安측 "국민의힘 단일화 일지 일방적" vs 尹측 "할만큼 했다"

장은현 / 2022-02-28 18:13:25
이태규 "윤석열, 진정성 어디에…손목 잘려나간 듯한 충격"
"장제원 '공동정부'론, 安에 보고했지만 합의 아닌 의견 청취"
권은희 "安·與 밀약? 허위사실 고소·고발 절차를 밟을 것"
권영세 "굉장히 많이 노력"…권성동 "모든 조건 다 수용"
국민의힘 윤석열,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 후보 측이 28일 야권 단일화 결렬을 놓고 '뒤끝 공방'을 벌였다.

국민의당 이태규 총괄선대본부장은 이날 긴급 기자간담회를 열고 국민의힘이 공개한 단일화 협상 일지에 대해 "수사기관의 허위조서를 보는 느낌"이라며 불쾌감을 드러냈다. 

국민의힘 권영세 선거대책본부장은 "우리 쪽에서 굉장히 많이 노력했다"고 말했다. "할만큼 했다"는 입장이다.

▲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 후보가 28일 오후 전북 정읍 샘고을시장 앞에서 열린 유세를 마치고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뉴시스]

이 본부장은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국민의힘이) 자신들의 뜻대로 되지 않았다고 일방적으로 자기들 주장을 까발린 것은 정치 도의와 윤리에 어긋나는 짓"이라고 압박했다.

이어 "'뜻대로 안되면 깐다'는 목적으로 작성된 협상 경과 일지를 보며 마치 수사기관의 허위조서를 보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며 "그동안 그분들이 호소했던 단일화 진정성은 도대체 어디에 있었나 묻지 않을 수 없다"라고 공격했다.

그러면서 "제발 단일화 손을 잡아달라 간청해 손을 내밀었는데 마치 그분들이 제 손목을 내리쳐 손목이 잘려나간 불쾌감과 충격을 받았다"라고 반감을 표했다.

이 본부장은 윤 후보 측 주장이 사실과 다르다고 조목조목 반박하기도 했다. 먼저 "최진석 상임선대위원장이 마치 윤 후보에게 단일화 조건을 선제안한 것처럼 정리해 놨는데 최 위원장은 윤 후보 말을 주로 들었고 제안한 적이 없다"는 것이다. 

윤 후보 측이 '공동정부론'까지 제시했고 안 후보가 이를 수용했다고 말한데 대해선 "국민의힘 장제원 의원으로부터 공동정부를 구성하는 데 있어 인수위, 행정부 운영, 합당 등 윤 후보가 가진 구상을 저희가 들은 것이고 그것을 안 후보에게 보고한 것이지 합의는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안 후보도 전북 정읍 유세장에서 기자들과 만나 "제가 제안한 '100% 국민 여론조사 방식 단일화'에 윤 후보로부터 어떠한 답도 듣지 못했다"고 재차 강조했다.

이 과정에서 이 본부장이 "공동정부 등 윤 후보 측 구상을 안 후보에게 보고했다"고 말한 것과 배치되는 뉘앙스로 안 후보가 발언해 혼선을 빚기도 했다. '윤 후보 측이 인수위 공동 운영 등을 제안했고 이 사실을 보고받았다는데 사실인가'라는 질문에 안 후보는 "어떤 세부 내용도 듣지 못했고 제가 어떤 것도 요구한 적이 없다"고 답한 부분이다.

취재진이 '이 본부장이 전달을 안 했다는 것인가'라고 재차 묻자 그는 "어떤 내용 말씀이시죠?"라고 되물었다.

홍경희 대변인은 UPI뉴스와의 통화에서 "장 의원 제안을 이 본부장이 안 후보에게 보고한 게 맞다"며 "현장에서 후보가 안 받았다고 한 건 '경선 방식 단일화' 관련해 어떠한 제안도 받지 못했다고 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현장에 여러 질문이 오가다 보니 다른 맥락의 두 가지 내용을 헷갈렸다는 것이다.

국민의당은 또 SNS를 통해 유포되고 있는 단일화 결렬 관련 음모론에 법적으로 강력 대응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권은희 원내대표는 입장문을 내고 "국민의당과 더불어민주당 간 모종의 밀약이 있다는 음모론적 허위사실이 집중 유포되고 있다"며 "국민의당 선대위는 민주당과 공식·비공식적으로 어떠한 논의도, 협의도, 제안도, 검토한 사실도 없음을 명백히 밝힌다"고 단언했다.

그는 "모은 자료를 바탕으로 고소·고발 절차를 밟아 선처 없는 강력한 법적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국민의힘은 단일화 결렬 책임이 국민의당에 있다는 점을 부각하면서도 불필요한 자극을 피하려고 애쓰는 분위기였다.

권영세 선거대책본부장은 선대본부 회의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우리 쪽에서 굉장히 많이 노력했다"며 "더 이상 노력해서 받아들여질 수 있을지 좀 의문이 있는 점은 솔직히 인정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윤 후보 핵심 측근인 권성동 의원도 강원 유세에서 "국민의당과 안 후보가 요구하는 모든 조건을 저희가 다 수용했다. 그래서 합의문이 만들어졌는데 그쪽에서 거부한 것"이라며 책임을 안 후보 측에 돌렸다. 

양측 협상 과정에서 윤 후보가 안 후보에게 집권 시 인수위 단계부터 공동인사권을 부여하는 방안을 제시했다는 내용도 이날 새롭게 공개됐다.

권 본부장은 안 후보가 단일화 제안 철회 이후 '문자폭탄'을 받는 상황과 관련해 자제해달라고 야권 지지층에 공개 요청했다.

권 본부장은 SNS에 "안 후보에게 정권교체와 후보 단일화를 촉구하는 전화와 문자가 폭주하고 있다고 한다"며 자제를 부탁했다.

KPI뉴스 / 장은현 기자 eh@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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