮추고, 우대금리는 0.03%포인트 올렸다. 

4월 중소기업 신용대출의 금리 변화 역시 마찬가지였다. 국민은행은 대출 기준금리가 3월 대비 0.17%포인트 올랐는데, 가산금리가 0.21%포인트 떨어졌다. 우대금리도 0.07%포인트 인상했다. 신한은행은 가산금리를 0.14%포인트 낮추고, 우대금리는 0.07%포인트 높였다. 

우리은행은 가산금리를 0.12%포인트 내리고, 우대금리는 0.25%포인트 올렸다. 농협은행은 가산금리를 0.27%포인트 인하했다. 

특기할 만한 부분은 소상공인·중소기업 신용대출 금리도 올해 들어 3월까지는 상승세를 그렸다는 점이다. 4월 들어 갑자기 하락세로 돌아선 것이다. 

이는 요새 은행이 소상공인·중소기업대출 마케팅을 강화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그 이유에 대해 "수신은 빠르게 늘어나는데, 가계대출은 오히려 줄고 있다"며 "돈 굴릴 곳이 기업대출밖에 없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금리가 가파르게 상승하면서 주택, 주식 등 자산시장을 떠난 돈이 은행으로 몰려들었다. 5대 은행의 올해 5월 말 기준 정기 예·적금 잔액은 714조8473억 원으로 지난해 말(690조366억 원) 대비 24조8107억 원 늘었다. 

같은 기간 가계대출 잔액은 709조529억 원에서 701조615억 원으로 7조9914억 원 줄었다. 금융권 관계자는 "집값과 주가가 모두 하락세를 그리면서 가계대출 수요가 감소했다"고 분석했다. 

은행은 해결책을 기업대출, 특히 상대적으로 여신 수요가 많은 소상공인·중소기업대출 확대에서 찾았다. 5대 은행의 올해 5월 말 기준 기업대출 잔액은 668조629억 원으로 지난해 말의 635조8879억 원보다 32조1750억 원 증가했다. 기업대출 증가액 중 76.5%(24조6168억 원)를 소상공인·중소기업대출이 차지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은행들이 적극적으로 소상공인·중소기업대출 마케팅을 펼치면서 금리도 내려가게 된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앞으로도 소상공인·중소기업에 제공하는 우대금리는 더 확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KPI뉴스 / 안재성 기자 seilen78@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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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재성 / 경제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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