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무기대여법 입법·42조원 추가지원 계획 발표 후 전격 방문
안젤리나 졸리도 깜짝 방문…아조우스탈 제철소 민간인 대피 개시 낸시 펠로시 의장 등 미 하원 지도부가 사전 공지 없이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러시아명 키예프)를 방문해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오후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만났다.
하원 지도부의 키이우 방문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최근 의회에 330억 달러(약 42조원) 우크라이나 지원을 추가로 요청하고, 펠로시 의장이 신속히 이 예산을 통과시키겠다는 입장을 밝힌 직후에 이뤄졌다.
펠로시 의장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우크라이나를 찾은 미국 최고위급 인사다. 미국 하원의장은 미국 대통령 유고 시 부통령에 이어 '넘버 3'의 최고위급이다. 그레고리 믹스 외교위원장, 애덤 쉬프 정보위원장과 등 하원 주요 인사들이 동행했다.
우크라 침공 이후 미 '넘버 3' 방문…"자유 위한 싸움 지지"
젤렌스키 대통령은 다음날인 1일 소셜미디어에 펠로시 의장의 키이우 방문 장면 영상을 올리고, 펠로시 의장과 미 의회가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속적인 지지를 약속했다고 밝혔다.
펠로시 의장은 영상에서 "자유를 위해 싸우는 우크라이나에 감사를 표하려고 이곳에 왔다"며 "우크라이나의 싸움은 우리 모두를 위한 것이며, 우리는 전쟁이 끝날 때까지 함께할 것을 약속한다"고 말했다.
이에 젤렌스키 대통령은 "미국 정부와 국민, 의회의 초당적인 지지를 감사하게 생각한다"며 "미국은 러시아의 침공으로 인한 전쟁에서 우크라이나에 대한 강력한 지지를 이끌고 있다"고 답했다.
펠로시 의장 등 미 하원 지도부와 젤렌스키 대통령은 키이우 거리를 함께 걸으며 연대감을 과시했다.
펠로시 의장은 시내를 둘러본 뒤 "전쟁이 끝날 때까지 우리의 도움 약속과 책임감이 언제나 우크라이나와 함께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펠로시 의장에게 시민 훈장인 '올가 공주 훈장'을 수여했다. 이 훈장은 9세기 바이킹이 세운 제국 '키이우 루시 공국'을 섭정한 올가 공주의 이름을 딴 것으로, 우크라이나에 큰 공헌을 한 여성에게 주기 위해 1997년 제정됐다.
미 의회는 최근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신속히, 무제한 공급할 수 있도록 81년 만에 '무기대여법(Lend-Lease Act)' 개정해 통과시킨 바 있다.
미국이 2차 대전 때 처음 도입했던 해당 법령은 군수 물자 제공에 절차적 장애를 해소한 것으로, 장기화되고 있는 우크라이나 전쟁의 흐름을 바꿀 것이라는 평가가 뒤따르고 있다.
앞서 지난 24일에는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과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이 함께 키이우를 방문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에게 추가 군사·외교 지원을 약속한 바 있다.
안젤리나 졸리 르비우 깜짝 방문…주지사 "졸리 보고도 못믿어"
한편 할리우드 영화 배우이자 제작자인 앤젤리나 졸리도 같은 날(30일) 우크라이나 서부 거점 도시 리비우를 방문했다.
막심 코지츠키 리비우 주지사는 졸리 씨의 현지 방문 영상을 소셜미디어에 올리고 "의료시설을 찾아 지난 8일 동부 크라마토르스크 철도역에 대한 러시아군의 공격으로 다친 어린이들을 만났다"고 밝혔다. 그는 "모두가 깜짝 놀랐다. 많은 사람들이 졸리를 직접 보고도 믿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유엔난민기구(UNHCR) 특사이자 자선사업가인 졸리는 이어 기숙학교를 방문해 어린이들과 대화를 나누고 함께 사진을 찍었다. 다시 찾아오겠다는 약속도 했다.
졸리는 성명을 통해 "전쟁이 우크라이나의 어린이 세대에 미치는 충격은 눈 뜨고 보기 힘들 정도"라며 "어떤 어린이도 집을 떠나거나 사랑하는 사람이 죽거나 집이 폭격으로 파괴되는 경험을 해서는 안 되지만, 우크라이나와 전 세계 수많은 어린이들이 그런 일을 겪고 있다"고 강조했다.
졸리는 또한 리비우 역을 찾아, 우크라이나 각 지역에서 탈출한 피난민들과 대화하고 난민 지원 활동 중인 자원봉사자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UNHCR 측은 졸리 씨의 이번 우크라이나 방문이 자발적인 것이며, UNHCR과는 무관하다고 밝혔다.
아조우스탈 제철소 민간인 대피 개시…국제적십자도 확인
이런 가운데, 우크라이나 남동부 항구도시 마리우폴의 아조우스탈 제철소에 고립된 민간인들의 대피가 개시됐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1일 "아조우스탈에서 민간인 대피가 시작됐다"고 트위터를 통해 밝혔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100여 명으로 구성된 첫 번째 그룹이 이미 통제 구역으로 향하고 있다"며, "내일(2일) 자포리자에서 만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우리 팀은 또 다른 민간인들을 대피시키는 작업을 유엔과 함께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국제적십자위원회는 이날 성명을 내고, 유엔과 함께 아조우스탈 제철소에서 민간인을 대피시키기 위한 작업을 진행 중이라고 확인했다.
아조우스탈 제철소에는 러시아군에 포위된 우크라이나군 병력 2천여명과 민간인 1천여명이 고립돼 있다. 옛 소련 시절 건설된 아조우스탈 제철소의 지하 시설은 외부 포격 등을 견딜 수 있는 구조여서, 마리우폴을 방어하던 우크라이나군 병력이 최후 저항 거점으로 삼고 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최근 모스크바를 방문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아조우스탈 제철소 민간인의 대피를 허용할 것을 촉구했다.
앞서 푸틴 대통령은 세르게이 쇼이구 국방장관에게 "파리 한 마리도 날지 못하게 하라"고 제철소 봉쇄를 지시한 바 있다.
KPI뉴스 / 김당 대기자 dangk@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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