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현 "남성만의 정부 만들어놓고"…"여성기회 보장" 尹 직격

조채원 / 2022-05-23 15:00:08
尹대통령, '성평등개선' 외신기자 질문에 답변 논란
대통령실, 尹 답변에 '구조적 성차별 없다' 재확인
민주 "잘못된 인식 바로잡을 기회조차 걷어 차"
진중권 "尹, 뭐가 문제인지도 몰라…국제망신"
윤석열 대통령의 '성평등 인식'이 또 도마에 올랐다. 윤 대통령은 지난 21일 한미정상회담 후 공동기자회견에서 '남성 편중 내각'을 지적하는 외신기자 질문에 "장관 직전 위치까지 여성이 많이 올라오지 못했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기회를 적극 보장하겠다"고 말했다.

▲ 윤석열 대통령이 23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로 출근하고 있다. [뉴시스]

더불어민주당은 윤 대통령을 공격했다. 박지현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은 23일 페이스북을 통해 "여성 장차관이 거의 없는 남성만의 정부를 만들어 놓고 성평등을 향상하고 기회를 적극적으로 보장하겠다는 말을 아무 거리낌 없이 할 수 있는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직격했다.

윤 대통령 답변은 여성 장·차관 인재풀이 넓지 않았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그러나 "기회를 적극 보장하겠다"는 공언이 '진정성'을 지니려면 윤 대통령이 마음 먹으면 곧바로 임명할 수 있는 '장관 직전' 위치, 즉 차관과 차관급 인사에 여성을 충분히 발탁했어야 했다. 그러나 초대 내각 차관(급) 인사 총 41명 중 여성은 2명에 불과하다.   

박 위원장은 "답변을 해놓고 말이 안된다고 생각하셨다면 양심은 있는 것이고 답변한 내용이 말이 된다고 생각하셨다면 무지한 것"이라고 맹비난했다. 이어 "여성가족부를 폐지하겠다면서 어떻게 여성들에게 기회를 '매우 적극적으로 보장'하겠다는 것인지 모르겠다"며 "여가부 폐지는 여성평등과 안전과 권리보장을 정면으로 부정하는 조치"라고 꼬집었다. 박 위원장은 성평등 내각으로 전면 개편과 대선 후보 시절 "구조적 성차별은 없다"는 발언에 대한 사과를 촉구했다.

윤 대통령 여성에게 공정한 기회가 보장되지 않는 구조적 요인, 즉 구조적 성차별을 인정한 것으로도 해석될 수 있다는 점도 논란을 불렀다. 민주당은 '구조적 성차별이 없다'는 취지로 해명한 대통령실도 저격했다. 이수진 원내대변인은 논평에서 "구조적 성차별이 없다면 왜 우리 사회는 성평등을 위한 노력을 해왔겠느냐"며 "잘못된 인식을 바로잡을 기회조차 걷어찬 대통령의 오기가 안타깝다"고 혹평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전날 브리핑에서 "(구조적 성차별을) 인정했다, 안 했다가 아니라 질문을 듣고 바로 말을 한 것이기 때문에 그대로 봐달라"며 "답의 방점은 더 노력하겠다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추가 질의에서도 '구조적 성차별이 없다는 윤 대통령의 생각은 예나 지금이나 다르지 않다'고 재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구조적 성차별이 없는데도 여성이 고위직에 올라오지 못했다면 결국 여성은 남성보다 무능하다는 얘기인데 이걸 말이라고 하냐"며 "문제는 그게 왜 문제인지도 모른다는 것"이라고 질타했다.

전날에도 "국제 망신을 당했다"고 쓴소리했다. 그는 "글로벌 스탠다드라는 게 있는 건데 앞으로가 문제"라며 "제 정치 하느라고 안티페미 마초부대에 의존하는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의 뻘짓을 왜 따라하느냐"고 우려를 표했다. 

미 워싱턴포스트 기자는 21일 한미공동기자회견에서 윤 대통령에게 1기 내각 구성원이 대부분 남성이라는 점을 들며 '여성의 대표성을 향상하기 위해 행정부에서 어떤 일을 할 수 있느냐'고 물었다.

윤 대통령은 잠시 뜸을 들인 후 "기회를 적극적으로 보장하겠다"고 답했다. 이어 "지금 공직사회에서 예를 들면 내각의 장관이라면, 그 직전 위치까지 여성이 많이 올라오지를 못했다"며 "아마 우리가 그 직역에서 여성의 공정한 기회가 더 적극적으로 보장되기 시작한 지 오래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워싱턴포스트는 '한국 대통령은 성 불평등에 대한 압박 질문에 불안함을 드러냈다'는 제목으로 기사화했다.

KPI뉴스 / 조채원 기자 ccw@kpinews.kr

[ⓒ KPI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조채원

조채원

S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