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금리 상승 부동산 위협…"고점 대비 40% 폭락할 수도" 정은보 금융감독원장은 지난해 취임 직후 '퍼펙트스톰'을 걱정했다. "대내외 리스크가 주식, 외환, 부동산 등 자산시장의 변동성을 확대시키고, 나아가 상호연계를 통해 파급력이 증폭할 수 있다"는 얘기였다.
우려가 현실화하는 분위기다. 각국 통화당국의 긴축 기조에 이어 '우크라이나 사태'로 인플레이션 우려가 고조되면서 퍼펙트스톰이 불어닥칠 조짐이다.
심화하는 주가↓ 환율↑…코스피 바닥은 어디?
8일 코스피는 전일 대비 1.09% 떨어진 2622.40으로 장을 마감했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전일보다 9.9원 오른 1237.0원을 기록했다.
우크라이나 사태로 글로벌 경기침체가 염려되면서 주가는 약세고, 달러화는 강세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세계 경제에 위기가 올 때마다 대표적 안전자산인 달러화의 인기가 올라간다"고 진단했다.
이날 채권 금리는 다소 하락했다. 하지만 지난 4일과 7일에는 상승세를 기록, 세 자산의 가격이 모두 떨어지는 '트리플 약세' 현상을 나타냈다. 채권 가격이 내려가면 채권 금리는 오른다.
이런 변동성은 쉽게 진정될 것 같지 않다. 강관우 더프레미어 대표는 "결국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이 언제까지 지속될 지가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아직 평화 협상에서 별다른 진전이 없다"며 "전쟁이 장기화할수록 기업의 펀더멘털 이슈로 번져 주가에 미치는 악영향이 도드라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코스피의 바닥이 어디인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갈린다. 윤석모 삼성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코스피는 2600선에서 바닥이 형성됐다고 판단한다"며 "추가 조정폭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강 대표는 2500선을 바닥으로 제시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투자전략팀장도 "코스피가 급격한 변동성에 노출되면서 2500선까지 밀릴 수 있다"고 우려했다.
강 대표는 "단기적으로는 2500선을 하회할 가능성도 배제할 순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도 "코스피가 2400대로 하락할 경우 저가 매수세가 유입돼 곧 2500선을 회복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 팀장은 "높은 변동성에 주의하되 '2500선이 깨지면 산다'는 전략적인 준비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원·달러 환율과 관련, 정용택 IBK투자증권 수석연구위원은 "심리적 저지선인 1200원 선은 이미 돌파했다"며 "관련 리스크가 진정되지 않는 한 환율은 당분간 상승세를 보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권아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달 중 원·달러 환율이 1250원까지 올라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안영진 SK증권 연구원도 "1250원까지 오를 가능성을 열어놔야 한다"고 말했다.
강 대표는 "1250원 선을 돌파하면 반대 매매가 나올 것"이라며 "얼마 지나지 않아 그 아래로 돌아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채권금리 반등…먹구름 짙어지는 부동산
일각에선 부동산은 국내 시장이라 대외 리스크의 영향을 적게 받는다고 진단한다. 하지만 글로벌 시대에 해외 이슈와 분리된 자산시장은 있을 수 없다. 다소 시간차는 있더라도 결국 영향이 미칠 수밖에 없다.
전문가들은 부동산시장과 관련해 특히 채권 금리 오름세에 주목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지난달 24일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1.25%로 동결하자 채권금리는 하락세를 나타냈다. 지난달 23일 1.500%였던 국고채 1년물 금리는 24일 1.485%로 0.015%포인트 내렸다.
같은 기간 국고채 3년물 금리는 2.317%에서 2.226%로, 5년물은 2.522%에서 2.423%로 각각 0.091%포인트 및 0.099%포인트씩 떨어졌다.
그러나 이달초부터 채권 금리가 다시 뛰기 시작했다. 국고채 1년물(1.507%)과 5년물(2.523%)은 기준금리 결정 전보다 오히려 더 올랐다. 채권 금리 상승은 곧 시중금리 상승으로 연결되기에 부동산에 부정적이다.
한문도 연세대 금융부동산학과 교수는 "채권 금리 오름세는 부동산에 부담 요인으로 작용한다"고 지적했다. 김기원 리치고 대표도 동의했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결국 집값을 결정하는 핵심 요인은 금리"라고 강조했다.
부담스러운 가격, 매수세 실종, 글로벌 중앙은행의 긴축 기조 등 탓에 집값은 이미 하락세다. 우크라이나 사태로 인한 채권 금리 상승은 이런 현상을 더 가속화시킬 전망이다.
한 교수는 "외부 충격까지 발생하면서 집값이 고점 대비 최고 40% 이상 폭락할 수 있다"고 예측했다.
김 대표도 "본격적인 대세 하락기로 접어들면서 집값이 고점 대비 최고 40% 빠질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초저금리에 '영끌(영혼까지 끌어 모은)' 투자가 유행하면서 집값이 폭등한 터라 금리인상의 영향은 더욱 커질 것"이라고 염려했다.
KPI뉴스 / 안재성·김지원 기자 seilen78@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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