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떼일 위험 없어"…이주비대출 사업부지 담보, 사업비대출 시공단 보증 둔촌주공 재건축 갈등은 치킨게임과 같다. 조합과 시공단(현대건설·HDC현대산업개발·대우건설·롯데건설)은 마주보며 질주하는 상황이다. 정면충돌하면 '공멸'이다. 공사비 증액을 둘러싼 대립이 격해지면서 공사는 지난 15일 중단됐다. 2023년 8월 예정이었던 완공 시기는 최소 1년 이상 지연됐다. 얼마나 더 지연될지 미지수다.
완공이 미뤄질수록 늘어나는 비용 탓에 조합과 시공단 모두 손해가 막심하다. 하지만 NH농협은행 등 대주단은 웃고 있다. 공기가 지연될수록 대주단은 더 많은 이자수익을 누릴 수 있다.
25일 금융권과 건설업계에 따르면, 조합에 이주비와 사업비 명목으로 돈을 빌려준 대주단은 농협은행을 비롯해 △KB국민은행 △신한은행 △하나은행 △우리은행 △IBK기업은행 △삼성생명 △교보생명 △NH농협생명 △농협중앙회 △신협중앙회 등 17곳이다.
대주단은 지난 2017년 조합에 이주비대출 약 1조4000억 원, 사업비대출 약 7000억 원 등 총 2조1000억 원을 빌려줬다. 금리는 연 3%대 후반, 이자는 연간 약 800억 원 수준이다. 지난 5년 간 이자로만 이미 4000억 원 가량 벌어들인 셈이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예정대로 조합이 2020년 일반분양을 실시했으면, 분양대금으로 빚의 태반을 갚았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당시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제시한 3.3㎡당 2978만 원의 분양가가 마음에 들지 않았던 조합은 일반분양을 연기했다. 그 결과 지금까지 이자를 내고 있으며, 앞으로 더 낼 전망이다.
금융권 고위관계자는 "대주단은 '꽃놀이패'를 쥐고 있다"며 "만기 전 회수든, 만기연장 수용 혹은 거절이든 손해가 나지 않는다"고 진단했다.
대주단에게 최고의 장점은 빚을 떼일 위험이 거의 없다는 점이다. 우선 사업비대출은 시공단이 연대보증했다. 조합에 돈이 없어도 시공단에게 받으면 된다. 이후 시공단이 조합에게 구상권을 행사하게 된다.
이주비대출은 둔촌주공 재건축 사업부지를 담보로 대출했다. 선순위대출이라 최악의 경우 사업부지가 경매로 넘어가더라도 제일 먼저 변제받는다.
이주비대출의 만기는 올해 7월, 사업비대출은 8월이다. 재건축 사업의 리스크가 커지면서 대주단은 만기 전 회수를 검토 중이지만, 실제로 행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는 게 중론이다. 자칫 6000여 조합원들에게 파국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아마 이주비대출은 금리를 올려서 만기를 연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금리 상승기란 점, 리스크가 커진 점 등을 고려할 때 연 5~6%에 달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연 5%로 계산해도 대주단은 이주비대출에서 매년 약 700억 원의 이자를 받을 수 있다.
사업비대출은 시공단에 달려 있다. 갈등이 가라앉아서 시공단이 연대보증을 계속 제공하면, 금리를 연 5~6% 수준으로 인상해서 만기를 연장해줄 것으로 예상된다. 대주단의 이자수익은 더 불어난다. 연대보증을 거절할 경우에는 만기 시 시공단에게서 대출을 회수한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조합과 시공단의 갈등이 해소돼서 공사가 재개되더라도 대주단은 최소 2년 이상 상당한 이자수익을 거둘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는 "다툼이 길어져 공사 지연이 심해질수록 대주단의 이자수익은 점점 더 증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KPI뉴스 / 안재성 기자 seilen78@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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