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검수완박 폭주 속 尹 침묵…尹측 "속으론 왜 할 말 없겠나"

장은현 / 2022-04-21 15:23:30
尹 당선인, 검수완박 '거리두기' 계속…전략적 판단
尹측 "尹 당선인 몰두하는 건 민생 회복" 입장 반복
'검찰 공화국' 프레임 우려?…관망 태도 유지할 듯
이용호 "법제처, 위헌소지 있다해…사법체계 대혼란"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더불어민주당의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입법 강행과 관련해 여전히 침묵중이다. "지켜보고 있다"는 기존 입장을 되풀이할 뿐이다. 

장제원 당선인 비서실장은 21일 "윤 당선인은 특별히 말한 것 없다"며 '거리두기' 기조를 유지했다. 윤 당선인의 침묵엔 전략적 판단이 깔려 있다. 검수완박 반대 입장을 밝혔다가 '검찰공화국'을 옹호하냐는 역공에 처할 수 있어서다.

▲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지난 20일 호남으로 향하는 공군2호기에서 새만금 일대를 내려다보며 현황 보고를 받고 있다. [윤석열 당선인 대변인실 제공]

윤 당선인은 민주당의 검수완박 강행 움직임이 시작될 때부터 언급을 피하고 있다. 인수위원회 정무사법행정 분과 위원들은 세 차례에 걸쳐 입법 중단 촉구 입장을 내면서도 "윤 당선인과는 무관한다"는 말을 덧붙였다.

윤 당선인의 입장은 "난 검사를 그만둔 지 오래된 사람이고 형사사법 제도는 법무부와 검찰이 하면 된다. 국민들 먹고 사는 것에만 신경쓰겠다"던 지난 8일에 멈춰 있다. 윤 당선인 측은 "국회에서 뜨겁게 논의되는 만큼 윤 당선인도 지켜보고 있다. 윤 당선인이 몰두하는 건 민생 회복"(배현진 당선인 대변인)이라며 거리두기로 일관하고 있다. 

윤 당선인이 참전을 꺼리는 건 '검찰공화국' 프레임에 걸려들 우려가 있어서다. 더구나 최측근인 한동훈 검사장을 법무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한 터라 민주당 집중 공세에 판만 깔아줄 수 있다. 이날로 취임까지 19일 밖에 남지 않은 만큼 앞으로도 '관망' 태도를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

'지민완박'(지방선거에서 민주당 완전 박살) 셈법도 읽힌다. 민주당의 '입법 독주' 논란이 계속되면 6·1 지방선거에서 국민의힘이 우위를 점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윤 당선인은 지난 주부터 지방 순회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지역 현안을 경청하며 민생을 최우선으로 챙긴다는 이미지를 부각해 '비교 효과'를 노리는 것이다.

윤 당선인이 정치 쟁점에서 한발짝 물러나 있는 사이 인수위와 국민의힘은 '민주당 폭주' 프레임을 다지는데 총력전을 벌이고 있다. 인수위는 지난 19일 검수완박에 대한 2차 입장문을 발표한 지 이틀 만에 다시 목소리를 냈다.

정무사법행정 분과 이용호 간사는 인수위에서 "법제처에 검수완박법에 대한 의견을 질의한 결과 '위헌성, 법체계상 정합성의 문제뿐만 아니라 국민 인권을 후퇴시키고 국제형사사법 절차의 혼돈을 초래할 우려가 있다'는 의견을 받았다"라고 밝혔다.

이 간사는 "검수완박법은 헌법에 규정된 검사의 영장신청권을 법률 단계에서 형해화(형식만 있고 가치나 의미가 없음)함으로써 위헌의 소지가 있다"며 "검사의 수사권을 전제로 만들어진 수많은 다른 법률과 총돌돼 형사사법체계 대혼란이 불가피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번에도 "윤 당선인은 해당 사안에 대해 전혀 언급을 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민생을 먼저 챙기자는 입장"이라면서다.

한 취재진이 '검수완박법이 통과되면 국민에게 피해가 간다고 했는데 이것이 바로 민생 문제 아닌가. 검찰공화국 프레임을 피하기 위해서라는 비판이 있다'라고 묻자 이 간사는 "왜 마음속으로는 할 말이 없겠나. 다만 대통령 당선인으로서 언급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것"이라고 답했다.

'검수완박법이 윤 당선인 취임 후로 넘어가면 거부권을 행사할 것인가'라는 질문엔 "당연히 거부권을 행사하리라 본다"며 "국회 상황을 보면 새 정부가 출범한 뒤 통과될 일은 없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KPI뉴스 / 장은현 기자 eh@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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