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칼호텔 공적자금 투입 놓고 오영훈·문대림 '장군멍군'

강정만 / 2022-04-21 12:58:31
평가액 687억원…칼호텔 300여명 일자리 보장도 과제
오 "제주관광 상징성, 도 차원 매입방안 강구하겠다"
문 "타 사업장 폐업때마다 공공비용 투입 매입할 건가"
도민사회 "공적 예산 투입할 정도로 긴박한 것인가"
6월1일 지방선거에서 제주도지사에 출마하는 더불어민주당 경선 후보 2명이 48년 된 제주 칼(KAL) 호텔 매각을 놓고 서로 상반된 입장을 내놓으며 이 호텔 매각문제가 제주지역 정가 이슈로 등장했다.

제주칼호텔 매각은 이곳 운영주체인 (주)칼호텔네트워크가 지난해 12월29일 687억 원에 매각처분하려는 계획이 금융감독원 전자공시를 통해 알려졌다. 이와함께 직원 300여 명의 일자리 문제도 같이 터져 나왔고, 노조가 반발하는 상황이다. 

▲ 문대림(왼쪽), 오영훈 민주당 제주도지사 예비후보. [강정만 기자]

이 사기업의 문제가 제주도지사 선거 후보의 쟁점이 된 것은 지난 18일이다. '48년 역사, 제주칼(KAL)호텔 매각, 제주도민 품으로 돌아오길 바라는 호소문'이라는 지역일간지 광고가 도화선이 됐다.

신구범 전 제주도지사와 전 제주대교수 등 26명 이름이 적힌 이 광고는 "제주 칼호텔은 제주도와 제주도민의 땀과 눈물로 성장해왔음에도 불구하고, 호텔종사자를 벼랑 끝으로 내몰아 버린 무책임한 호텔매각은 있을 수 없다고 본다"며 '제주도민 중심으로 매입하는 방안 강구' 등의 요구를 하고 있다. 

이 호소문이 발표된 날 오영훈 제주지사 예비후보는 이 광고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 보도자료를 통해 "1974년 준공된 제주 칼호텔은 제주시 원도심에서 가장 높은 랜드마크로, 제주관광의 반세기 역사와 함께 해온 상징성을 갖고 있다"며 "도민들에게도 의미가 큰 현대 건물인 만큼 제주도 차원에서 공공 매입하는 방안을 강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제주 칼호텔의 매각대금은 687억 원 정도로, 제주도가 공공매입 하게 되면 노동자들의 생존권 문제 해결방안도 함께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난 4월18일자 제주 지역일간지에 실린 광고. [강정만 기자]

이에 같은 당 문대림 제주지사 예비후보는 21일 논평을 내고 이를 맹비난했다. 문 후보 측은 "칼호텔 노동자 중 상당수는 이미 새 일터를 찾아 떠난 터라 오 후보 공약이 성사되면 혜택을 보는 세력은 칼호텔 소유자인 대기업 한진뿐이다"며 "이후 다른 사업장이 폐업하면 그때마다 또 공공비용을 투입해 매입하겠다고 할 것인가?"라고 직격했다.

칼호텔 매각 문제는 이같이 민주당 도지사 후보들의 뜨거운 쟁점이 되면서 도민사회에도 핫이슈로 떠올랐다. 

도민사회 일각에서는 "제주 칼호텔이 제주개발의 상징성을 띠고 있기는 하나, 48년 된 낡은 건물이이서 공공예산을 투입할 정도로 긴박한 것인가 하는 문제가 먼저 검토돼야 한다"며 "일간지 광고는 그 사람들의 사적인 의견에 불과하다"는 의견을 보였다.

지역정가의 한 인사도 "사기업의 오래되고 낡은 건물을 도민혈세 687억 원을 들여 매입하겠다는 발상이 적절해 보이지 않는다"며 "만일 이게 현실화돼 같은 사례가 다시 나타날 경우 도정이 공적매입을 해야 하는 딜레마에 빠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제주 칼호텔 전경. [제주 칼호텔 홈페이지 캡처]

앞서 지난해 12월29일 금융감독원은 제주 칼호텔 토지 11필지·11만2678㎡와 건물 2동·3만8662㎡의 처분 결정을 공시했다. 평가액은 687억 원, 처분 목적은 부채 상환으로 기재됐다.

칼호텔의 매각이 알려지면서 함께 이 호텔 인력 300여 명이 일자리 보장이 과제로 떠올랐다.

1974년 세운 19층 규모 특급호텔인 제주 칼호텔은 2014년 22층의 제주롯데시티호텔이 들어서기 전까지 제주도 내 최고층 빌딩이었다.

KPI뉴스 / 강정만 기자 kjm@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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