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대마진 지속 확대 여부 불투명…올해 이익 줄어들 수도" 지난해 은행권은 역대급 '실적 잔치'를 벌였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5대 은행이 모두 사상 최대 이익을 올렸다.
집값이 폭등하면서 가계대출이 크게 늘어난 영향이 컸다. 은행이 가계대출 관리를 위해 가산금리를 올리고 우대금리를 축소했음에도 대출 수요는 끊이지 않아 은행에 더 큰 이익을 안겼다.
그러나 올해는 연초부터 작년과 정반대의 흐름이 나타나 은행 수익에 '빨간불'이 켜졌다.
11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3월 첫째주(7일 기준) 서울 아파트값은 전주 대비 0.02% 떨어져 7주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다.
지방 아파트값도 0.01% 내렸다. 지방 아파트값이 하락한 것은 지난 2020년 4월 20일(-0.01%) 이후 1년 11개월 만이다.
집값 하락으로 주택 매수세가 실종되자 가계대출 감소로 연결됐다. 5대 은행의 올해 2월말 기준 가계대출 잔액은 705조9373억 원으로 전월말(707조6895억 원)대비 1조7522억 원 줄었다. 1월 가계대출 잔액이 8개월 만에 축소된 뒤 두 달 연속 감소세가 이어졌다.
주택담보대출 잔액도 1월 506조8181억 원에서 2월 506조6524억 원으로 1657억 원 줄었다. 주택담보대출 잔액 축소된 것은 지난 2017년 2월(-9467억 원) 이후 5년 만이다. 신용대출 잔액 역시 2월 1조1846억 원 줄어 3개월 연속 감소세를 나타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증가율(올해 4~5%) 규제가 의미를 잃을 정도"라면서 "주된 원인은 집값 하락"이라고 진단했다. 집값이 떨어지면서 주택 매수 수요가 가라앉자 대출 수요도 크게 줄어든 것이다.
또 다른 관계자는 "연초 증권시장 부진도 어느 정도 영향을 끼치기는 했다"며 "하지만 주된 원인은 집값 하락"이라고 강조했다.
은행에게 더 갑갑한 부분은 당초 은행 수익을 늘려줄 거라 기대됐던, 예대마진의 지속적인 확대 여부가 불투명해진 점이다.
'우크라이나 사태'로 한국은행의 금리인상 속도가 느려질 거란 전망이 나온다. 또 가계대출 증가율이 낮아지는 정도가 아니라 아예 감소세로 돌아서자 은행들도 손님을 끌기 위해 대출금리를 내리고 있다. 이미 주요 은행들은 주택담보대출의 금리를 낮췄다. 대출금리가 내려가면 예대마진은 축소된다.
금융권 고위관계자는 "빠르면 1분기부터 전년동기보다 이익이 감소하는 은행이 나올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오는 9월말 중소기업·자영업자 대상 대출 만기연장 및 원리금 상환유예 혜택이 종료된 후 부실이 가파르게 증가할 수 있는 점, 금융당국의 대손준비금 추가 적립 요구 등도 부정적인 이슈"라고 지적했다. 이어 "올해 은행의 연간 이익은 작년보다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이런 위험은 이미 시장에 파다하게 퍼진 상태"라면서 "때문에 요새 은행주가 약세를 그리고 있다"고 말했다. KB·신한·하나·우리금융지주의 이날 종가는 지난달 중순의 고점 대비 10% 이상 후퇴했다.
KPI뉴스 / 안재성 기자 seilen78@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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