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화긴축 부담 등 V자 반등 어려워…'박스피' 현상 지속할 것" 물가에 대해 깊은 우려를 표한,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의 '매파(통화긴축 선호)'적인 발언이 소폭 반등을 꾀하던 코스피에 찬물을 끼얹었다. 전문가들은 한동안 박스권 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코스피는 26일 전일 대비 0.18% 떨어진 2612.45로 장을 마감했다. 이날 코스피는 전일 종가 대비 0.19% 오른 2622.19로 개장, 오전 한 때 2640선을 넘기도 했다.
이날 한은은 기준금리를 1.75%로 0.25%포인트 인상했다. 또 25일(현지시간) 공개된 5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의사록에서 대부분의 연방준비제도(Fed) 위원들은 "향후 두어 번의 '빅스텝(기준금리 0.5%포인트 인상)'이 적절하다"는데 동의했다. 하지만 이미 시장이 예상한 수준이라 별다른 영향은 주지 못했다.
오전 0.4~0.8% 가량의 상승률을 나타내던 코스피는 오후 들어 이 총재의 매파적인 발언이 알려지자 하락 반전했다.
이 총재는 "당분간 물가가 5%대 상승률을 기록하고, 내년 초에도 4% 이상 오를 것"이라며 "물가 중심 통화정책을 운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은은 이날 올해 물가상승률 전망치를 4.5%로 2월보다 1.4%포인트 상향하고, 경제성장률 전망치(2.7%)는 0.3%포인트 하향했다. 물가가 급등하는 가운데 경기는 침체하는 스태그플레이션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지만, 이 총재는 고개를 저었다. 그는 "아직 경제성장률이 잠재성장률보다 높다"며 "경기보다 물가 상승 위험에 더 초점을 맞춰야 할 상황"이라고 판단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FOMC 의사록에 새로운 내용은 없었고, 한은 금리인상도 시장이 선반영했다"며 "이 총재 발언에 시장의 관심이 쏠렸다"고 진단했다.
김석환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물가에 중심을 둔 통화정책을 운용할 거라는 발언이 시장에 부담을 줬다"고 분석했다. 이진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전날과 이날 오전 코스피가 상승한 점을 거론하면서 "이 총재 발언이 차익 실현을 불렀다"고 말했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2.4원 오른 1267.0원을 기록했다. 김상만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원화 약세 요인이 컸는데 이 총재가 매파적으로 나오면서 추가적인 약세를 막았다"고 진단했다.
이날 채권시장에서 국고채 3년물 금리는 2.955%를 나타내 전일 종가 대비 0.009%포인트 올랐다. 국고채 1년물(2.129%)은 0.038%포인트, 5년물(3.149%)은 0.033%포인트식 상승했다.
채권시장 관계자는 "지난달 초 국고채 3년물 금리가 2.900%를 넘은 뒤 계속 3.000% 부근에서 형성 중"이라며 "이는 한은 기준금리가 2.50%까지 뛴 수준을 선반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앞으로도 한동안은 큰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 총재는 이날 "올해 말 기준금리가 2.25~2.50%에 이를 거라는 기대가 합리적"이라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한동안 코스피와 원·달러 환율이 지루한 박스권 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내다봤다. 이종우 이코노미스트는 "코스피는 당분간 2550에서 2650 사이를 오갈 것"이라고 예상했다. 5월 들어 코스피는 2550~2650을 벗어나지 않고 있다.
독립 증권리서치사 더프레미어의 강관우 대표도 '박스피(박스권에 갇힌 코스피)' 흐름을 예측했다. 강 대표는 "코스피의 주가순자산비율(PBR) 1배 수준은 2632"라며 여기서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으로 관측했다.
한 연구원 역시 "V자 반등은 어렵다"며 "상고하저의 박스권 흐름을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환율에 대해 이 이코노미스트와 강 대표는 "당분간 1260~1270원대를 오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난 12일 1290원을 넘어섰던 환율은 이후 다소 하락해 17일부터 1260~1270원대를 오가는 중이다.
KPI뉴스 / 안재성 기자 seilen78@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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