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환율 잡으려면 금리 어디까지 올려야?…"3% 이상 가야"

안재성 기자 / 2022-05-30 17:00:09
시장, 2%대 중반으로 중립금리 관측…"물가 잡으려면 그 보다 높아야"
"내년 美 연준 기준금리 3.5%까지 갈 듯…한은이 0.5%p 이상 높아야"
이른바 고물가·고환율·고금리의 '삼고'(三高) 시대다. 시작은 물가다. 인플레이션을 잡으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긴축 속도를 높이자 원·달러 환율이 급등하고, 역시 뜀박질하는 물가와 환율에 대응하기 위해 한국은행도 기준금리를 거듭 인상하고 있다. 

삼고로 인한 고통을 해소하려면 근본적인 원인, 물가부터 잡는 수밖에 없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지난 26일 금융통화위원회 직후 기자간담회에서 "당분간 성장보다 물가에 중점을 두고 통화정책을 운용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날 금통위는 기준금리를 1.75%로 인상했다. 

금리가 어디까지 올라야 물가와 환율을 잡을 수 있을까. 일단 '중립금리' 수준까지는 인상해야 한다는 게 중론이다. 이 총재는 "한은 기준금리가 중립금리에 수렴할 때까지 인상하는 게 우선"이라며 "그 이상으로 올릴지는 데이터를 보고 판단할 것"이라고 밝혔다. 중립금리란 인플레이션이나 디플레이션 압력이 없는, 잠재성장률만큼 경제가 성장토록 하는 '이론적 금리 수준'을 말한다.

한국의 중립금리에 대해 시장에서는 주로 2%대 중반 수준으로 추정한다. 김상훈 하나금융투자 연구원과 임재균 KB증권 연구원은 2.25~2.50%로 관측했다. 허정인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2.50~3.00%를 제시했다. 

안동현 서울대 경제학과 교수는 "중립금리는 정의에 따라 달라진다"며 "'테일러 준칙'에 의거해 추정할 경우 한국 경제가 잠재성장률에 이르는 금리 수준은 2%대 중반보다 훨씬 높다"고 설명했다. 

테일러 준칙은 실제 물가상승률과 경제성장률이 각각 목표치를 벗어날 경우 중앙은행이 정책금리를 변경한다는 이론으로, 세계적인 석학으로 유명한 존 테일러 스탠퍼드대 교수가 만들었다. 

▲ 물가·환율을 잡으려면 한국은행 기준금리가 시장에서 이야기되는 중립금리 수준을 넘어 3% 이상으로 올라가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게티이미지뱅크]

물가·환율을 잡기 위한 금리 수준에 대해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명예교수는 "시장에서 중립금리로 이야기되는 2%대 중반을 상회해야 한다"고 예측했다. 

한은이 올해 남은 네 번의 통화정책방향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전부 0.25%포인트씩 인상하면 기준금리가 2.75%가 된다. 김정식 교수는 "물가를 잡으려면 그보다 높아야 한다"며 3.00% 이상으로 올려야 함을 시사했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물가·환율을 잡기 위한 금리 수준에 대해서는 "예상하기 어렵다"며 그보다 연준의 금리 수준에 주목했다. 

연준의 올해 말 기준금리는 2.50~3.00% 가량으로 전망된다. 내년에는 3.50%까지 오를 거란 관측이 유력하다. 김상봉 교수는 "한은 기준금리는 연준보다 0.50~1.00%포인트 정도 높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대로라면, 한은 기준금리가 올해 말 3.00~3.50%, 내년에는 4.00% 이상으로 상승해야 한다.  

김진일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는 "중립금리는 2.25~2.50% 수준으로 여겨진다"면서도 "한은 기준금리가 중립금리에 수렴한다고 해서 반드시 물가가 안정된다고 볼 수는 없다"고 분석했다.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부 교수는 "성장과 물가를 고루 살펴볼 때, 한은 기준금리는 2%대 중반이 적정하다"고 판단했다. 그는 "현재의 1.75% 수준으로는 인플레이션에 대응하기 어렵다"며 "3.00% 이상으로 올리면 물가를 잡을 수는 있어도 성장에 부담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KPI뉴스 / 안재성·강혜영 기자 seilen78@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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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재성 / 경제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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