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후보자는 당초 매파 성향로 분류됐다. 국제통화기금(IMF) 아시아·태평양담당 국장으로 재직하던 시절 가계부채와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를 거듭 표했다.
하지만 막상 한은 총재 후보자로 지명된 후에 나온 발언들에 대해서는 '비둘기파'적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이 후보자는 30일 "한은의 지난 2월까지의 결정은 우크라이나 사태가 전면전으로 확대되지 않을 것이라는 가정 아래 만들어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전쟁의 영향을 고려, 금리인상 속도를 조절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됐다.
박정우 노무라증권 이코노미스트는 "이 후보자 취임 후 한은의 매파적인 기조가 다소 누그러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은 통화정책의 핵심인 기준금리 결정이 총재 한 명의 성향에 좌우되는 건 아니다. 다수의 전문가들은 글로벌 중앙은행의 정책 방향, 특히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움직임에 더 주목해야 한다고 말한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연준이 금리인상 기조를 유지하고 있으므로 한은도 따라가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종우 이코노미스트는 "누가 총재든 글로벌 중앙은행의 긴축 기조를 거스를 수는 없다"고 진단했다.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부 교수는 "인플레이션이 목표치보다 높은 상황이라 이 후보자도 통화정책 정상화 기조를 유지할 것"이라고 판단했다. 이어 "연준의 금리인상 속도가 통화정책의 중요한 변수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현재 미국은 3개월 연속 물가상승률이 7%를 초과하는 등 고물가에 시달리고 있다. 때문에 연준은 강경한 긴축 기조다. 이번달 기준금리를 0.25~0.50%로 올린 연준은 점도표를 통해 연내 6회 추가 인상을 시사했다.
물가를 잡기 위해 금리를 한 번에 0.5%포인트 이상 올리는 '빅스텝'도 마다하지 않을 자세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필요하면 기준금리 0.5%포인트 인상을 여러 차례 단행할 수 있다"고 밝혔다.
연준이 과격한 금리인상을 단행하면, 한은의 발걸음도 빨라질 수밖에 없다. 한은의 현재 기준금리는 1.25%로, 아직은 연준보다 높다. 그러나 연준이 뛰는 동안 가만히 서 있으면 곧 역전당한다. 미국과의 금리역전은 자본 유출 등 여러 심각한 문제를 일으킬 위험이 높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한은 기준금리는 연준보다 차이 나게 높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연준의 연말 기준금리가 2.00% 수준이라면, 한은은 3.00% 이상이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관우 더프레미어 대표는 "한은의 올해 말 기준금리는 2.25%에 이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영익 서강대 경제대학원 교수는 "현재 경기는 괜찮고 물가는 높다"며 "한은이 4월 금통위에서 금리를 올릴 것"이라고 예측했다.
김정식 교수는 "4월 금통위는 쉬어가되 5월부터 금리정상화를 재가동할 것"이라며 "연내 세 차례 추가 인상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 이코노미스트도 비슷한 수준으로, 연말 기준금리를 2.00%로 전망했다.
KPI뉴스 / 안재성·강혜영 기자 seilen78@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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