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보수정당 당선인 첫 4·3 추념식 참석…화해·상생 강조

장은현 / 2022-04-03 12:45:21
"4·3 아픔 치유하고 상흔 돌보는 것, 대한민국의 몫"
"새 정부, 희생자·유가족 삶과 아픔 어루만질 것"
尹당선인·박범계 특별한 대화 없어…갈등 지속?
김은혜 "이 행사만을 위해 참석…尹당선인 의지"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3일 제74주년 제주 4·3 희생자 추념식 참석해 "4·3 희생자, 유족들의 온전한 명예 회복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보수 정당 대통령, 당선인 중 4·3 희생자 추념식에 참석한 이는 윤 당선인이 처음이다. 

▲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3일 오전 제주4.3 평화공원에서 열린 제74회 4.3희생자 추념식에서 희생자 유가족과 인사하고 있다. [뉴시스]

윤 당선인은 이날 오전 10시 제주 4·3 평화공원에서 열린 추념식에서  4·3 사건 추념을 상징하는 동백꽃 배지에 검은색 넥타이, 흰색 장갑을 착용하고 연단에 올랐다. 

그는 추념사를 통해 "희생자들의 영전에 깊은 애도의 마음을 전한다. 고통의 세월을 함께한 유가족들께도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며 "4·3 아픔을 치유하고 상흔을 돌보는 것은 화해와 상생, 그리고 미래로 나아가기 위한 대한민국의 몫"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윤 당선인은 4·3 희생자, 유가족의 명예회복과 국가의 책임을 강조했다.

그는 "4·3 희생자, 유족들의 온전한 명예 회복을 위해 노력하겠다"며 "생존 희생자들의 아픔과 힘든 시간을 이겨내 온 유가족들의 삶과 아픔도 국가가 책임 있게 어루만질 것"이라고 약속했다.

이어 "과거의 비극을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의지는 74년이 지난 오늘 이 자리에서도 이어지고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라며 "과거는 바꿀 수 없지만 미래는 함께 만들어갈 수 있다는 믿음이 비극에서 평화로 나아간 4·3 역사의 힘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윤 당선인은 "4·3 평화공원이 담고 있는 평화와 인권의가치가 널리 퍼져나가 세계와 만날 수 있도록 새 정부에서도 노력하겠다"고 공언했다.

앞서 윤 당선인은 후보 시절이었던 지난 2월 제주를 찾아 "유족에게 합당한 보상이 이뤄지도록 최대한 노력하겠다"며 추념식 참석을 약속한 바 있다. 

추념사에서도 "지난 2월 제가 이 곳을 찾았을 때 눈보라가 쳤다. 오늘 보니 제주 곳곳에 붉은 동백꽃이 만개했다. 완연한 봄이 온 것"이라며 과거를 회상했다. 그는 "여러분 한 분, 한 분의 가슴에도 따뜻한 봄이 피어나도록 더 노력하겠다. 무고한 희생자의 넋을 국민과 함께 따뜻하게 보듬겠다는 약속 잊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추념식엔 윤 당선을 비롯해 김부겸 국무총리, 박범계 법무부장관, 더불어민주당 박지현 공동비상대책위원장,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 등이 참석했다. 당초 윤 당선인과 박 장관 만남에 주목이 쏠렸지만 이날 특별한 대화는 오가지 않았다. 

박 장관은 윤 당선인의 수사지휘권 폐지, 검찰의 독자 예산권 편성 등 주요 공약에 반대 입장을 공개적으로 드러낸 바 있다. 이로 인해 윤 당선인 인수위원회는 법무부 업무보고를 한 차례 유예하기도 했다.

윤 당선인과 구 권력을 대변하는 박 장관간 냉랑한 분위기가 이어지면서 신·구 권력 갈등이 계속되리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날 김은혜 당선인 대변인은 기자들과 만나 "윤 당선인은 이 행사만을 위해 왔다"고 강조했다. "유가족들과의 약속을 지키고 자유민주주의를 위해 희생된 영령들을 기리는 것을 윤 당선인이 중요하게 여겼다"면서다.

김 대변인은 "앞으로 제주도민 분들의 명예회복을 위해 억울한 4·3 희생자들의 넋을 기리기 위해 저희가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4·3 사건은 1947년 3월 1일 경찰 발포로 주민 6명이 사망한 사건을 기점으로 1948년 4월 3일 남로당 무장봉기 이후 일어난 소요사태와 1954년 9월 21일까지 발생한 무력충돌과 진압과정에서 무고한 시민들이 희생당한 사건이다. 박근혜 정부 시절인 2014년 국가기념일로 지정됐다.

윤 당선인이 이날 구체적인 보상 방안 등을 언급하지 않았지만 직접 추념식에 참석해 '국가의 책임' 등을 강조한 만큼 새 정부에서 관련 정책이 논의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준석 대표는 취재진과 만나 "윤 당선인이 인수위에서 이 과제를 다룰 것이라 생각한다"고 내다봤다. 이 대표는 "국민의힘이 4·3에 있어 전향된 행보를 시작한 이후로 한 번도 성사되지 않았던 보수정당 출신의 대통령 당선인의 방문이었기 때문에 앞으로 급물살을 타지 않을까 싶다"고 부연했다. 

윤 당선인은 추념식이 끝난 뒤 유가족 30여 명과 인사를 나누고 자리를 떠났다.

KPI뉴스 / 장은현 기자 eh@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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