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침공] 언론도 '여론전' 가세…해킹 주특기 러, 해킹 당해

김당 / 2022-02-28 16:52:38
Sputnik German SNA, Sputnik Polska Websites Under DDoS Attacks
러 매체들, '우크라이나 침공' 대신에 '우크라이나에서의 군사작전' 강조
타스통신 등 관영매체들, 당국 발표 '후렴구'처럼 보도해 '보도통제' 추정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나흘째를 맞은 가운데 러시아 언론들도 주변국의 여론 동향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 러시아 국영 타스통신의 28일 오후 현재 '우크라이나에서의 군사작전(ВОЕННАЯ ОПЕРАЦИЯ НА УКРАИНЕ)' 특집면에 한국발 기사 2개(두번째와 네번째)가 실려 있다. [타스통신 누리집 캡처]

하지만 러시아의 국영∙관영매체들이 우크라이나 사태 관련 러시아 당국의 발표를 '후렴구(the chorus)'처럼 판박이로 보도해 당국의 보도통제를 받는 것으로 추정된다.

러시아 국영 이타르타스 통신(타스 통신)을 비롯한 러시아 매체들은 서방 언론들이 쓰는 '우크라이나 침공'이라는 표현 대신에 '우크라이나에서의 군사작전(ВОЕННАЯ ОПЕРАЦИЯ НА УКРАИНЕ)'이란 표현을 쓰고 있다.

타스통신은 28일 오후 2시 현재(한국시간) '우크라이나에서의 군사작전' 특집면에 4꼭지의 기사를 실었는데, 이중 2개가 한국발 기사다.

이 통신은 "문재인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인도적 지원 방안을 마련하라고 지시했다"면서 "월요일 이런 메시지가 한국 행정부 웹 사이트에 게시되었다"고 전했다.

또한 "앞서 한국 당국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적 지원을 배제했다"면서 한국 정부 공식 웹사이트의 관련 소식을 링크시켜 전했다.

한국 정부가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적 지원' 대신 '인도적 지원'만 하기로 한 사실을 부각시키기 위한 의도로 보인다.

타스 통신은 또 KBS 보도를 인용해 한국은 3월 초 우크라이나 사태와 관련해 러시아에 대한 수출제재에 참여하기 위해 미국과 회담을 가질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 통신은 "협상 결정은 우크라이나 사태를 통제하기 위한 태스크포스 회의에서 이뤄졌다"며 "제재 내용은 국내 수출업체에 통보할 것"이라고 전했다.

앞서 KBS는 이날 오전 정부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에 대해, 수출통제 등 경제제재에 착수했다면서 정부는 국제사회의 대러 경제제제 동참의 일환으로, 수출통제 허가 심사를 강화해 대러 전략물자 수출을 차단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 우크라이나 정부가 28일 오후 3시 30분 공식 트위터 계정에 올린 '우크라이나의 영웅적 행위의 스케일을 인식하라(Realize the scale df Ukrainian heroism)'라는 짧은 문구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영토를 대비시킨 지도사진 [우크라이나 정부 트위터 캡처]

러시아의 사이버 공격을 당한 우크라이나 정부는 공식 트위터, 텔레그램 계정 등 SNS을 통해 여론전을 펼치고 있다.

우크라이나는 28일 오후 3시 30분 공식 트위터 계정에 '우크라이나의 영웅적 행위의 스케일을 인식하라(Realize the scale df Ukrainian heroism)'라는 짧은 문구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영토를 대비시킨 지도사진을 올렸다.

우크라이나는 앞서 24일(현지시간) 침공 첫날에 "이것은 '밈'(meme·인터넷에서 유행하는 콘텐츠)이 아니라 지금 당신과 우리가 마주한 현실이다"라는 글과 함께 독재자 아돌프 히틀러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따뜻한 눈빛으로 바라보며 뺨을 어루만지고 있는 모습을 담은 만평을 올렸다.

푸틴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침공 이유 중의 하나로 우크라이나의 '탈나치화'를 거론한 것을 두고 '제2의 히틀러'로 풍자한 것이다.

