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급여 백내장 수술비, 원료비의 6~7배 달하기도 A 제약회사는 여러 병원에 비타민주사 원료를 공급하고 있다. 보통 주사기 한 대 분량에 1만 원씩 받는다. 병원의 비타민주사 시술비는 대개 5만 원으로, 원료비의 5배다.
그런데 한 달 전, 서울 강동구의 B 피부과에서 거래처를 바꾸겠다는 통보를 받았다. 새로운 거래처가 주사기 한 대 분량에 2000원이라는 파격적인 가격을 내밀었다고 했다. 하지만 원료비를 80%나 깎았음에도 B 피부과는 시술비를 전과 똑같이 5만 원으로 유지했다.
서울 서초구의 C 안과는 지난주 다초점 인공수정체를 삽입하는 백내장 수술비를 눈 하나당 750만 원에서 1000만 원으로 인상했다. 환자가 눈 양쪽을 다 수술하려면 2000만 원을 내야 한다.
C 안과는 물가 상승을 이유로 내밀었지만, 사실 원료비는 변하지 않았다. C 안과와 거래하는 D 제약회사는 예전과 동일하게, 다초점 인공수정체 하나당 150만 원씩 받고 있다.
병·의원의 비타민주사 시술비나 백내장 수술비에 대한 의구심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원료비가 떨어져도 수술비는 꿈쩍도 않는 탓이다.
비타민주사는 시술비는 보통 5만 원이며, 비싼 곳은 7~8만 원까지 한다. 주사 하나당 원료비는 대개 1만 원 수준인데, 단돈 2000원에 납품하는 제약회사도 있다.
다초점 인공수정체를 삽입하는 백내장 수술은 국민건강보험에서 보장하지 않는 비급여 진료라 수술비가 비싸다. 대개 700~800만 원 수준이며, 1000만 원을 넘기도 한다.
다초점 인공수정체는 단초점과 달리 원거리, 중거리, 근거리 등 다양한 거리에 초점을 맞출 수 있어 편리하다. 제약회사에서 납품하는 가격은 일반적으로 하나당 150만 원이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비타민주사 시술비나 백내장 수술비를 원료의 5배 넘게 받는 건 지나치게 비싼 가격"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특히 병·의원들은 원료비가 대폭 내려가도 비타민주사 시술비를 낮추지 않는다"며 "결국 병원만 이익"이라고 꼬집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다초점 인공수정체 가격이 변하지 않아도 비급여 백내장 수술비를 올리는 병·의원이 여럿"이라고 말했다.
병·의원의 '수술비 배짱'은 실손보험이 뒷받침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비타민주사 시술과 백내장 수술을 실손보험에서 보장한다는 점을 믿고 병·의원들이 자의적으로 비싼 가격을 책정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보험금으로 해결할 수 있기에 소비자들은 별 부담 없이 비싼 진료비를 수용하고 있다는 얘기다.
또 다른 관계자는 "이런 식으로 늘어나는 실손보험금 지출은 결국 보험료 인상으로 연결돼 다수의 선량한 가입자들에게 피해를 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를 방지하기 위해서라도 실손보험금 청구 간소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실손보험금 청구 간소화 법안은 13년째 국회에서 공회전 중이다. 소비자와 보험업계는 실손보험금 청구 간소화에 찬성하지만, 의료계는 극렬 반대 입장이다.
KPI뉴스 / 안재성 기자 seilen78@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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