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순안공항 미사일기지 인근서 ICBM 발사…"민간공항시설서 1km "

김당 / 2022-03-31 10:26:35
NK launches ICBM near missile base 1km from Sunan Civil Airport
VOA, 북한 매체 영상과 민간위성 사진 비교해 발사 장소 유사점 확인
국방부 "北ICBM '화성-17형' 아닌 '화성-15형'"…美국방부 "계속 분석중"
북한이 최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발사한 곳이 평양 순안공항 인근 미사일 기지에서 멀지 않은 곳으로 확인됐다.

▲ 북한이 발사한 지점(위 네모)과 신리 미사일 지원시설(아래 원). 도로를 따라 북동쪽으로 이동하면 순안 국제공항이 나온다. (출처 CNES Airbus, Google Earth) [VOA 캡처]

군사용으로 활용돼 온 순안공항 북부 대신 민간 시설이 몰려 있는 남쪽을 택했는데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정상적인 발사 형태는 아니라는 지적이 나온다.

이에 따라 북한 정권의 대량살상무기 실험은 북한 주민의 건강권을 침해하고 생명을 위태롭게 하는 불상사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미국의소리(VOA) 방송은 북한이 지난 24일 ICBM을 발사한 장소는 평양 순안공항의 남쪽 활주로와 신리 미사일 지원시설에서 직선으로 약 800m 떨어진, 길을 따라 이동할 경우 약 1.2km 거리에 위치한 곳을 연결하는 중간 도로인 것으로 나타났다고 31일 보도했다.

VOA는 조선중앙통신 등 북한 관영매체가 공개한 사진, 영상 자료를 기존에 촬영된 민간위성 사진과 비교하고 전문가의 분석을 통해 유사점을 확인했다고 덧붙였다.

공개한 영상의 약간 휘어 있는 도로의 모양과 도로 바깥 양옆으로 만들어진 사각형 지대와 중심부의 하얀 물체, 또 작은 연결 도로와 주변 밭, 숲의 위치 등이 정확히 일치하는 지점으로, 이곳에서 실제 발사가 이뤄졌음을 알 수 있다.

북한 매체는 이번 미사일 발사에 동원된 이동식발사차량(TEL)이 하늘색 건물에서 나오는 장면도 공개했는데, 위성사진 비교를 통해 이곳이 신리 미사일 지원시설의 북쪽 건물이라는 점도 확인된다.

▲ 북한 관영매체가 공개한 발사 당시 사진(왼쪽)과 구글어스를 통해 확인된 실제 발사 지점. CNES Airbus, Google Earth [VOA 캡처]

VOA는 북한 관영매체가 공개한 사진, 영상 자료를 토대로 상황을 종합하면 북한의 발사차량은 신리 미사일 지원시설을 빠져나와 길을 따라 약 1.2km를 이동해 이곳에서 발사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를 통해 미사일 지원용으로 활용된다는 추정이 일었던 신리 미사일 지원시설이 실제 북한의 탄도미사일 프로그램과 관련이 있다는 사실도 확인됐다는 것이다.

앞서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는 지난 2020년 북한이 중장거리 미사일의 제작과 조립, 점검을 위한 시설을 운영하고 있다며 신리 미사일 지원시설을 지목한 바 있다.

당시 신리 미사일 지원시설의 존재를 공개한 조셉 버뮤데즈 CSIS 선임연구원은 30일 VOA에 이 일대에서 발사가 이뤄졌다는 분석에 동의했다고 전했다.

발사가 이뤄진 지점은 신리 미사일 지원시설에서 800m 떨어진 곳이며 발사 준비 역시 신리 미사일 지원시설에서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는 것이다.

버뮤데즈 선임연구원은 북한의 실패한 첫 번째 발사가 북쪽 지대에서 이뤄졌고 이번 발사는 남쪽에서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공항의 남쪽 부근에서 미사일을 발사한 것은 처음인데, 현시점에서 그렇게 한 이유를 알 수 없다"고 말했다.

▲ 순안공항과 신리 미사일 지원시설 일대를 촬영한 위성사진. 1. 신리 미사일 지원시설 2. 지난 24일 발사가 이뤄진 지점 3.민간용 순안공항 4.군용 북부 활주로. (출처 CNES, Airbus, Google Earth) [VOA 캡처] 

북한이 군사용이 아닌 민간용 시설이 즐비한 공항의 남쪽 부근에서 발사를 감행한 점은 일반적이지 않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비록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로 북한 민항기들이 사실상 운항을 중단한 상태이고, 또 순안공항의 터미널도 운영되지 않고 있지만 발사 실패 시 파편이 주변에 계류 중인 항공기나 터미널 또 공항 바로 옆 주거지역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영상 분석에 따르면 평양 순안공항의 민항기용 활주로는 해당 발사지점에서 약 1km, 또 순안공항 터미널은 1.5km 밖에 떨어져 있지 않다. 또 불과 1.2km 거리에는 고려항공 여객기 5~6대가 계류하고 있다.

앞서 국방위원회 국민의힘 간사인 하태경 의원은 29일 국방부의 비공개 브리핑 뒤에 기자들에게 북한 정권이 지난 16일 발사한 '화성-17형' ICBM 폭발 당시 파편이 평양 또는 인근 상공에 떨어졌을 가능성이 있다는 보고를 받았다면서 이렇게 밝혔다.

"낮은 높이에서 이게 폭발해서 떨어진 거죠. 그러니까 평양 주민들이 화들짝 놀랐을 거 아녜요. 민심도 굉장히 불안해졌을 것이고, 폭발한 높이가 수 킬로 정도밖에 안 됐다고 합니다. 그래서 미사일 파편비가 쏟아진 것 같다."

또한 SBS 방송은 30일 정보당국 고위 관리를 인용해 "해당 파편으로 평양 시내 주요 시설물이 파손됐고 김정일정치군사대학 옆에 큰 웅덩이가 파였고, 대학 건물 지붕도 날아갔다"고 전했다.

▲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3월 24일 평양국제비행장에서 대륙간탄도미싸일 '화성포-17'형 시험발사를 지도했다며 공개한 미사일 발사 장면 [조선중앙통신 캡처]

한편 북한이 최근 발사한 ICBM이 화성-17형이 아닌 화성-15형이라는 국방부 평가와 관련해 미국 전문가들은 엇갈리는 견해를 보이고 있다는 VOA는 전했다.

북한이 기존 화성-15형에 없던 성능을 선보였다는 분석과 화성-15형에 탑재 중량을 줄여 더 멀리 발사가 가능했을 뿐이라는 분석이 엇갈리고 있다는 것이다.

존 커비 미 국방부 대변인도 29일(현지시간) 정례브리핑에서, 북한의 미사일 발사에 대한 평가를 묻는 질문에 "우리는 그 발사가 ICBM일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했다"면서 "한국을 포함한 동맹, 파트너 국가들과 긴밀히 협력해 그 발사에 대해 계속 분석하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북한은 지난 24일 평양 순안비행장에서 ICBM을 고각으로 쏘아 올린 뒤 이튿날 신형 '화성-17형'이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국방부는 비행 특성과 보도 영상 속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그림자 위치, 발사 당일 날씨 등을 근거로 북한이 발사한 ICBM이 신형이 아닌 기존의 화성-15형인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KPI뉴스 / 김당 대기자 dangk@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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