한편 관영 스푸트니크 통신은 "지난 금요일, 익명의 해커 그룹이 우크라이나 사태와 관련 러시아 정부에 '사이버 전쟁'을 선언했다"면서 "자사의 '스푸트니크 독일 SNA'와 폴란드(Polska) 및 체코의 웹사이트가 일요일 밤(현지시간) 늦게 디도스 공격을 받았다"고 전했다.

▲ 러시아 관영 스푸트니크 통신은 자사의 '스푸트니크 독일 SNA'와 폴란드(Polska) 및 체코의 웹사이트가 일요일 밤(현지시간) 늦게 디도스 공격을 받았다고 전했다. [스푸트니크 누리집 캡처]

앞서 국제 해커집단 '어나니머스(Anonymous)'는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를 상대로 사이버 전쟁을 선전 포고한 뒤 해킹 공세에 나섰다.

어나니머스 관련 계정은 지난 24일 트위터를 통해 "어나니머스는 항상 전쟁과 식민주의(colonialism)에 반대해 왔다"며 "어나니머스 집단은 러시아 정부에 대항해 공식적으로 사이버 전쟁을 벌이고 있다"고 밝혔다.

어나니머스는 이후 러시아를 겨냥한 잇따른 사이버 공격의 배후가 자신들이라고 자처하고 있다.

25일 어나니머스는 러시아 국방부의 데이터베이스(DB)를 해킹했다며 관계자 개인정보가 담긴 파일을 트위터에 공개했다.

이에 러시아 국방부는 '가짜뉴스'라고 반박했다. 하지만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러시아 국방부 웹사이트가 불안정해진 것은 사실이다.

사이버 공격을 받은 러시아 국영매체 러시아투데이(RT)는 공개적으로 어나니머스를 지목했다.

RT 대변인은 "어나니머스의 사이버 전쟁 선언 이후 RT 웹사이트는 주로 미국에 기반을 둔 1억 개 기기를 통한 대규모 디도스 공격의 표적이 됐다"고 밝혔다.

러시아는 본래 군사·비군사적 영역을 섞어 공격하는 하이브리드전(hybrid warfare)이 주특기로 조지아와 우크라이나 침공 전에도 사이버 공격을 감행한 전력이 있지만, 이번에는 역으로 당하고 있는 셈이다.

유서 깊은 타스통신(1904년 설립)은 스푸트니크 등 다른 관영통신보다는 비교적 객관적으로 보도하는 편이다.

타스통신은 이테르팍스, 리아노보스티와 함께 러시아 3대 통신사로 불린다.

▲ 러시아의 침공 첫날 우크라이나 정부는 트위터 계정에 "이것은 밈(meme)이 아니라 지금 당신과 우리가 마주한 현실이다"라는 글과 함께 독재자 히틀러가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따뜻한 눈빛으로 바라보며 뺨을 어루만지고 있는 모습을 담은 만평을 올렸다. [우크라이나 정부 트위터 캡처]

하지만 타스통신도 다른 러시아 매체들과 마찬가지로 우크라이나 관련 보도에 아래의 내용을 거의 빠짐없이 '후렴구(the chorus)'처럼 판박이 보도해 당국의 보도통제를 받는 것으로 추정된다.

"2월 24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돈바스 공화국 지도자들의 도움 요청에 따라 우크라이나에서 특별군사작전을 발표했다.

그는 모스크바의 군사작전계획에는 우크라이나 영토의 점령이 포함되어 있지 않으며 목표는 우크라이나의 '탈무장화'와 '탈나치화'라고 강조했다.

러시아 국방부에 따르면 러시아군은 도시를 공격하지 않고 군사 기반시설만 무력화하기 때문에 민간인을 위협하는 것은 없다.

그 후 미국, 유럽연합(EU), 영국 및 기타 여러 국가에서 러시아 개인과 법인에 대해 제재를 가하겠다고 발표했다.

KPI뉴스 / 김당 대기자 dangk@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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