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가족 수사에 쓴 칼과 도끼, 자기 측근과 가족엔 사용안해"
"공수처 폐지 주장한 尹, 자신과 관련된 수사 막고 싶은 것"
"尹, '태극기부대' 수준 사고일 줄 몰랐다"… 인사검증 실패 인정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25일 공개한 신간 '가불 선진국(假拂 先進國)'에서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을 강하게 비판했다. 윤 당선인을 겨냥해 '피해자 코스프레', '태극기부대 수준 사고' 등 직설적 표현을 써가며 질타했다.
아울러 청와대 민정수석이던 2019년 윤석열 검찰총장 후보자 인사검증 실패했다고 인정했다. 윤석열 정부가 출범하면 그동안 문재인 정부의 검찰개혁은 후퇴하고, 되레 '검찰 왕국'이 될 것이라 우려하기도 했다.
조 전 장관은 출간에 앞서 지난 21일 출판사 메디치미디어 공식 유튜브에 직접 출연해 "선진국 대한민국의 환호 뒤에 가려져 있는 사회적·경제적 약자들에게 빚을 갚아야 한다"며 "그 빚에 기초해 우리가 선진국이 되어 있다는 의미에서 '가불 선진국'이라는 제목을 달았다"고 설명했다.
조 전 장관은 이 책을 통해 "윤석열 검찰이 저와 제 가족에 대한 수사에서 사용했던 칼과 도끼가 윤 당선자 자신과 측근, 가족 수사에서는 전혀 사용되지 않았다"며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전주'(錢主) 역할을 하면서 통정거래(매수인과 매도인이 사전에 가격을 미리 정해놓고 주식을 매매)를 한 것으로 의심되는 김건희 씨 혐의, 조남욱 삼부토건 회장 아들 대화 녹취록에서 드러난 '조남욱-윤석열 커넥션', 대장동 사건의 핵심인 '김만배-박영수-윤석열 커넥션' 등에 대해서는 아무 수사도 없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윤석열 대통령 당선자는 검찰총장으로 재직할 때 판사를 사찰하고, '채널A 사건'에 대한 감찰 및 수사를 방해하는 등 불법행위로 당시 추미애 법무부 장관에게 징계를 받자 '피해자 코스프레'를 하며 대통령에 출마했다"며 "법원은 이후 징계가 정당하다는 판결을 내렸지만, 윤 당선자는 판결 이후에도 사과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저는 2019년 '(조국) 사태' 이후 여러 번 공개적으로 대국민 사과를 했다. 윤석열 검찰의 정치적 의도·행태와는 별도로, 제가 정무적, 도덕적으로 사과해야 한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며 "자신과 가족을 철저히 관리했어야 했다고 몇 번이고 자성한다"고 적었다. 조 전 장관은 '대국민 사과'를 언급하며 윤 당선인과 자신의 차이점을 부각시켰다.
조 전 장관은 "대선 과정에서 윤 후보는 공수처 관할 사건도 검찰이 수사하도록 하고, 법무부 장관의 수사지휘권은 폐지하며, 검찰총장에게 독자 예산권을 부여하겠다고 공약했다"며 "문재인 정부가 이룬 검찰개혁을 원점으로 되돌리는 것을 넘어, 문 정부의 검찰개혁 이전보다 훨씬 더 강한 검찰 권력을 만들겠다는 야심을 드러낸 것"이라고 비판했다.
또 "대한민국 역사상 법무부 장관의 수사지휘권은 폐지된 적이 없으며, 검찰총장이 독자 예산권을 가진 적도 없다. 문 정부의 검찰 개혁으로 '검찰 공화국'이 약화되자, 윤 후보는 아예 '검찰 왕국'을 건설하려 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윤 당선인이 '공수처 대수술'을 예고한 점에 대해서도 비판했다. 조 전 장관은 "검찰총장 출신으로 검찰 개혁의 상징물인 공수처를 없애고, 자신과 관련된 수사도 막고 싶은 것"이라며 "공수처는 보강해야지 폐지할 조직은 아니다. 검찰의 범죄를 철저히 수사하고 막강한 검찰조직을 견제할 수 있는 조직이 공수처"라고 강조했다.
인사검증 실패를 자인하기도 했다. 조 전 장관은 "윤석열, 최재형(전 감사원장) 두 사람의 대권 출마 사태 이후 진보·개혁 진영 내에서는 문 대통령에 대한 비판 또는 불만이 나왔다"며 "당시 문 대통령을 포함해 그 누구도 이들이 '태극기부대' 수준의 사고를 가진 사람인지 알지 못했고, 민정수석실이 확보한 자료로는 두 사람이 이 정도일 것이라고 판단하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조 전 장관은 다만 "당시 최강욱 전 공직기강비서관이 밝혔듯, 공직기강비서관실은 윤 총장 후보자 불가 보고서를 세 번이나 올렸다"며 "검증보고서 작성 시 심각한 문제점이 있는 부분을 붉은색으로 표시하는데, 윤석열에 대한 보고서는 온통 빨강이었다"고 회고했다.
이날 출간한 '가불 선진국'은 조 전 장관이 국정 운영에 직접 참여한 경험을 토대로 문재인 정부 평가, 한국의 '사회권'에 대한 생각을 풀어낸 책이다. 사회권은 노동3권과 근로의 권리, 인간다운 생활을 할 권리, 주거권, 보건·건강권을 말한다.
한국이 경제력에선 이미 선진국 대열에 진입했음에도 사회권은 상대적으로 미흡하므로, 이를 보완해야 한다는 조 전 장관의 인식이 담겼다. 출간 전에 사전예약을 받았는데 초판 1만부가 모두 팔려 4쇄에 들어간 상태다.
KPI뉴스 / 김이현·남경식 기자 kyh@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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