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대통령, MB·김경수·이재용 사면 불가로 가닥

장은현 / 2022-05-02 20:11:51
사면 불가 여론 높아 '국민 통합'에 어긋난 것으로 판단 추정 문재인 대통령이 임기 마지막 사면을 단행하지 않는 것으로 가닥을 잡았다. 이명박 전 대통령과 김경수 전 경남지사,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정경심 교수 등이 유력한 사면 대상으로 거론됐으나 여론이 사면 반대쪽으로 기울면서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달 26일 청와대 여민관 집무실에서 국민청원 답변 영상 촬영을 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2일 청와대 관계자들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이날 참모들에게 사면 실시에 부정적 입장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참모회의 등에서도 사면과 관련한 언급이 일절 없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퇴임 전 사면이 이뤄지려면 법무부 사면심사위원회를 소집하고 국무회의 의결을 거쳐야 한다. 문 대통령이 주재하는 퇴임 전 마지막 국무회의는 3일 열릴 예정이지만 2일 저녁까지도 사면심사위 소집을 위한 움직임은 없었다.

오는 4일이나 6일 임시 국무회의를 소집해 사면을 논할 수 있지 않겠냐는 의견도 있지만 현재로서는 가능성이 적다는 게 청와대 관계자들의 판단이다.

사면 안하는 이유 … "반대 여론 높고 적절치 않아"

그동안 정치권에서는 국민 통합 차원에서 여야의 상징적 인물들을 사면해야 한다는 요구가 높았다. 특히 이 전 대통령 사면에 대해서는 문 대통령이 결단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다.

하지만 문 대통령은 이 전 대통령의 비위가 뇌물·횡령 등 부패 범죄에 해당돼 사면이 적절치 않다고 결론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사면 반대 여론이 높다는 점도 영향을 끼친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발표한 여론조사(TBS 의뢰로 지난달 29, 30일 성인 남녀 1012명 대상 실시)에서도 이 전 대통령 사면에 반대한다는 응답이 51.7%에 달했다. 찬성은 40.4%에 그쳤다.

김경수 전 지사, 정경심 전 동양대 교수도 이 전 대통령과 함께 사면 대상으로 거론됐으나 이 역시 반대 여론이 높았다.

KSOI 조사 결과 김 전 지사와 정 전 교수 사면에는 각각 56.9%, 57.2%가 반대했다. 찬성은 28.8%, 30.5%에 불과했다. 사면의 본래 취지인 '국민 통합'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이유에서다. KSOI 여론조사의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다.(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이와 달리 이재용 부회장은 찬성 여론이 높았지만 '특정인만 사면하기 어렵다'는 판단 아래 일괄적인 사면 불허 대상으로 묶인 것으로 풀이된다.이 부회장 사면 찬성은 68.8%, 반대는 23.5%였다. 

문 대통령 "사법 정의 판단은 국민들의 몫"

문 대통령은 지난달 25일 출입기자단 간담회에서 "사면은 사법 정의와 부딪칠 수 있기 때문에 사법 정의를 보완하는 차원에서만 행사돼야 한다"며 "그분들에 대한 사면이 사법 정의를 보완할 수 있을지, 사법 정의에 부딪칠지에 대한 판단은 전적으로 국민들의 몫"이라고 밝힌 바 있다.

문 대통령은 지난달 29일 공개된 '이 전 대통령 사면 반대 국민청원' 답변에서 "사면 찬반 의견이 모두 많다"며 "사법 정의와 국민 공감대를 잘 살펴서 판단하겠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이 "문 대통령이 이 전 대통령 사면에 김 전 지사를 끼워넣으려 한다"고 의혹을 제기한 점도 사면 무산 이유 중 한가지로 해석된다. 정치 거래로 비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했다는 시각이다.

KPI뉴스 / 장은현 기자 eh@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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