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무실 이전 강한 반대, '발목잡기' 비판 의식한 듯
윤태곤 "文·尹 만남 늦어지면 靑·민주 부담 가중"
이택수 "민주 지지층 완전 결집…국민의힘에 악재" 대통령 집무실의 '용산 이전' 등을 놓고 문재인 대통령과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대치 국면을 이어가고 있다. 통상 새 정부 출범 전후 가졌던 '허니문' 기간은 사라졌고 신구권력 갈등이 악화일로다. 정권 이양기 정국 경색은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에 모두 악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된다.
민주당은 23일 집무실 이전보다 민생문제 해결에 주력해야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윤호중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비대위 회의에서 "청와대 용산 이전 문제에서 드러나듯 제왕적 불통의 일방적 통치 정치를 끝내고 건강한 견제와 협력의 정치시대를 열어야 한다"고 말했다.
윤 위원장은 윤 당선인 측의 2차 추경 편성 방침에 "늦었지만 환영한다"고 호응했다. 또 "방역조치에 따른 피해를 신속하고 온전하게 보상할 수 있도록 추경 규모와 재원 조달 등의 논의를 속도감 있게 진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민을 위한 일에 여와 야가 따로 있을 수 없다"는 것이다.
조응천 비대위원도 회의에서 "3만원 셀프 주유 시대의 국민께 대통령 집무실 줄다리기는 우리 모두의 부끄러움"이라며 "당선인의 제1호 명령을 용산 집무실 말고 유류세 인하와 같은 물가대책, 손실보상과 제2차 추경에 집중해 주시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은 여야를 떠나 당선인과 협력하고 청와대와 정부를 설득하겠다"고 다짐했다.
용산 이전 반대 논리로 '안보 공백'을 내세우던 민주당이 이날은 민생과 협치에 방점을 찍는 모습이다. 용산 이전을 두고 갈등이 첨예한 가운데 민주당이 새 정부의 발목을 잡는 것으로 보일 수 있는 상황을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당 내부에서도 우려가 표출됐다. 박용진 의원은 전날 CBS라디오에서 "새로운 정치적인 갈등이 조장되는 게 아닐까 하는 우려가 있다"며 "선거에서 졌는데도 승복을 못 하는 듯한 모습으로 비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용산 이전을 둘러싼 갈등 격화가 향후 여야에 가져다 줄 득실에 대한 전문가들 의견은 엇갈린다.
윤태곤 더모아 정치분석실장은 CBS라디오에 출연해 문 대통령과 윤 당선인 만남이 늦어질수록 정치적 부담이 가중되는 쪽은 청와대와 민주당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런 식의 과정에서 5월 10일 실제로 당선인이 통의동에서 업무를 하게 되면 전직 대통령이 현 대통령 반대 세력의 상징처럼 돼버릴 수 있다"는 경고다.
윤 실장은 "용산 이전에 지적할 건 지적해야 하지만 민주당의 지평은 조금 더 길 필요가 있다"고 주문했다. '당장 반대할 거리가 있으니 반대에 집중하기보다는 앞으로 거대야당으로서 어떤 식의 문화와 리더십을 형성해 나갈 것인가에 대한 고민을 동시에 해 나가야 한다'는 조언이다.
이택수 리얼미터 대표는 TBS라디오에서 국민의힘에 악재로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집무실 이전이 민주당 지지층을 완전히 결집하고 있는 데다 중도층 대략 55%에서 60%가 반대한다"면서다. 6월 지방선거에서 중도표심을 확보하는 데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의미다.
이 대표는 "국민들은 지금 미래에 대한 꿈과 비전을 얘기하고 싶은데 다들 (이 사안을) 걱정하고 있다"며 "당선인의 국정수행 전망 뿐 아니라 지방선거를 앞둔 국민의힘 지지율에 악재일 것"이라고 주장했다.
KPI뉴스 / 조채원 기자 ccw@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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