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주택자 웃게 하는 尹정부 정책도 '닮은꼴'
반면교사 삼기는커녕 실패한 그길 따라가나 문재인 정부 부동산정책 실패의 배경은 '넘치는 유동성'이었다. 미국, 유럽 등 세계 각국은 '돈풀기'에 바빴다. 금리를 바닥까지 끌어내리고 재정을 퍼부었다. 코로나 팬데믹 극복을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었다. 한국도 그 흐름에서 벗어날 수는 없었다.
그렇다고 실패의 책임을 환경탓으로 돌릴 수는 없다. '미친집값'은 유동성만이 아니라 문재인 정부의 잘못된 정책이 결합해 만든 것이기 때문이다. 보유세를 강화한다고 했지만 정권 중반이 지나도록 강화하는 척 시늉만 했을 뿐이고 결정적으로 임대사업자에게 온갖 세제혜택, 대출혜택을 몰아줬다.
이 게 바로 '미친집값'의 불쏘시개였다. 집을 사면 살수록 '대박'을 치는 세상을 만들어버린 것이다. 문재인 정부는 집 투기를 근절하기는커녕 부채질했다는 게 팩트다. 결국 다주택자만 웃었다. 무주택자는 벼락거지가 됐고, 1주택자는 세금만 늘었다. 이 참담한 정책 실패에 대해 문 대통령은 사과 한 번 제대로 한 적 없다.
윤석열 새 정부는 문재인 정부 부동산정책 실패 덕에 정권을 잡았다. 문재인 정부의 실패를 반면교사 삼아 이 '미친집값'을 제자리로 돌려놓는 게 시대적 소명일 터다. 부동산정책은 '집값안정'에 초점을 맞춰야 마땅하다.
그러나 흐름은 반대다. 첫단추부터 잘못꿴 모양새다. 윤석열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의 부동산정책은 보유세 완화, 건축규제완화, 대출확대로 방향을 잡았다. 제 무게를 견디지 못하고 하락하기 시작한 집값을 다시 들썩이게 하는 패착이 아닐 수 없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4월 첫째 주(4일 기준) 서울 아파트값은 보합(0.00%)을 기록했다. 11주 연속 이어지던 하락세가 멈췄다.
욕하면서 닮아가는 것인가. 윤석열 정부도 문재인 정부가 실패한 그 길을 따라가고 있다. 집값 잡으랬더니, 거꾸로 '미친집값'을 부추기고 있다.
대선에서 확인된 시대정신은 '공정'이다. '미친집값'도, '내로남불'도 공정을 갈망하는 시대정신에 심판받았다. 윤석열 당선인이 이를 잊는 순간 실패는 예정된 것이다.
프랑스 '시민왕' 루이 필리프는 시대정신을 읽지 못해서 실패했다. 나폴레옹 보나파르트 실각 후 왕정을 복원한 프랑스 부르봉 왕가는 복고주의로만 일관하다가 결국 1830년 7월 혁명을 통해 쫓겨났다. 새로운 왕 루이 필리프는 시민들의 추대로 왕위에 올라 흔히 시민왕이라고 불린다.
당시 시대정신은 소수 귀족이 독점하던 정치권력을 대중에게 개방하는 것, '선거권 확대'였다. 그러나 루이 필리프는 일정 수준 이상의 재산 보유자에게만 선거권을 주면서 재산 측정 기준을 토지로 삼았다. 토지귀족이 지배하던 시절로 돌아가는 것과 마찬가지인, '반동'이었다.
일반 시민들은 물론 산업혁명을 통해 등장한 산업자본도 불만을 품었다. 프랑스 시민들은 1848년 2월 혁명을 일으켜 루이 필리프를 축출했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어떠한 권력도 민심을 이기지는 못했다.
KPI뉴스 / 안재성 기자 seilen78@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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