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순열 칼럼] 대선 코앞서 '시한폭탄' 던진 문재인 정부 선관위

류순열 기자 / 2022-03-07 16:41:37
"세밀히 준비한다"더니 소쿠리, 기표된 투표용지 등장
여당 이재명 후보 당선시 부정선거 논란으로 번질 '불씨'
상황은 엄중하고 긴박한데 문 정부 대응은 느슨, 안이
지금 필요한 건 한가한 설명이 아니라 사과, 규명, 문책
블록체인,메타버스의 신세계가 펼쳐지는 세상에서 대통령 선거에 소쿠리,라면상자가 등장했다.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타임슬립 드라마를 연출하려 했던 건 아니었을 것이다. 

중앙선관위는 "아주 세밀하게 준비하고 있다"고 했었다. 결과는 소쿠리가 등장하고 기표된 투표용지가 튀어나오는, 사전투표 대란이었다. 중앙선관위가 각본없이 연출한 반전의 블랙코미디였다.

"9일 본투표는 잘하겠다"는 말로 넘어갈 수 있는 일이 아니다. 사전투표율이 36.93%, 역대 최고다. 야당 후보 윤석열이 당선된다면 모르겠으나 여당 후보 이재명이 근소한 차로 당선된다면 부정선거 논란이 불붙을 게 뻔하다.

문재인 정부 선관위는 그렇게 대선 막판에 가공할 폭발력을 지닌 불씨를 던져놨다. 아무리 코로나 팬데믹 상황의 선거라고 해도 내 소중한 표가 라면상자에 담기는 것을 보는 유권자의 심정이 어떨지 단 한 번이라도 생각했다면 그런 일은 벌어지지 않았을 것이다.

숱한 유권자가 소쿠리를 보는 순간, 기표된 투표용지를 확인하는 순간 일은 이미 어그러진 것이다. 상식을 가진 민주적 시민이라면 '큰일났다'고 직감했을 것이다. 대국민 사과, 진상 규명, 문책이 불가피한 일이었다.

그러나 문재인 정부의 대응은 놀라웠다. 느슨하고, 안이했다. 노정희 선관위원장은 7일 출근길에서 "사전투표 부실선거에 대해 설명해달라"는 기자들 질문에 "우선 본선거 대책 마련에 집중하겠다"며 자리를 피했다. 대국민 사과 관련 질문엔 침묵했다. 지금 상황이 회피와 침묵으로 넘어갈 수 있는 일인가. 

선관위는 전날 입장문을 내고 "확진 선거인의 사전투표에 혼란과 불편을 드려 거듭 죄송하다"고 사과하기는 했다. 아울러 "특단의 대책을 마련해 선거일 투표에 불편함이 없도록 만전을 기하겠다"고 했다. 공허하고 부질없는 해명이다. 깨끗한 본투표가 사전투표의 문제를 바로잡을 수는 없다. 물은 엎질러졌다.

애초 문재인 대통령의 지시부터 문제였다. 상황은 엄중한데, 말씀은 맥이 빠졌다. "국민이 납득할 수 있도록 상세하고 충분히 설명하라"고 주문했는데, 눈앞의 소쿠리와 라면상자를, 기표된 투표용지를 그 어떤 설명으로 납득할 수 있겠나.

지금 필요한 건 한가한 설명이 아니다. 대국민 사과, 진상규명, 그리고 문책이다. 상황은 긴박하다. 누군가는 책임져야 한다. 

▲ 류순열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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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순열 / 편집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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