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주식양도세 폐지', 증시 부양에 도움 될까

안재성 기자 / 2022-03-18 16:30:45
양도세 대상 2% 불과…"큰 영향 주기 힘들어"
"예정대로 거래세율 폐지가 증시에 더 긍정적"
"주식 보유 기간 따라 양도세 차등화해야"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대선후보 시절 '주식 양도소득세 폐지' 공약을 제시했다. 증권거래세는 '적정 수준'에서 유지하겠다고 했다. 

현재 주식 양도세는 국내 상장주식의 경우 대주주에게만 적용된다. 양도차익 중 250만 원을 공제한 뒤 22%(지방세 포함)의 세율로 부과된다. 양도차익이 3억 원을 초과할 경우 세율이 27.5%로 올라간다.

세법상 대주주는 종목별로 시가 10억 원 이상 혹은 일정 지분율(코스피 1%·코스닥 2%·코넥스 4%) 이상 보유한 주주를 뜻한다. 

비상장주식과 해외주식은 국내 상장주식의 대주주와 똑같은 조건으로 양도세가 부과된다. 

내년부터는 모든 일반투자자로 주식 양도세 부과 대상이 확대될 예정이다. 세율은 양도차익 5000만 원 초과분의 22%, 3억 원 초과분의 27.5%다. 5000만 원 이하는 세금이 면제된다. 

현재 0.08%인 코스피 증권거래세율은 내년부터 사라진다. 코스피 상장주 매도 시 부과되는 농어촌특별세(0.15%)만 유지된다. 코스닥 증권거래세율은 현재 0.23%에서 내년 0.15%로 낮아진다. 

정부는 2021년부터 증권거래세율을 0.02%포인트 인하하는 등 거래세를 단계적으로 줄여나가고 있다. 최종적으로 완전 폐지한 뒤 양도세로 대체한다는 계획이다. 

윤 당선인의 공약은 이를 완전히 뒤집는 것이다. 양도세는 전면 폐지하되 거래세는 현 수준에서 유지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명분은 증시 부양이다. 윤 당선인은 "양도세가 주식시장을 왜곡시켜 개인투자자들에게 피해가 크다"고 주장했다. 노동길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주식 양도세 폐지로 개인의 국내 증시 투자를 촉진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2000년 이후 코스피의 연 평균 수익률은 8.4%, 미국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7.1%다. 해외주식에 대한 양도세까지 감안하면, S&P 500 지수 수익률은 4.6%로 내려간다. 그만큼 국내 주식의 매력을 부각시켜 투자자들을 끌어들일 수 있다는 분석이다. 

▲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증시 부양을 위해 주식 양도세를 폐지하겠다고 공약했다. 그러나 실제로 증시 부양에 도움이 될지 의문이 제기된다. [게티이미지뱅크]

그러나 실제로 증시 부양 효과가 있을지 의문이라는 지적도 만만찮다. 양도차익 5000만 원까지는 비과세이므로 실제로 양도세 부과 대상자가 얼마 안 되기 때문이다. 

국회예산정책처에 따르면, 양도세가 일반투자자로 확대되더라도 실제 대상자는 약 9만 명, 전체 투자자의 2%에 그칠 전망이다.  

시장 일각에서는 양도세를 물리는 대신 증권거래세를 점진적으로 폐지하는 현 정부의 방향이 옳다고 지지한다. 강관우 더프레미어 대표는 "증권거래세를 낮추는 게 증시 부양에 더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양도세 폐지로 개인의 연말 대량 매도로 인한 증시 왜곡이 사라질 거란 기대는 존재한다. 양도세 부과 대상 확정일은 12월 28일인데, 현재 대주주만 과세하다보니 대주주 지위를 피하기 위한 대량 매도가 성행하고 있다. 

코스피시장에서 지난해 12월 한 달간 개인이 약 4조 원 어치 주식을 순매도했다. 전달의 2186억 원 순매수와 대비되는 양상이다. 

재작년에는 12월 28일까지 3거래일 간 개인이 2조1439억 원이나 순매도하는 현상이 발생했다. 바로 다음날인 12월 29일, 다시 2조1969억 원 순매수한 걸로 보아 단지 양도세를 피하기 위한 매도로 여겨진다. 

그러나 이는 양도세 폐지 없이 개선으로도 충분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내년부터 대주주도 일반투자자와 마찬가지로 양도차익 5000만 원까지 공제해주면, 연말 대량 매도는 사라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공제액을 현행대로 유지하더라도 대주주 기준에서 '10억 원' 조항만 없애도 효과는 충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종목별로 시가총액이 천차만별인데, 주식을 10억 원만 보유해도 대주주로 규정하는 것은 애초에 무리수라는 지적이다.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대주주와 일반투자자를 가르지 말고, 미국처럼 주식 보유 기간에 따라 차등 과세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제안했다. 그는 "차등 과세로 장기 투자를 유도할 수 있다"며 "이를 통해 시장과 기업 자금 운용의 안정성이 높아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미국은 주식 보유 기간이 1년 미만인 경우 해당 양도차익은 여타 소득과 합산해 최고세율로 과세한다. 한국의 금융소득종합과세와 비슷한 제도다. 그러나 1년 이상 보유한 주식에 대해서는 15~20% 수준으로 저율 과세한다. 

특히 주식 양도세 폐지에 대해 극소수 투자자에게 이로운 '부자 감세'라거나 '소득 있는 곳에 과세한다'는 세제의 기본 원칙이 무너진다는 비판이 끊이지 않고 있다. 근로·사업소득과 금융투자소득 간, 비상장·해외주식과 상장주식 간 형평성 문제도 거론된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소득이 있는 곳에 과세한다'는 기본 원칙에 따라 주식의 양도차익에도 세금을 물리는 게 옳다"고 말했다. 

KPI뉴스 / 안재성 기자 seilen78@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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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재성 / 경제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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